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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4 신기한 걸 주세요~! 16
umma! 자란다2009. 4. 24. 20:38


요즘 똑순이 이유식 먹이기가 진짜 힘듭니다.
숟가락만 갖다대면 어찌나 고개를 홱! 홱! 잘 돌리는지 선풍기가 따로 없습니다.
이 녀석.. 엄마가 열심히 만들었구만~~!
치밀어오르는 화를 참고.. 다시 웃으며 "똑순아, 아~~" 해보지만 그래도 역시 홱~!ㅠㅠ

이런 똑순이에게 밥을 먹이는 방법이 딱 하나있는데
뭔가 신기한걸 가지고 같이 놀면서 밥을 먹이는 것입니다.
김똑순, 신기한 뭔가가 새로 등장한 바로 그 순간 입을 딱 벌리고 한 숟가락 낼름 받아먹습니다.
엄마아빠 눈에는 그게 더 신기합니다.
^^


오늘 저녁도 입을 꼭 다물고 완강하게 버티던 녀석이
제 식탁위에 '삼발이'(작은 구멍이 숭숭 난 찜기 있잖아요, 접었다 펴졌다하는~^^)를 놔주자
그때부터 삼발이에 집중,
이리저리 돌려보고 구멍에 손대보고 엄마가 접었다 폈다하는걸 보는데 정신이 팔려
이유식 반그릇을 넙죽넙죽 받아먹었습니다.

그러다 삼발이에 대한 호기심이 다 하자 바로 다시 숟가락을 거부합니다. 
이 때를 대비해 새댁이 준비해둔 비장의 카드! 삶은 계란을 쥐어줬습니다.
다행히 예상이 적중하여.. 똑순이는 처음 보는 신기한 녀석을 이리저리 굴려보고 삼발이에 넣어보고 하며 
나머지 반그릇도 잘 받아 먹습니다.
식탁 아래로 툭 떨어뜨린 계란은 껍질을 까서 잘 익은 노른자만 똑순이에게 먹이는데
신기한 반찬(삶은 계란 노른자) 덕분에 오늘은 남은 이유식도 다 먹었습니다.






  + 흠~ 먹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요녀석....



+ 흥~ 안먹을래~! 고개를 돌립니다.. 






+ "똑순아, 그러지말고 먹자~~" "에잉~ 안먹는다니까~~" 고개를 아주 홱 떨구는군요. 이 녀석이~~!ㅜㅜ





+ "그럼 이거라도 먹어~~~" 엄마의 다른 손에도 먹을게 있었지롱~!^^



휴.. 
오늘은 삼발이와 계란 덕분에 쉽게 넘어갔지만 내일은 또 뭘 보여줘야할까요..
그동안 각종 냄비와 그 뚜껑들, 작은 강판, 국자, 락앤락통, 마늘찧는 절구와 방망이, 집게, 거품기... 등등
등장할 수 있는 주방용품들은 거의 다 똑순이 식탁 위에 등장했습니다. 

새댁은 이 모든 것을 이용해 똑순이의 흥미를 끌려고 애쓰는데
냄비뚜껑을 들고 비행접시라며 흔들어 보여주기도 하고, 젓가락으로 난타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결국 플라스틱 냄비뚜껑은 똑순이 식탁 아래로 세게 떨어져 운명을 달리하기도 했습니다. ㅠㅠ
  
물건으로 안 될때는 새댁이 신기한 소리, 신기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럼 요 녀석, 재밌어하면서 한숟갈 또 받아먹지요. 
아고~~~
어제는 "타잔이 십원짜리 팬티를 입고, 이십원짜리 칼을 차고 노래를 한다 아아아아아~~~~"를 한참 불러
겨우 똑순이에게 이유식을 좀 먹였습니다. ㅠㅠ

화창한 봄날, 11개월짜리 아가를 앞에 두고
밥 먹일 때마다 한바탕 쑈를 하고나면 
기운도 빠지고 배도 고프고...
삐에로의 비애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흑! 
그래도 똑순이의 이유식 그릇이 비어가는 것을 보면 뿌듯합니다. 
똑순이 다 먹이고 나면 새댁은 그제야 식은 국에 밥을 말아 후루룩 후루룩 얼른 먹습니다.
똑순이랑 둘이 밥먹을 때는 새댁 반찬까지 차릴 여유가 없어 김치 하나 놓고 먹을 때가 많습니다. 
... 쓰다보니 점점 더 비애가 커지는군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똑순이가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고.. 저는 내일 친정에 가니까요!  ^^;;

친정가서 울엄니가 해주시는 맛있는 밥 먹고 기운 많이 차려서 돌아와야겠습니다.
다녀와서는 '개인기'를 더 개발하고, 신기한 살림도구들을 더 많이 찾아내서 
똑순이가 밥을 더 잘 먹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똑순아, 우리 또 신나게 한바탕 해보자~
^^   



+


내일 친정에 내려간다 생각하니 괜히 마음만 바빠서
오늘 하루종일 짐을 싼다고 쌌는데 아직도 빠진게 많은것 같습니다.
한 열흘쯤 있을건데 짐은 사실 한달도 더 있을만큼 싼 것 같습니다. ^^;;;
이제 임신 6개월인 언니에게 줄 임부복, 책들, 태교 CD 같은 것들도 챙기고
똑순이 짐, 제 짐.. 자꾸만 싸도 자꾸만 빠진 것 같습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시골집에 있는 동안 컴퓨터와는 이별인지라 열흘정도는 못 뵙겠어요.
모두들 건강하시고요..
노동절, 깊은 봄, 5월 모두 잘 맞이하시길 빕니다.
똑순이랑 저도 봄햇살 많이 받고, 무럭무럭 건강하게 잘 지내다 돌아오겠습니다.
잠시 혼자 지낼 신랑도 밥 잘 챙겨먹고.. 넘 외로워말고..(응? 신났나?--;;) 화이팅하세요~~ 
^^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