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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ma! 자란다2010. 5. 16. 21:03


1. 온통 세상에 꽃 피었다


요즘 연수가 하루가 다르게 말이 늘어서
고 작은 입으로 쉴새없이 고운 말들을 쏟아내는데
어디다 다 담아놓지 못하는게 안타깝다.






+ 서울숲에서 아빠와 연수, 4월 말에 찍은 것이니 이것도 벌써 한참 전 사진이다.



갓난아기 시절부터 꽃을 좋아했던 연수, 
지난번 외갓집에서 지낼때 하루종일 꽃나무 사이를 뛰어다니더니
꽃이름들을 제법 여러가지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개나리꽃, 동백꽃, 매화꽃, 참꽃, 민들레꽃... 
하얀 참꽃(철쭉꽃을 할머니가 참꽃이라 가르쳐주셔서 그렇게 부른다)은 '눈왔다 참꽃'이다. ^^

밖에 나가면 그 고운 것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꺽어보고 하느라 가까운 놀이터가는데도 한참씩 걸린다.   
길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풀꽃들이 모두 다 중요하고 반가운 연수는 신이 나서 외친다.  


"진달래꽃 또 어디 피었나~ 찾아보자!"








+ 제법 큰 아이처럼 바지 주머니에 손도 넣고 걷는다 ^^




봄볕 좋은 어느날, 모래밭에서 놀던 연수가 문득 일어나 사방을 쓱 둘러보더니 내게 말했다. 

"온통 세상에 꽃 피었다.."
 
놀이터 옆 살구나무, 꽃사과나무에도 꽃이 가득하고, 풀밭에도 철쭉과 민들레가 만발해있었다.

그래.. 정말 온통 세상에 꽃이구나.

네 손을 잡고 산책하는 이 날들만큼 엄마 인생에서 꽃이 만발했던 때가 없는것 같다.
우리 곁을 지나는 모든 꽃을 네가 부르고, 만지고, 엄마 손에 쥐어주니
그 꽃향기가 고단하고 피로한 엄마의 삶을 다독여주는 것 같다.   
엄마한테는 그런 너도 한송이 꽃이란다.






2. 이 나뭇잎은 어떻게 내려오지?









+ 아빠 친구의 친구분의 전시를 보러갔던 '장흥아트파크'.
야트막한 산 밑에 옹기종기 모인 전시장과 놀이터들이 예뻤다. 
어른 7천원의 제법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여러 그림.조각 전시와 함께 작가들이 만든 어린이 놀이공간들이 있다.
미술체험장도 많았는데 연수는 아직 어려 그닥 할게 없었다.
그저 고즈넉한 돌의자에 앉아보고 마른 잔디풀을 뜯고 분수에서 만들어지는 무지개를 한참 구경하고.. 그러다 발을 물에 첨벙 빠뜨려서 바지랑 신발을 적시고 돌아왔다. 5월 첫주쯤에.. 
















오늘 그림책을 보고있던 연수가 말했다.

"이 나뭇잎은 어떻게 내려오지..?"

큰 도토리나무에서 갈색 나뭇잎 하나가 떨어지고 있는 그림이었다.
"글쎄..."
이미 떨어지고 있는 나뭇잎을 보고 어떻게 내려오냐니.. 어떻게 대답할까 잠시 생각하고 있었다.

연수가 그림속의 굵은 가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나뭇가지 타고 내려오지~!"
  

^^

공중에 멈춰있던 나뭇잎이 나뭇가지로 옮겨가서 미끄럼을 탄다.
슝~! 
 
아이는 공중에 뜬채로 어떻게 내려가야할지 궁리하는 나뭇잎과 텔레파시가 통하는걸까.
연수가 만드는 상상의 세계에 풍덩 빠져
머리굳은 엄마도 마음껏 같이 놀고싶은 봄이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