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출판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12.04 내 인생의 그림책
  2. 2011.02.15 출판도시에 또! 가다^^ 7


우리 순이 어디 가니 - 10점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보리












첫아이 돌선물로 이 책을 받았다. 

그림책이라고는 보드북 두어권밖에 없었던 때라 어린 아기보다 내가 더 설레어하면서 책장을 펼쳤던 기억이 난다.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한장씩 책장을 넘기며 읽어주다가 그만 목이 콱 메어왔다. 

목소리가 이상해지고, 눈물을 자꾸 훔치고, 그러다가 우는 자신이 멋쩍어서 또 헤헤 웃는 엄마를 우리 꼬마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으려나..?  


책 내용은 전혀 슬픈 내용이 아니다. ^^

어린 여자아이 순이가 엄마를 따라 밭에서 일하시는 할아버지 아버지께 새참을 갖다드리러 가는 길에 

들쥐, 청개구리, 딱따구리 들을 만나는 것이다, '우리 순이 어디 가니?' 하고 묻는.

봄날 들판의 풍경이 너무나 따뜻하고 밝은 색감으로 그려져있고, 머리에 새참 광주리를 이고 멀리 걸어가시는 엄마의 뒷모습, 양은주전자를 들고 팔랑팔랑 따라가는 순이의 모습이 아련하고 고운 그림책이다. 


문제는 할머니.

그림책 표지에 그려진 할머니를 보고 깜짝 놀랐다. 우리 증조할머니랑 똑같이 생기셨다!

하얀 머리를 하나로 묶어 비녀로 쪽진 모습, 얼굴 모양.. 우리 증조할머니를 보고 그렸나? 싶을 만큼 똑같이 생긴 책속의 할머니를 보고 시작부터 나는 콧날이 시큰해져 버렸던 것이다.

어린시절에 나는 증조할머니 짝꿍이었다. 언니는 할머니 짝꿍, 오빠는 할아버지 짝꿍.. 함께 사시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많이 받으며 자랐던 어린시절이었다. 나는 증조할머니와 한 방을 썼다. 귀가 잘 안들리는 할머니를 위해 큰소리로 다른 식구들 말을 전해주는 통역사 노릇도 하고, 할머니가 살짝 챙겨주시는 사탕과 과자를 오물오물 받아먹으며 놀았다. 증조할머니는 내가 열네살때, 아흔여섯의 나이로 돌아가셨다. 자그마한 몸, 주름진 얼굴, 하얀 머리.. 말수가 거의 없으셨던, 하얀 치마저고리를 늘 입고계셨던, 나를 좋아해주셨던 다정하고 고운 증조할머니.


그림책이 주는 감동과 기쁨이 참 크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며 처음으로 알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림 한장으로 단박에 나를 유년시절로, 증조할머니와 함께 했던 추억속으로 데려가 주었던 책.

이 책에는 젊은 시절의 우리 엄마, 아빠의 모습도 들어있고, 새참이고 가는 엄마 뒤로 주전자를 들고 따라갔던 어린 시절의 내 모습도 들어있다. 

아마 그 시절의 나도 순이처럼 들판의 많은 자연들이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나는 그 소리를 듣는다. 다정한 목소리들, 잘있니, 욱아, 우리는 잘 있어, 손흔들듯 흔들리는 나뭇잎, 풀잎들, 먼 산 풍경에서 늘 듣는다.  





세월호 이야기 - 10점
한뼘작가들 지음/별숲



<내 인생의 그림책>이란 주제로 '엄마를 위한 그림책' 모임 엄마들과 함께 글을 쓰기로 하고,

무슨 책을 고를까.. 고민하다가 이 책을 보았다. 

그림책에도 숨결이 있다면 이 책의 숨결은 거칠다. 뜨거운 울음이 목구멍에 차있어서 '흑흑'하고 금방 터져나올 것 같은 그런 글과 그림의 모음집이다.

많은 사람들이 울었고, 지금도 울고있다. 오래도록 고통스럽게 남을 큰 아픔과 슬픔을 그림책 작가들이 어떻게 같이 지고 나가려고 하는지.. 애쓰는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책이었다.

'기억'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충 잊고 지나가자 하다가는 다시 반복될지 모르는 무서운 사건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 명 한 명.. 그 삶의 이야기가 너무 소중하기 때문이다. 

슈퍼집 착한 아들, 음악 좋아하는 아이, 구두 좋아하던 딸, 아들 만나러가던 엄마, 엄마아빠동생과 함께 이사가던 일곱살 어린 아이... 


한번 쭉 읽고나니 힘이 탁 풀려서 '내가 이 그림책을 다시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책꽂이에 꽂힌 다른 그림책들처럼 이 책도 이따금 한번씩, 그냥 뽑아서 다시 읽어보려고 한다. 꼭 그러고 싶다. 

아이들이 자라면 함께 읽기도 할 것이다. 작은 내가, 우리가 기억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을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슬플 사람, 아픈 사람을 마음으로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내가, 우리가 되고싶기 떄문이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여행하는 나무들2011. 2. 15. 18:31










아빠가 쉬는 주말, 온가족이 파주출판단지를 다시 한번 찾았다.
원래는 지난번에 같이 갔던 선배언니가 '탄탄스토리하우스' 공연장에서 주말에 한다는 '마술공연'을 보러가자고 해서 '그러자!'고 약속했던 것인데 언니네는 사정이 생겨 못가게 되었고 별일없던 우리 가족끼리만 단촐한 나들이에 나섰다.
지난번에 시간이 없어 못가봤던 곳들도 천천히 가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파주로 향하는 걸음이 즐거웠다.

딱 점심때에 도착한터라 '아시아출판정보센터' 1층에 있는 '다이닝 노을'이란 음식점에서 밥을 먹었다. 
스파게티 집이라 알고 갔는데 한식 메뉴도 있었다. 
넓은 창으로 햇빛이 따뜻하게 들어왔고,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운치있었다.
아주 싼 가격은 아니었지만(토마토스타게티 1만원) 큰 식당안은 한적하고 여유로워서 아이데리고 밥먹기에도 마음 편하고 좋았다.

쿠폰을 보면 눈이 번쩍 뜨이는 아줌마 욱, 지난번에 왔을 때 이 식당에서 주말에 2인 이상 식사 주문을 하면 쓸 수 있는 '치킨 엔칠라다' 쿠폰을 보고 언제 또 올진 모르지만 일단 챙겨두자.. 하고 지갑에 넣어두었는데 이번에 아주 요긴하게 잘 썼다. 
우리가 주문했던 두 종류의 식사보다 쿠폰 덕분에 먹은 이 요리가 훨씬 더 맛있었던 것이다.
연수는 식사 전에 주는 따뜻한 모닝빵에 딸기잼을 듬뿍 발라 먹는 것으로 행복하게 배를 채웠고, 후식으로 주는 커피도 맛있어서 우리는 '다이닝 노을'에서 또 밥먹을 건수를 만들어봐야겠다고 벼르며 돌아왔다.  
(쿠폰도 다시 한장 챙겨왔음은 물론이다~ㅎㅎ)











너무 맛있어서 몇개 먹고나서야 사진을 찍은 '치킨 엔칠라다'.
소스의 약간 매콤한 맛과 치즈와 고기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잘 어울렸다.
출판단지 안에서 내가 들렸던 곳 중에는 이 쿠폰이 두 군데에 비치되어 있었으니.. 
아시아출판정보센터 2층에 있는 헌책방 '보물섬'과 보리출판사가 운영하는 '보리 책놀이터'의 계산대 앞. ㅎㅎ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하시라~^.^;  











밥을 먹고 나와 넓은 아시아정보센터 안을 마구 뛰어다니는 연수를 따라 한번 더 찾아간 백창우.이태수 전시회.
아빠와 함께 온 덕분에 나는 지난번보다 더 여유있게 전시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전시장 한켠에 지난번에는 못보고 그냥 간 작은 공간이 있었다.
세밀화가 이태수씨의 작품들로 꾸며본 아이방이란다. 

아이들이 방에서 조금이라도 자연을 가깝게 느낄 수 있게 해주고파 한번 만들어보았다는 세밀화 띠벽지, 작은 원화그림액자들, 원목가구, 탈바가지같은 것들이 참 예뻤다.
생각해보면 연수 놀이방도 색깔이 참 화려하다.
알록달록한 원색의 플라스틱 장난감들이 가득하고, 인기 만화영화의 캐릭터가 큼직하게 그려진 것들도 많다.

좀 헐렁하게 비어있고, 나무결, 나무색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이런 방을 만들어줄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장처럼 도자기 화분과 그릇까지 다소곳하게 올려놓을 수야 없겠지만
색깔도 현란하고, 정신없이 어질러지기 일쑤인 장난감들을 좀 줄일줄 아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꼭 비싼 원목가구를 들여놓지 않아도, 좀 비우고 덜어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여유롭고 차분한 느낌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심심해서 그림도 좀 그리고, 책도 좀 보다가, 뒹굴뒹굴 아무거나 오리고 접고 만들어볼 수 있는 책상 하나, 걸상 하나만 있는 방.











계단을 오르내릴 수도 있고, 가끔 뛰어내릴 수도 있는 이층침대나 
혼자 들어가 숨어있을 수 있는 벽장같은 것이 있으면 더 좋겠지...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연수와 평화에게 그런 방을 만들어주는 꿈을 꾸어보았다.

독일에서는 저출산대책의 하나로 만6세 이하 아이는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쿵쿵거려도 괜찮게 소음규제를 완전히 풀었다던데
아이가 조금만 뛰어도 아래층의 항의를 걱정해야하는 우리네 공동주택 문화에서 
우리집 사내아이들은 어찌 지내야할지... 생각하면 걱정이지만
밖에서 있는 힘껏 많이 뛰어놀아 힘을 뺀 다음에 집안에서는 좀 차분하게 책읽고, 그림그리고 놀게 되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집에서는 그저 숨바꼭질 정도나 할 수있게 작은 집이라도 아기자기한 비밀공간을 많이 만들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












정보센터 대각선 건너편에는 비룡소 북아울렛 '까멜레옹'이 있었다.
비룡소 그림책 중에도 연수가 좋아하는 책이 많다.
입구에는 우리가 지난 여름에 재밌게 봤던 '파도야 놀자' 그림이 큰 걸개로 걸려있었다.
다시 더운 날이 와서.. 바다에 저렇게 뛰어들고 싶다.












아빠랑 앉아서 '신기한 스쿨버스'를 보는 연수.
친척이 물려준 그림책들 속에 우연히 저 시리즈가 두 권 들어있었다.
너무 큰 형아들이 보는 책인 것 같아 안읽어주고 있었는데 어느날부턴가 연수가 자꾸 들고와서 읽어달라고 조르기에 큰 글자들만 읽어줬더니 너무 좋아했다.
어려운 내용이 잘 이해도 되지 않을텐데 그저 버스를 타고 우주를 날아다니고, 전기줄과 가전제품들 속에 들어갔다 나왔다하는 얘기들이 재미있어서 그런지 꼼짝도 않고 앉아 참 잘도 듣는다.
덕분에 과학에 약한 엄마도 새삼 과학공부를 많이 했다.(만화책이라 술술 잘 읽힌다~ㅋ 옛날에 학교다닐때 이런걸 봤어야했는데..ㅎ)
날이 갈수록 자꾸만 어려운 질문을 하는 연수에게 잘 대답해주기 위해서는 연수보다 엄마에게 이 시리즈가 필요할듯.
(연수야, '왜 추우면 물이 얼어?' 같은 질문은 공대나오신 아빠에게 해다오.. --;;;)

암튼 '신기한 스쿨버스'는 정말 재미있는 그림책인데, 이번에 가서 보니 '베이비'와 '주니어'판도 있었다. 
하지만 같은 작가들의 글, 그림이라 해도 베이비, 주니어 판보다는 초중학생용 책이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작은 글씨들이야 나중에 연수가 초등학생이 된 뒤에 저 혼자 읽어도 될 것이니, 여섯살쯤되면 아예 초중학생용을 구입해서 큰글씨만 읽어주면서 함께 보는게 나을 것 같다.











'까멜레옹'에서는 비룡소에서 나온 새책을 50%(출간된지 1년 이상된 구간도서, 비치된 도서들은 거의 대부분 50%가 된다)의 가격에 살 수 있었다.
책을 보고, 또 사가는 부모님들과 아이들로 무척 북적북적했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보리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보리 책놀이터'.
보리출판사는 '보리 아기 세밀화', '도토리 계절그림책', '개똥이 그림책' 등 연수가 태어나서 지금껏 제일로 많이 보고, 참 좋아하는 그림책들을 만들어준 고마운 출판사다.
변산공동체를 일구고 있는 분들이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좋은 세상도 만들고, 그런 꿈과 이야기들을 담은 어린이책도 만들어보자 해서 같이 기획하고, 글도 쓰는 출판사라고 알고있어
내 아이가 자라는 시절에 이런 출판사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이렇게 좋은 책을 읽으면서 자랄 수 있어 참 고맙다, 든든하다... 늘 생각하게 되는 곳이다.











보리책놀이터로 내려가는 계단 옆에 자란 길다란 담쟁이 덩굴.
햇볕 좋은 그 벽에 마냥 기대앉아 해바라기 하고싶어지게 하던 계단.











숲이나 산에서 주울 수 있는 동물 똥, 동물 흔적들을 모아놓은 작은 전시대.
초등학생쯤 돼보이던 형아가 나와 연수에게 열심히 설명해주었다.
'저건 토끼똥이고요, 이건 청설모가 먹다남긴 잣이예요. 또 저건... '
보리책놀이터에서도 그렇고, 출판단지내 여러 문화공간들에서 아이들과 엄마아빠가 함께 할 수 있는 '자연체험.자연놀이'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었다. 연수가 조금 더 크면 그런 프로그램들을 찾아 주말에 재미있게 해볼 수 있겠지.. 기대된다. ^^












그러나 아직 네살배기인 연수에게 요즘 가장 관심있는 일은... 뛰어내리기.
어디서든 뛴다.
여기서도 뛰고...










저기서도 뛰고...









착지! ^^;










책놀이터에 넓게 펼쳐진 공연장.
공연이 없을 때는 아이들이 편하게 앉아 책도 읽고, 연수같이 어린 녀석들은 맘껏 뛰고 굴러도 아무도 눈치주는 사람이 없는 신나는 공간. 그야말로 '책+놀이터'다. ^^












"아빠, 이쪽에 앉아~" 연수의 요청에 뻘쭘하게 공연장에 앉아보신 연수아부지. ^^ 노래라도 한곡~~!












보리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닐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내가 본 책들은 다 참 좋았다.
아이들 책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어른들'이 보면 좋을 책도 많이 나와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중에 두권, 임길택 선생님이 쓴 <나는 우는 것들을 사랑합니다>와 윤구병 선생님의 <변산공동체학교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란 책을 샀다.

임길택 선생님의 책은 예전부터 제목을 볼 때마다 마음이 뜨끔해지곤 했다. 
우는 것들을 사랑한다니... 아이가 울면 갓난아이 시절에는 어쩔 줄 몰라 그만 함께 울고싶었던 초보엄마였고, 조금 큰 뒤에는 '울음=떼'라는 생각에 화나 짜증부터 나기 일쑤인 내게 '우는 것들을 사랑한다'는 선생님은 도저히 이를 수 없는 어떤 경지에 오른 분같이 보였다. 
 
'나는 누가 울 때, 왜 우는지 궁금합니다.
아이가 울 땐 더욱 그렇습니다.
아이를 울게 하는 것처럼 나쁜 일이 이 세상엔 없을 거라 여깁니다.
짐승이나 나무, 풀 같은 것들이 우는 까닭도 알고 싶은데,
만일 그 날이 나에게 온다면, 나는 부끄러움도 잊고 덩실덩실 춤을 출 것입니다. 
나는 우는 것들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아직 시가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그 우는 것들의 동무가 되어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다만 한 가지, 글을 읽을 줄 아는 이라면 아이, 어른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쓰려 합니다' 

- 임길택 시집 <할아버지 요강>(보리, 1995년)에서 따온 책 표지글.
 
1997년에 세상을 떠난 임길택 선생님의 글을 읽다보니 마음이 아프면서도 따뜻해져왔다.
이런 분이 계셨구나.. 아이들 마음을 이렇게 보살피는 분이. 자신이 만난 모든 아이들, 그중에서도 특히 약하고 힘든 아이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셨던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내게 찾아온 내 아이들, 나는 이 아이들에게 만이라도 좋은 엄마, 좋은 어른이 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보리책놀이터에서 나는 그런 생각을 가만가만 다짐했다.











내가 여기 앉아 1000원받고 머그잔에 가득 담아주는 맛있는 유기농커피(다방커피도 차별없이 천원이다^^)를 마시며 책을 읽고 있는 동안,
아빠와 연수는 놀이터 밖 계단도 뛰어다니고 놀이터 안에 들어와 둘이 그림책도 재밌게 보았다.











책방 나들이는 엄마에게는 모처럼 혼자 앉아 마음편히 쉴 수 있는 여유를 주었다.
아빠에 목마른 아이는 저와 계속 함께 뛰어다니고, 붙어앉아 그림책도 읽어주는 아빠의 향기를 흠뻑 마시며 맘껏 놀았다.
아빠도 다른 곳보다 덜 북적대고, 아이와 놀 거리도 많은 출판단지 나들이가 참 좋았다고 한다. 
   
아이들은 누구나 책 읽어주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내가 만난 아이들중에 책 읽어주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는 없었다.
어른이 피곤하거나 귀찮아서, 혹은 어색하고 쑥스러워서 잘 안 읽어줘서 그렇지
아이들은 어른과 함께 그림책을 보며 흥미로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가, 쫑알쫑알 제 이야기도 하다가, 또 다시 같이 보고 듣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아이가 책읽다가 하는 말을 귀담아 들어주고, 질문에는 성심껏 대답도 하고 그러면서 함께 책을 읽으면 아이도 책에 참 귀를 잘 기울인다. 그리고 책을 덮은 후에는 그 내용으로 재미있는 저만의 놀이들을 만든다. 
책의 세계는 그래서 풍성하고, 따뜻한 소통과 공감의 터전이 된다.  

책을 읽으며 아이와 마음도 나누고, 체온도 나누고.. 널찍한 곳에서 마음껏 뛰어놀기에도 참 좋은 곳.
파주출판도시였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