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형제'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3.12.20 형제들 8
umma! 자란다2013. 12. 20. 01:33



형제가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심심한 시간을 함께 심심하게 보낼 수 있고...









때로는 멋진 무엇이 함께 되어볼 수도 있다.










비록 살짝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된다해도 괜찮다.

동생들은 언제나 형을 반짝반짝 빛나는 감탄의 눈빛으로 바라보기 마련이며

언젠가는 형과 똑같이 멋져질 것이다. ㅎㅎ










연호는 형이 책 읽어주는걸 좋아한다. 

아직 글씨는 모르지만 연수는 대략 엄마가 읽어준 내용을 다 기억하고 있어서 한장 한장 넘기며 잘 읽어준다.

엄마가 바쁘면 연호는 으레 형을 찾는다. 

"연수야, (나) 책 읽어주라~~" ㅎㅎ












형이 어린이집에 간 낮에는 연호가 연제에게 책 보여준다.

연호도 형이기 때문이다. 

엄마는 왜 늘 바쁜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엄마가 연호에게 동생 좀 봐주라고 부탁하면 연호는 제 그림책도 보여주고, 장난감도 갖다준다.











"아가야, 책에 침 묻히면 안된다.." ㅋㅋㅋ

세살 형님, 타이르는 자세가 아주 의젓하다.  

한살 동생은 형님 말씀은 귓등으로 흘리고 벌써부터 입맛 다시고 있다. 









'이따 형님 안볼때 하나 냠냠 해야지... 암튼 우리 형님들은 할 줄 아는 것도 많고.. 정말 멋져~ 헤헤' 












엄마 품을 제일 많이 차지하고 있는 한살배기 동생은 사실 형님들에게 많은 질투를 받는다. 

그렇지만 질투하는 시간보다는 

동생이 있어 즐거운 시간이 더 길다. 

점점 더 길어진다.












여섯살 큰형아는 한살배기 동생을 번쩍 안아줄 수 있다.

연수가 안아주면 연제는 형이 저와 놀아주려는 것인줄 알고 좋아서 까르륵까르륵 한다. ^^

연수와 연제는 얼굴 모습도 많이 닮았고 성격도 왠지 닮은 것 같다.

장난많고 흥도 많고 기운도 펄펄한 큰 형아가 제 앞에서 겅중겅중 뛰며 웃겨주면 

연제는 벙실벙실하며 저도 엉덩이를 들썩들썩한다.


다섯살 많은 큰형은 아마도 연제가 자라는 동안 내내 아주 큰 사람일 것이다. 

엄마아빠 다음으로 의지하고 좋아하는.. 











연제는 연호도 참 좋아한다.

엄마와 작은 형아는 언제나 연제와 함께 있는 사람들이다.

작은 형아는 연제가 낮잠자고 깨어나면 제일 먼저 달려와 '아가, 잘 잤니~?'하고 반갑게 물어주고

때론 엄마대신 밥도 떠먹여준다.










연호도 이제는 아기가 저를 아주 좋아한다는 것을 안다.

제 뒤를 늘 졸졸 따라서 기어오고, 저와 눈이 마주치면 좋아서 꺅꺅 웃는다는 것도 안다.

"엄마, 아기가 예뻐, 아기 참 통통해.. 엄마, 아기가 내가 좋은가봐."


아기가 엄마 품에서 내려오면 얼른 제가 엄마 품을 차지하고 안기기 바쁜 

아직은 저도 참 어린 아기지만 

연호는 어느새 연제가 울면 스르륵 저도 졸려서 차지하고 있던 엄마 품을 빠져나가며

"아기야, 엄마 찌찌 먹어라~" 하고 양보하고 혼자 잠이 들만큼 

마음 따뜻하고 의젓한 형아가 되었다.











형제가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형은 아마 평생 이보다 열광적인 팬을 가져보진 못할 것이다.

동생은 형의 숨소리까지 흉내내고 싶어한다. 


"**놀이할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 십구팔칠육오...일영, 땡!"

형의 외침이 시작되기 무섭게, 땡이 울릴까봐 온마음으로 걱정하며, 최대한 서둘러 형의 엄지손가락에 와서 필사적으로 붙는다. 

엄마아빠는 같이 하자고 할까봐 무서운, 모른척 바쁜척 하기 바쁜  

유치하고 끝도 없이 이어지는 에너지 넘치는 사내아이들의 놀이에

동생처럼 열성적인 참여자가 있다는건 정말 복받은 일이다.


엄마품을 동생에게 많이 나눠줘야해서 속상하고 힘들었던 형들에게 

이제 많이 커서 형을 선망과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며 

가르칠 것도 많고 야단칠 것도 많고 때때로 칭찬도 해주며 늘 같이 놀 수 있는 

동생이 있다는 것은 큰 선물이 된다.


연수와 연호를 보며 연호와 연제의 미래를 그려본다.

연호야, 네게도 동생이 있단다. 

지금은 어린 동생때문에 섭섭한 순간이 많지만 좀 더 지나면 

너도 지금의 형처럼 인생 최고의 팬을 거느리게 될 거란다..

우리 작은 형.. 힘내렴.. 










형제가 가장 다정한 때는 엄마를 거스를 때.


낮잠 자자며, 꼭 자야 한다며 안방에 이불펴고 누운 엄마 곁을 빠져나와 

저희들끼리 거실에 있을 때

연수는 연호를 참으로 다정하게 보살피고

연호는 연수 말을 정말 잘 듣는다.


엄마는 잠들고 왠지 집안에 조용한 정적이 흐르는 것 같은 그 시간..

동생에게 형은 어른처럼 든든하고, 

형에게도 동생은 저를 혼자 있게 하지 않는 반갑고 고마운 동지가 된다.

요즘은 때때로 연제도 형들을 따라 거실로 바쁘게 기어서 탈출한다. 

그러면 엄마는 모른척 눈감고 누워서 잠시 찾아온 조용한 휴식의 시간을 달콤하게 즐길 수 있다.  












삼형제의 막내.

어릴 때부터 북적북적 다섯 식구와 두 형들의 틈바구니에 끼어서 함께 자라고 있는 우리 막내야.

엄마아빠 같은, 어쩌면 엄마아빠보다 더 가까워질 형들이 네게는 둘이 있구나.



아이들이 많다는 것, 형제가 많다는 것이 

키우는 부모에게도, 자라는 아이들에게도 힘들고 어려울 때도 많다.

세 녀석이 동시에 엄마에게 매달릴 때 

한 녀석 안고, 한녀석 얘기에 '응응' 겨우 대답하고, 한 녀석 밥 떠먹이며 

참 정신없구나.. 한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해주기 어려운 상황이 미안하고 힘에 부치기도 한다.

아이들도 형 때문에, 동생 때문에 서운할 때가 많을 것이다. 

엄마가 나를 봐줄 수 있을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시간도 길 것이다.


하지만 여럿이라서 참 좋고, 행복하다는걸 느끼는 순간도 많다. 

북적북적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면서 서로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점점 더 많아진다.

서로에게 기댈 수 있고, 서로가 고마워지고, 함께 있어서 즐겁고 재밌고 기쁜 순간이 참 많다.


어린 연호도 저보다 더 어린 연제가 자다 깨서 칭얼거리면 옆에 가서 다시 잠들 때까지 지켜봐준다.

잠깐 깼던 연제가 형아를 슬쩍 보고 다시 잠들면 연호는 연제 볼에 뽀뽀를 해준다.

연수는 바쁜 엄마를 대신해 엄마가 부탁하는대로 동생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해줄 줄 안다.

그렇게 아이들은 멋진 형아가 되어간다.


많은 식구들과 함께 지내면서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는 것, 우리 가족 속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많고, 

자신이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해줄 수 있다는 것,

저보다 어리고 약한 존재를 돌보고 그 약한 존재가 가족속에서 함께 자라는 것을 경험하면서

아이들은 자신을 더 소중하게, 힘있는 존재로 느끼며 자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여서 더 많이 웃을 수 있고, 

서로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깊이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세 아이가 하루하루 서로에게 더 힘이 되어주는 존재로 커가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아이들은 매일매일 자란다더니 정말 하루만큼 더 크고, 더 든든해진다.

그런 아이들을 보며 감동도 받고 행복도 느낀다.


연수야, 연호야, 연제야.

엄마가 참 고맙다. 

사랑한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