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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03 산모 체조 교실 3
umma! 자란다2008. 3. 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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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오늘은 바람도 시원하고 햇살도 따뜻하여 정말 새봄이 시작된 듯 하였습니다.

"'줄탁동시'
병아리가 울음소리를 내면 어미닭이 껍질을 깨트립니다. 생명의 시작은 동시에, 그리고 함께입니다."

신영복 선생님 서화달력 3월의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보았습니다. 병아리 그림보니 정말 3월 같습니다.

새댁은 오늘 처음으로 산모체조교실에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은 새학교에 입학을 하거나 학기를 시작하는 3월 3일,
새댁도 설레는 마음으로 산모체조교실에 입학한 것입니다. ^^

초, 중, 고교가 다 모여있는 저희 동네는 방학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술렁이고 있었습니다.
문구점, 분식집, 학원들도 오전부터 문을 활짝 열고 있었고
길은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아이들부터 귀걸이를 예쁘게 한 초등학교 여자애들까지
아이들로 꽉 차 그렇게 북적대는 동네 길은 이사오고 처음 보았습니다.
친구와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에는 사이좋게 컵볶이(떡볶이를 종이컵에 담아 파는 것^^)를 하나씩 들고 걸어가는 아이들,
문방구 오락기계앞에 벌써 자리잡은 녀석들.
요즘 초등학생들의 패션은 저런 것이구나.. 실감도 하고 중고등학생들 교복 구경도 하면서
새댁, 괜히 덩달아 들떠 버렸습니다.

산모체조교실에 도착하니.. ㅇ.ㅁ
산부인과 갈때도 느끼는 것이지만.. '동병상련'이랄까.. 세상에 나말고도 임신한 여자들이 많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다른 일상의 공간과는 달리 '임산부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지라 약간 낮선 세계에 온듯한 기분도 느낍니다. ^^;;

1시간 30분 정도 이런저런 스트레칭과 요가 동작이 결합된 체조를 하고
첫 날인만큼 빙 둘러앉아 병원에서 준비해준 쥬스와 과자를 먹으며 체조샘과 수강생들이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기본 소개 내용은 서로의 이름과 나이, 그리고 '임신 주수와 출산예정일'입니다.
신기하지요? ^^  
처음에는 저도 누군가 임산부임을 알아보거나 알게 돼서 '몇 주예요?'라고 물어오면 적잖이 당황하였으나
이제는 꽤 익숙해졌습니다 .

우리 체조반에는 7월에 애기 낳는 엄마부터 이제 곧 3월말에 애기를 낳을 엄마까지,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의 엄마들이 모여있습니다.
대부분 첫 아기인 것 같았고, 주수가 비슷한 사람들도 있어 이런저런 궁금증이나 얘기들을 첫날인데도 여러가지 주고받았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이 얘기하게 되겠지요.

혹자는 육아의 최대 적은 '아기들의 또래엄마 집단'이라고도 합니다.
다른 집 아이와 우리집 아이의 발달정도를 비교하게 되고, 누가 비싸고 좋은 육아용품을 쓰는걸보면 괜히 우리 애기한테도 그런 비싼걸 사줘야할 것 같아 한숨나고.. 그런다나요. ^^;;
정말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
우선은 새댁은 배속의 아가와 24시간을 함께 보내는, 일생일대의 대사건을 체험하고 있는
'동료'들을 만나니 든든하고 반가운 마음이 앞섭니다.
   
어제오늘 황사가 심하다하여 집나설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오늘은 황사기가 거의 없었습니다.
인간들의 탐욕과 무분별한 개발로 날로 황폐해지는 지구와 심각해지는 환경재앙을 생각하면
이런 세상에 작은 새생명을 하나 낳아놓기가 겁이 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믿어봐야겠지요. 사람들이 조금씩 달라지고, 세상도 조금씩 나아질 수도 있을 거라구요.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몸 여기저기를 늘려놓고 움직이고 하였더니
음.. 새댁은 오늘 삭신이 쑤십니다.
봄이 오는 진통이라고 생각하고 내일도 열심히 운동해서 몸을 풀어줘야겠습니다.
새봄에는 세상 모든 아가와 엄마들이 새싹들처럼 건강하게 쑥쑥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 참, 엊그제 예쁜 아가 선물을 받았어요! 입학선물 받은 아이같이 기쁩니다.
좋은 선물 보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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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