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나무들2009. 7. 9. 21:59








스무살, 새댁이 처음 남도를 만났던 그 봄에 본 남도의 흙은 참 붉었습니다.
서른둘, 아들을 데리고 떠난 남도여행에서는 곱고 부드러운 뻘의 질감을 느낍니다. 
똑순이는 생후 13개월에 남도를 만났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갯벌 위에 선 똑순이의 머리카락이 바닷바람에 흩날립니다.
두 손에는 모래를 꼭 쥐고 있습니다.
걸음마 걷는 모습이 한바탕 신나게 춤을 추는 것 같기도 하고.. 권투선수 같기도 합니다.  

이 곳은 전라남도 영광, 백수마을 근처에 있는 바닷가입니다.
멀리 갯벌위로 손을 잡고 걸어가는 연인들, 엄마와 함께 뻘을 걸어가는 작은 소녀의 실루엣이 아름답습니다.
기차니스트님, 히로미님 그리고 정은이와 토마토새댁님입니다.
^^ 







사람들이 조개를 캐러 뻘에 들어간 사이, 아기들과 엄마들은 모래사장에서 한참을 놀았습니다.
고운 모래 사이로 작은 게들이 바쁘게 기어다녔고,
조개들의 숨구멍같은 구멍들과 동글동글하고 작은 흙덩어리들이 모래위에 가득했습니다. 

똑순이 눈에 띤 작은 게 한마리가 흙덩어리들 사이로 기어가더니 자기도 흙인척 꼼짝 않고 있었습니다.
똑순이도 꼼짝 않고 한참동안 게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두 손짚고 일어서'
두 손으로 땅을 꼭 짚고, 궁둥이는 하늘 높이 쳐들고 끙~ 신중하게 일어섭니다.
요즘은 늘 이렇게 궁둥이를 높이 들고 일어서는데.. 앞구르기를 하고싶은게 아닐까 엄마는 궁금해합니다. 








서툴던 걸음이 어느새 꽤 능숙해졌어요.
갯벌위에 세워놓으니 어찌나 신이 났는지...^^
매일 아파트 놀이터의 맥빠진 모래만 만지고 놀다가 '살아있는 모래'를 만났습니다.








푹신푹신 모래사장을 신나게 걸어다닙니다.
두 손에는 모래를 꼭 쥐고... 
마음껏 걸어가도 끝이 없을만큼 모래사장은 넓습니다.  








'똑순아, 아빠가 조개 많이 잡아와서 이유식 만들어줄께!'
장담하고 떠났던 아빠는 언제쯤 오시려나..
해가 뉘엿뉘엿 지는 갯벌을 바라보며 똑순이가 기다립니다.








이번 여행길 오고가는 내내 함께 했던 솔이네-^^ (이 아이는 남자 솔이~)
먼 길, 어린 솔이가 피곤했을까봐 걱정도 됐지만 새댁은 오가가는 차 안에서 솔이엄마와 얘기도 많이 나누고
오물오물 잘 받아먹는 두 아기들 간식도 같이 먹이며 너무 즐거웠습니다.
뻘을 밟고선 예쁜 솔이야, 앞으로도 똑순이랑 같이 많이 놀자~!







꼬미고모의 블로그에서 늘 사진만 보다가 드디어 이번 여행에서 직접 만난 훈남 장동건 군과 그의 엄마-^^
먼 바다를 응시하는 동건이의 눈매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집니다. ^^







여행을 함께한 모든 아기들을 다정히 안아주었던 명이이모.
솔이 이유식 조개를 캐기위해 엄마아빠가 모두 뻘에 들어간 사이, 솔이가 이모품에서 울음을 터트렸군요.
명이 이모도 함께 울고 있습니다..^^;;;
(이 아이는 여자 솔이~)







어느새 해가 많이 기울었습니다.
둘째 아이를 임신중이셨던 포마드님의 사모님과 아들 지훈이가 저녁햇살을 받으며 돌아옵니다.

음.. 이 날 조개는 아무도 캐지 못했어요.
알고보니 조개는 뻘이 아니라 고운 모래가 있는 곳에서 캘 수 있다네요.
조개를 캘 꿈에 부푼 일행을 인솔하고 자신있게 장비를 빌려 들어가셨던 mepay님께 낚였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갯벌가는 길에 들른 염전입니다. 
똑순이만이 아니라 많은 어른들도 처음으로 염전을 보았습니다. ^^
그리고 '귀한 국산 천일염'을 너도나도 한 포대씩 사서 차에 싣기 바빴다지요. ㅋㅋ   







토마토새댁님네 예쁜 세 아이와 똑순이와 새댁이 염전옆에 서서 기념사진을 한장 찍었습니다.
두 번째 만난 것인데도 어느새 많이 친해진 것 같고, 늘 보던 옆집 아이들 같고.. 
반듯하고 다정한 마음씨와 행동으로 새댁을 또 놀라게 했던 아이들입니다.
 
이렇게 서서 사진을 찍고보니 올망졸망 조롱조롱.. 새댁이 꼭 이댁 큰딸같습니다. ㅎㅎ
토댁님이 들으시면 펄쩍 뛸 얘기지만요~
'내한테 이렇게 늙은 딸이 있으면 내는 몇 살이란 말이고~~~' 정겨운 사투리.. 쟁쟁합니다. ^^








여행 둘째날, mepay님이 살고계신 그리고 곧 명이님이 직장을 옮기면서 내려가 살게 되실 광주에서 먹은 점심식사입니다.
'반찬이 한상 가득 나오는 남도 한정식이 먹고 싶다'는 객들의 청을 흔쾌히 받아주신 mepay님이
'백년옥' 이라는 작고 아담한 한정식집으로 데려가 주셨습니다. 
갖가지 나물반찬과 신선한 쌈, 황태구이에 푹 빠져 애기엄마들은 밥을 더 받아 싹싹 배불리 먹었습니다. ^^

 





mepay 삼촌과 똑순이입니다.
블로그에서 mepay님을 사귄건 똑순이나 다름없습니다.
똑순이가 태어났을때부터 늘 사진보고 '까꿍'을 해주시던 삼촌이모 덕분에 엄마아빠가 이렇게 남도여행까지 오게됐네요.
인연이란 것이 참 신기하고 고맙습니다. 







여행의 시간은 참 잘도 흘러서 광주에서 점심을 먹고는 서둘러 서울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똑순이는 자기를 아껴주는 이모삼촌들의 다정한 사랑을 먹고, 남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인심을 먹고
또 한번 쑥 자란 것 같습니다.  
식당 밥상 아래로 머리를 숙였다 들었다하며 까꿍놀이에 여념이 없습니다. ^^







집에 잘 도착해 짐을 푸는데.. 내려갈 때보다 짐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난 이웃분들의 따뜻한 정 때문입니다.
mepay님의 안내로 '자연방사 유정란'을 생산하고 계신 양계농장도 구경했는데
그 곳 주인내외께서 귀한 유정란을 삶아 간식으로 주신 것도 모라자 집에 가져가 먹으라며 여러팩 싸주셨어요.  

일반 양계장같으면 3만 마리쯤 키울수 있는 닭장에서 3천마리의 닭을 키우고 계신 이 농장에서는
닭들이 이리저리 닭장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울타리가 쳐진 너른 풀밭에서 놀기도 합니다. 
그래서 닭똥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어요. 
좁고 답답한 닭장안에서, 항생제를 많이 맞으며 자란 닭들보다 풀밭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이 녀석들이 낳은 달걀이
훨씬 건강하고 씩씩하겠지요? ^^ 







곧 농장의 쇼핑몰을 만드실거란 mepay님의 소개에 '알고보니 마케팅 관광이었다'며 모두들 한바탕 웃었지만
안전하고 몸에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려고 애쓰는 소생산자들께서 판로를 찾는 것이 무척 어렵고
그래서 그 뜻을 지켜나가시기가 너무나 힘들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번 만남이 그 분들께 작은 응원이 되고, 또 조금이라도 구매가 늘어나서 생산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오히려 고마운 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하고 좋은 농축산물과 그 생산자를 알게 되는 일은 참 반갑고 고마운 일입니다.
 


 




광주에서 헤어질때 mepay님이 싸주신 '도토리속 참나무'의 치즈소세지 10kg입니다. ^^;;;;;;;;
집에 돌아와 이 박스를 풀어놓고 신랑과 둘이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살면서 치즈소세지 10kg를 또 보는 일이 있겠냐... 하며.
다섯개쯤이 하나로 이어져있는 소세지들을 냉동실에 넣기위해 봉지봉지 싸는 동안
이 맛있는것을 누구와 어떻게 나눠먹어야하나.. 행복한 고민도 봉지봉지 함께 쌌습니다. 






그동안 똑순이는 신나게 '소세지 봉지들고 이어달리기'를 합니다.
냉동실 한 칸이 소세지로 가득 찼습니다. 
넘넘 맛있는 도참표 치즈소세지가 떨어지기 전에.. 어서 새댁네로 놀러들오세요~^^ 







여행에 돌아온 다음날 아침식사는 도참 소세지, 자연방사 유정란 후라이, 토마토새댁님네 토마토로 뚝딱 차렸습니다.
^-----------^
블로그 이웃분들의 고마운 정이 녹아있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아침식사였습니다. 


+


지난 주말에 다녀온 '블로그 이웃들과 함께, 블로그 이웃들께로' 떠나는 2차 여행기를 이제사 다 썼습니다.

2차 여행지는 '전라남도 영광'이었습니다.
예전에 mepay님이 새댁네 집에 놀러오셨을때 "올해 여름 휴가는 영광으로 오시라"고 하고 가셨는데
그때만해도 정말 가게 될줄은 몰랐어요. ^^;;

아이디어 많고, 추진력은 더 높은 이웃분들(준비하느라 넘 애쓰셨던 명이님, mepay님 감사해요~!!^^) 덕분에
똑순이네는 이번에도 아무 준비없이 즐거운 마음과 회비만 가지고 떠났다 
구경 잘하고, 잘 먹고.. 양 손과 마음 모두 그득그득 채워서 돌아왔습니다. 
함께 여행했던 블로거들과 그 가족분들, 여행지에서 만났던 분들..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참.... 블로그 이웃들께로 떠났던 1차여행에서 만났던 또 한분의 고마운 이웃, 맑은물한동이 님께서
똑순이 돌선물로 땅콩과 자색감자와 노란감자를 보내주셨어요.
꼭꼭 여민 땅콩 봉지, 신문지로 층을 나눠 꼭꼭 눌러 넣으신 감자들..
맑은물한동이님의 정성과 사랑이 가득 들어있는 상자를 열어보고 감사한 마음에 잠시 어쩔줄 몰랐습니다.

사진을 찍고, 똑순이를 불러다 하나씩 만져보게 하고.. '물한동이 아주머니가 네게 보내주신거야'하고 얘기해주었어요.
이웃분들의 이 고마운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새댁은 최선을 다해 똑순이를 착하고 건강한 아이로 키워야겠습니다.

물한동이님, 삶아먹으면 맛있다 하시던 노란감자는 말씀대로 이미 다 잘 삶아먹었고요(넘 맛있었어요!^^) 
안토시아닌이 많다는 자색감자는 곧 갈아서 우유에 타먹도록 하겠습니다.
땅콩은 많아서 시댁이랑 친정엄니도 드릴려고 봉지봉지 나눠놓았어요. 볶아서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블로그에서 만나 정을 키워온 이웃분들.
이제는 얼굴을 보고, 그 댁을 찾아가며 더 그립고 가까운 이웃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 분들과 함께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생각하면 참 든든하고 행복합니다.
이 분들의 존재가 제게 힘이 되듯이 저도 이 분들께 작은 힘, 응원, 웃음을 드릴 수 있는 이웃이 되고싶습니다.
새댁, 더 분발해야겠습니다! 
^^


 
 
Posted by 연신내새댁
신혼일기2009. 6. 12. 21:16


하루밤 곰곰히 생각했어요.
나에게 '독서'는 어떤 것이었나, 책을 읽으면 어떤 기분이 들지? 나는 왜 책을 읽을까..
그래서 한 마디로 독서는 내게 뭐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어렵지만 재밌었습니다.

몇가지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독서는 나의 힘, 독서는 엄마다, 독서는 육아(育我)다... 그리고 독서란 권투다. 

넷 중에 몹시 고민하다 결국 4번을 택했지만 그 한 가지로 독서에 대한 제 생각을 다 얘기하긴 어려울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냥 생각난건 다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제가 원체 뭐 하나 딱 고르는걸 못하기도 합니다.. 우유부단 30년ㅜㅜ
규칙은 '간단하게'인데... 흑ㅠ

이번 릴레이를 시작하신 inuit 님께서 정하신 규칙은~

규칙입니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



1-1, 독서는 [나의 힘]이다.

첫 아이를 키우며 부모님과 여러 선배엄마들께도 참 많은 도움을 받고 있지만
아무래도 멀리 떨어져 혼자 아이를 키우다보니 가장 자주 손이 가는 곳은 책입니다.
똑순이가 잠든 사이에 짬짬히 읽는 육아책들이 제게 건네준 지식과 격려, 위안과 용기가 얼마나 컸는지 모릅니다.
독서는 어두운 길을 밝혀주는 불빛과 같아서
초보엄마의 불안을 잠재워주고, 한걸음 한걸음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자라날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독서는... 나의 힘입니다.



1-2, 독서란 [엄마]다.

책을 읽으면 엄마품에 가서 안긴듯 편안합니다.
위로도 얻고, 힘도 얻고, 삶의 지혜가 담긴 엄마의 얘기를 들을 때처럼 든든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엄마에게 꾸중을 들을 때처럼 긴장도 되고요.
책을 읽을 수 있어 참 행복합니다. 엄마가 곁에 계셔서 행복하듯이..

책을 열면 거기서 다정한 이웃들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나를 위해 성심껏 얘기해주는 사람들의 마음이 너무나 고맙습니다.
아기가 엄마의 사랑을 처음 받으며 세상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듯이 
열심히 쓴 좋은 책을 읽고 있으면 세상은 따뜻한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3, 독서란 [육아(育我)]다.
 
어머니의 보살핌이 나를 키우듯, 독서는 스스로를 보살피고 키우는 방법 같습니다.
나를 치유하고 키우기 위해 때로는 쓴 약도 먹어야하듯, 잘 읽히지 않는 어려운 책도 독파해야할 때가 있고,
마음이 슬프고 외로울 때는 따뜻하고 진실한 글들을 읽어 스스로를 다독여줍니다. 
그렇게 사는동안 내내 스스로를 키워야하는 거겠지요.
 
혼자 기고, 서고, 걷는 과정을 어렵게, 하지만 지치지도 않고 즐겁게 배워가는 아이를 보며
스스로를 키우는 '독서'의 과정도 그래야겠다 생각합니다.
배우고 익히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요!
똑순이가 아장아장 걸음마하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납니다.^^
독서도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그러나 조금씩 더 자라고 더 깊어질 수 있게 
어렵더라도 꾸준히 해가야하는 것 같습니다.
 


1-4, 독서란 [권투]다.

이제, 마지막 얘기를 해야겠습니다.
저는 사실 권투를 할 줄 모릅니다. 음.. 그래도 본게 있으니(아니면 본능적으로!^^) 링에 세워 글로브를 끼워주면 막고, 칠려고 하겠지요.

그런데 권투를 떠올린 건, 어느 영화에 나온 대사때문입니다.

 
왼팔을 쭉 뻗어봐라
한바퀴 돌아봐
네 주먹으로 그린 원이 너라는 인간의 크기다.

알아듣겠니?
원안에서 손이 닿는 만큼만 손을 뻗어야 다치지 않고 살수 있지.
그런 인생을 어떻게 생각해?

시시해

권투가 뭐냐?
원을 주먹으로 깨부수고 밖의 것을 쟁취하는 행위야.
원밖에는 강적이 우글우글해.
적들이 원안으로 치고 들어올 거다.
맞으면 아프고,
때려도 괴롭다

그래도 할래?
원안에 있으면 안전한데.

할래.

좋아, 그럼 시작해볼까?

- 영화 'GO' 중에서 스즈하라와 아버지의 대화. (영화의 원작은 가네시로 가츠키가 쓴 같은 제목의 소설이예요)


재일조선인 아버지가 열살쯤된 어린 아들이 권투를 가르쳐달라고 하자 이렇게 설명합니다.
'네 주먹으로 그린 원이 너라는 인간의 크기다'.
그리고 '권투는 그 원을 깨고 밖의 것을 쟁취하는 행위'라는 얘기의 울림이 하도 강해서 제 기억속에 오래 남아있다가
'독서'를 생각하는 마당에 툭 튀어나왔습니다.

나를 넘어서서, 원밖의 세계를 만나는 것. 내 안에 쟁취하는 것. 그렇게해서 내 원의 크기를 넓혀가는 것.
원을 깨고 일단 손을 뻗지 않으면 안전하지만 답보된 현재에 머무르게 되겠지요.
원을 깨고 나가 새로운 것을 알고, 그를 통해 나의 부족함을 깨닫는 아픈 과정을 통해 한 걸음 성장하는 것이 독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식은 실천으로 가는 문을 열어 줍니다.
일단 '매트릭스' 밖으로 빠져나와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면 그 사실을 알기 전으로 다시 돌아가기는 어렵게 됩니다.
이전의 삶을 그대로 유지할 수는 있지만 적어도 마음은 참 불편합니다.
그래서 새댁, 신랑에게 열심히 육아책을 함께 읽자 권하고 있습니다. ^^
(첨엔 바로바로 읽고 둘이 같이 토론했는데... 똑순아부지, 요즘은 넘 바쁘셔서 몇 권 밀리셨다지요? 으흠흠흠~~~)
새댁도 그 마음의 불편함을 많이 지닌채 살아갑니다.
인식과 실천의 괴리를 조금씩 좁혀가는 삶을 살아야할텐데요...

독서가 저에게 불편함만 주는건 아니고요, 
실은 더없이 다정한 선학들과 작가들과 이웃들의 아름다운 고민과 삶을 배우게 해줄 때가 더 많습니다.
좁고 작은 내 세계의 벽을 깨고 넓고 깊고 아름다운 세계를 만나게 해주지요.
쓰다 보니 주제에서 벗어나.. 독서예찬이 되고 말았습니다.  
웅.. 육아서 말고는 거의 책을 안보고사는 요즘인지라 쓰고보니 너무 부끄럽습니다ㅠㅠ

 
 
2.
어릴땐 숙제가 참 싫었는데, 어른이 되서 그런가.. 숙제가 떨어져야 겨우 어떤 하나를 진득하게 생각해보게 됩니다. 쿨럭~~--;;;
그래서 릴레이를 시작하신 inuit님 (독서란 [자가교육]이다)과
유정식 님과 (독서란 [성장]이다, 이 분께서 토댁님께 바통을 넘기셨고..)
토마토새댁님께 (독서란 [밥태우기]다! ^^ 언냐, 늘~~~ 감사해요, 오늘 똑순이가 낮잠을 안자고 넘 열심히 논 덕분에 글이 왕 늦었어요ㅠ)
감사하단 말씀을 드려야겠습니다.



3.
이 바통을
블로그를 통해 사귄 보석같은 벗, YD님과 
따뜻하고 다정하고 깊은 속을 지닌 아름다운 아가씨, 히로미 님께 넘깁니다.  
바쁜 일이 있으시면 천천히 해주셔도 괜찮아요, 두 분~^^ (6월 20일까지 한다네요~~)
(6/15 덧. YD님이 숙제를 끝내셨네요~ 네이버블로그라 트랙백을 못 거신듯하여 제 본문에 링크해둡니다. "독서란 [양념]이다" ^^)

아무래도 다 쓰고 생각해보니
이 릴레이는 첨에 inuit님이 의도(?)하신데로
책읽기에 대한 각오를 새롭게 다지게 해주는 효과 만점 숙제 같습니다.
음... 시원한 여름밤, 똑순이 재우고나면 책을 열심히 읽어야겠습니다. (꼭!! 꼭....) 


Posted by 연신내새댁
여행하는 나무들2009. 5. 12. 23:26



지난 2월, 똑순이네에 놀러온 명이님과 '봄이 되면 토마토새댁님네에 같이 놀러가자~'고 약속을 했었습니다.
그후 부지런한 명이님이 이쪽저쪽 연락하며 날을 잡고 모든 준비를 도맡아해준 덕분에
똑순네는 맘편하게 여행갈 날만 기다리며 설레어하고 있었지요.

드디어 날좋은 5월의 토요일, 토댁님네를 향한 1박2일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명이님과 꼬미님, 히로미님이 한 차, 똑순이네 한 차, 그리고 다달식초한솔선생네 한 차 이렇게 세 팀이 함께
문경에 사시는 맑은물한동이님네에 들러 낮시간을 보내고 
저녁에 성주에 계신 토마토새댁님네에 가서 하루 묵고 돌아오는 여정이었지요.

블로그 이웃들과 함께, 블로그 이웃들께로 떠나는 여행.
신기하고 고마운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






처음 도착해 맑은물한동이님을 기다리던 지동1리 마을회관 마당에서 찍은 버스정류장입니다.
마을에 도착하기 직전에 아주 꼬불꼬불한 고개를 하나 넘었는데 이름을 기억해두려고요.
역시 문경새재의 고장답게 작은 고개 하나도 예사롭지가 않았습니다. ^^;;
고개를 넘는데 아카시아 향기가 어찌나 진하던지..
창문을 열고 올봄들어 처음 맡아보는 달콤한 향기를 깊이 들이마셨습니다.

사실 맑은물한동이님과는 이 여행전에는 잘 몰랐었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 처음 뵙고 넘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음.. 얼른 또 뵙고싶어요~^^

저희들을 위해 바쁜 하루 농사일을 제쳐놓고 부군님과 함께
문경 이곳저곳을 구경시켜 주시고 맛있는 점심도 맛보게해주셔서 넘 감사했습니다.






맑은물한동이님네 고구마 하우스와 인근에서 유기농오미자로 유명하시다는 효원농장을 구경하고 나서 먹은 점심사진입니다.
음.. 그 멋지던 하우스와 농장 사진은 못 찍고 새댁, 밥먹으러 가서야 카메라를 들었습니다..ㅠㅠ 
(훌륭한 사진들이 명이님과 꼬미님, 두 멋진 이모들의 블로그에 있으리라 믿어요~)

맛있는 산나물 쌈밥을 먹여주신 이 댁은
직접 채취한 산나물들로 반찬을 담궈 여러 곳에 주문납품을 하고계신 댁이었습니다.
이름을 알아오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데.. 맑은물한동이님, 좀 알려주셔요~







감나무 아래 장독대에서 맛있는 산나물 반찬들이 익혀지고 있습니다. ^^
깊은 산중에서 자란 건강한 산나물들을 반찬으로 점심을 참 달게 잘 먹었습니다.
짭짤하고 깊은 맛이 나는 경상도식 산나물 반찬들이 드시고싶은 분은 맑은물한동이님께 여쭤보셔요~~!





민지라는 마을의 산속에 멋진 유기농 오미자 밭을 가꿔놓으신 효원농장 주인 아저씨.
유기농에 대한 의지와 신념이 남다르셔서 지난 20년간 유기농오미자 생산을 위해 땀을 흘리셨다네요.
유기농을 위해서는 복합영농이 필수..라며 각종 천연살충제(?)도, 퇴비도, 퇴비를 위해 키우는 소와 돼지, 닭의 사료도 직접 다 무농약으로 재배하고 계십니다.

아주머니께서 오미자 진액을 물에 타서 얼음 동동 띄운 것을 가져다주셔서 한잔 마셔보았는데
아~! 세상에서 그렇게 맛있는 과일물은 처음 먹어보았어요~!^^
깔끔하고 향기로운 단맛에 반해서 새댁도, 똑순이도 꿀꺽꿀꺽~~~!  







한낮에는 무척 더웠는데 똑순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신나게 잘 구경하고 잘 놀았습니다.
다정한 명이이모와 꼬미이모, 맑은물한동이님과 함께 하는 여행이 똑순이도 정말 즐거웠나 봅니다.
산에 다녀오던 길에는 아빠품에 안겨 코 낮잠이 들기도 했습니다.
먼길 운전하느라 고생했던 똑순아빠도 블로거들과의 만남이 넘 좋았다며 무척 즐거워했습니다.
 




효원농장 주인아저씨의 깊은 산속 오미자밭을 다녀오던 길에 찍은 사진입니다. 
햇살 쨍쨍하고 바람 시원한 날에 트럭 뒤 짐칸에 앉아 울퉁불퉁 산길을 달려가자니
대학시절 농활을 다시 온 듯 신났습니다. 

 




농암면 읍내에 있던 시원한 솔밭에서 맑은물한동이님과.
바람에 흩날린 머리카락은 미처 못 추스렸지만..
서울을 떠나 모처럼 우리 농촌에서 자연과 따뜻한 이웃의 정을 느껴본 시원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맑은물한동이님과 함께 '문경 찻사발축제'가 열리고있는 문경새재도 둘러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다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선선한 저녁이 왔습니다.

우리들을 위해 소중한 하루를 고스란히 내주신 맑은물한동이님을
성주 토댁님네까지 고이 보쌈(?)을 해갔다 다시 모셔다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밭일을 하셔야한다해 아쉬운 작별을 했습니다. ㅠㅠ





차안에서 찍은 문경의 저녁 하늘입니다. 
깊은 산만큼이나 정도 깊은 이웃이 사시는 동네로 새댁에게는 기억될 것 같습니다. 

성주에 도착하니 저녁 8시,
잠시 잠들었다 깬 똑순이는 토댁님네 언니오빠에 둘러싸여 어리둥절하고도 행복한 저녁을 보냈습니다.
오후에 서울을 출발해 엄청난 고속도로정체를 뚫고 밤이 되서야 성주에 도착한 솔이와도 드디어 만났구요~

두 아가들을 재워놓고 어른들은 토댁님네 작업장하우스에 둘러앉아
도참 목살과 소세지를 숯불에 구워먹으며 즐거운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모두 배가 고팠던터라 열심히 먹느라 아무도 사진찍을 생각을 못했어요~ㅋㅋ)
 
블로그 세상에서만 만나던 이웃들과 이렇게 얼굴을 맞대고 둘러앉아보니 반갑고 신기하고..
아가들은 코 잘 잤구요, 어른들은 재미있는 수다와 맛있는 고기를 앞에 두고 시간가는줄 몰랐습니다. 
이 날 밤, 최고의 화제는 단연 '돈까스 피로연'이었으나 
누구누구와의 의리상 자세한 내용을 포스팅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음하하하~ 관련자들 모두모두 행복하시라~~^*^
   






다음날 아침, 토댁님이 차려주신 맛있는 김치찌개로 아침을 먹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기 전에
아쉬움을 달래며 아가들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나 쉽지 않았어요~^^;
솔이가 앞을 보면, 똑순이가 뒤집고...






똑순이가 앞을 보면, 솔이가 고개를 숙이지요~~^^;;
형아들이 아가들델꼬 사진찍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토댁님네의 이 삼남매 얘길 안할 수가 없는데요, 정말 넘 예의바르고 배려심깊고 예쁩니다. 
똑순이를 데리고 너무나 잘 놀아주어서, 똑순이에게 이런 형아누나들이 가까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난 똑순이를 업고 새댁이 마을 구경을 부탁하자
둘째 동석이와 셋째 정은이가 앞장서서 하우스들과 마을 여기저기를 안내해주었는데요
"여기는 할머니네 하우스고요, 저건 참외 선별기예요. 토마토선별기도 좀있다 보여드릴께요" 하며
어찌나 의젓하게 잘 설명해주던지요...
그리고는 '아가는 씹을 수 있어요?"하고 묻더니 똑순이주라며 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도 따주고,
집에 가는 길에 먹으라며 작은 통에 챙겨주지 뭐예요. 

새댁은 이댁 삼남매에게 완전히 반해버렸습니다~^^
아이들 요렇게 이쁘게 잘 키우는 법을 토댁님께 전수받고파요~~~~ 






인증샷을 남겨보았습니다.
똑순이 데리고 왔다갔다하느라 정작 토댁님과는 많은 얘기를 못해 아쉬웠어요..
아쉬운 것이 좀 있어야 다음 만남을 더 기다리게 되겠지요?
대식구를 맞아 넘 편안히 하룻밤 묵어가게 돌봐주셨던 토댁님, 정말 감사합니다~^^
멋쟁이 부군님께도 감사인사 전해주셔요..!








마지막으로 농암면 솔밭에서 찍었던 사진 한장을 더 올려봅니다.

고구마와 야콘을 키우시는 귀농 4년차의 맑은물한동이님,
방울토마토를 키우시는 귀농 10년찬의 토마토새댁님..
넉넉한 인심과 따뜻한 정을 듬뿍 나눠주신 두 분을 뵙고 돌아오는 길..
고맙고 행복하면서도 이분들이 흘리실 땀, 농사의 고단함, 이 나라 농촌의 어려운 현실.. 같은 것을 생각하니
발걸음이 조금 무겁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친환경 유기농업을 고민하시는 맑은물한동이님,
농업사관학교(농업마이스터대학)를 다니시며 더 좋은 농작물을 생산하기위해 연구하시는 토마토새댁님..
이 분들의 열정어린 삶을 보며 감동과 희망도 얻고 배웁니다.
이 분들을 알게 되어서 참 고맙고 기쁩니다.  

블로그를 통해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납니다.
삶에 힘이 되는 응원과 기쁨도 많이 받게 되구요.
서로의 삶에 자주 관심을 기울이다보면 얼굴 한번 못봐도 왠지 아주 오래된, 가까운 친구같이 느껴지는 사람들인데
직접 이렇게 한번 만나고보니 자꾸 또 만나고싶어집니다.
블로그 이웃들과 함께 블로그 이웃들께로 떠나는 여행.. 왠지 계속될 것 같습니다 .^^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8. 9. 19. 13:07




토마토새댁님께서 보내주신 책이 어제 저녁에 도착했습니다.
어린시절 명절날 사촌들 기다릴 때처럼 새댁, 설레어하며 이제나저제나 기다렸답니다.

'씨앗이랑 열매랑', '베이비 토크', 'Go Baby', '처음 만나는 우리아이 이유식' 이렇게 네 권입니다.
엄마들이 함께 삶과 고민을 나눈 책, 육아상담글을 모아둔 책, 하루 30분씩 아이에게 말걸기, 이유식 가이드... 모두 초보 엄마인 새댁에게 꼭 필요한 내용들이예요.
토마토님 손때묻은 책들.. 아이들 낙서도 표지에 있는 책들은 새책이 줄 수 없는 정겨움과 사연이 있는 것이기에 더 기뻤답니다.

토마토새댁님, 정말 감사해요~

엄마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새댁이
토마토새댁님같이 아이 셋을 정말 예쁘게 키워낸 선배님을 알게되고,
이렇게 책까지 받게되다니.. 제가 복이 많습니다.

더구나 블로그를 통해 맺어진 인연이니... 초보 블로거인 새댁, 이런 것이 블로그의 힘인가.. 신기하고 고맙습니다.
토마토새댁님을 알게해준 mepay님께도 감사드려요~!^^

                                                                         http://mepay.co.kr/329


제일 먼저 손에 잡은 책은 '씨앗이랑 열매랑' 입니다. 
2003년 1년동안 '씨앗이랑 열매랑'이라는 인터넷 까페를 통해 함께 육아와 삶의 고민을 나누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엄마들과 상담선생님의 글을 묶어 책으로 낸 것입니다.
특히 2003년 토마토새댁님의 글을 읽을 수 있는 재미가 더해져 있습니다. (슬픈 글도 있어서.. 새댁도 울컥 하였습니다.ㅠㅠ)
저도 엄마가 되고보니 아이뿐만 아니라 제 삶에 대한 고민도 참 많아지는데
신랑과 또 다르게 같은 처지(?)의 친구의 존재가 참 절실하더라구요...
이 책,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잘 읽고, 저도 누군가 힘들어하는 초보엄마를 만나게되면 
토마토님이 제게 보내준 것 같은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보낼 수 있는 이 땅의 멋진 엄마가 되도록 노력할께요.
문득 서로 모르는 사람들간에도 이렇게 따뜻한 마음 나누고 행복해질 수 있는데..
제가 주변 사람들과 이웃들에게 너무 무심한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됩ㄴ다.

새댁님, 초가을 따끈한 햇살에 고추가 잘 마르겠습니다.. 
이 고마움을 어찌 갚을지.. 멀리서 받고만 있네요. 
토마토님과 블로그 통해 만나면서 저도 님께 힘이 되어드릴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습니다.
오늘도 열공하랴, 하우스일하랴, 아이들과 얘기하랴 분주하실 새댁님, 항상 건강하셔요. 

 
* 토마토새댁님은 여러해 전에 신랑과 함께 귀농하셨고, 토마토 농사를 지으며 아이 셋을 참 건강하게 키우고 계십니다. 
'조롱조롱토마토새댁네'라는 블로그를 얼마전에 여셨어요.
삶, 배움, 육아, 농사.. 모두에 열정적인 이 멋진 분을 만나 보세요! ^^ 

 
                                                                                http://suyane.tistory.com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