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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29 똑순이의 살개비 24
umma! 자란다2009. 1. 29. 11:31


'살개비'란게 있답니다.
똑순이의 외증조할머니인 제 할머니의 말씀에 따르면...
아가들이 한번 많이 아프고 나면 뭔가 한가지씩 재주를 새로 배우게 되는데
그걸 두고 '살개비한다'고 말한대요~^^
우리 할머니는 강원도 (강릉 옆) 주문진 향호리가 고향이시고,
경포호수가 멀지않은 제 고향마을 모솔로 시집오셔서 내내 사셨으니
저 말은 아마도 이 동네의 오랜 방언같습니다.

똑순이가 요 살개비를 거하게 했습니다.
얼마전에 모세기관지염을 심하게 앓고 나더니
갑자기 뭔가를 붙잡고 일어서기 시작했어요!
^^





아직도 잔기침이 남아 콜록콜록 하던 녀석이 슥슥슥 배밀이로 기어가서 끙~ 힘을 주더니
자기 장난감인 아기체육관을 붙잡고 슥 일어나 무릎으로 앉았습니다.
2, 3일 그러고 놀기를 반복하더니 어느 순간 다시 끙~ 하며 휙 일어서 버렸습니다.
아~~ 얼마나 놀랍던지요..!

자기도 신기한지 두리번거리다 엄마아빠와 눈이 마주치자 자랑스럽게 헤벌쭉~ 웃어주었습니다.
그 웃음이 어찌나 장하고 예쁜지....
자식이 자라는걸 지켜보는 엄마아빠 마음이 이런 거구나 실감했습니다.
똑순이가 커서 대학에 들어가도 이만큼 기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아직 안보내봐서 잘 모르겠지만요..^^;)




+ 이 장난감 이름이 왜 '아기체육관'인지 똑순이가 붙잡고 일어서게 된 뒤에야 알았습니다.
그전에는 피아노 건반같은 건반을 눌러 음악만 들었거든요. 지금은.. 잡고 일어서고 넘어오고 일어서서 붙잡고 흔들고...
똑순이, 체조선수마냥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지치지도 않는지 체육관옆을 한동안 떠나질 않았답니다. ^^ 



그런데 이런 감격의 순간을 연출한후 똑순이는 균형을 잃고 바로 바닥에 쿵! 하고 넘어져
엥~~~~~ 온 동네가 떠나가게 울었습니다.
그래도 어찌나 대견한지 우는 아이를 안고 새댁,
'아구 잘했다~ 장하네 우리 아기~' 하고 칭찬하며 연신 웃었답니다.
써놓고보니 무지 팔불출같네요~^^;;;;
부모들은 정말 다 고슴고치 기질이 있나봅니다..



그 날 이후로 똑순이는 뭐든지 붙잡고 일어서려고 아주 낑낑 난립니다.
밥상, 소파, 엄마 다리.. 점점더 난이도를 높여가며 도전하고, 넘어지고, 울고, 성공하면 씩~ 웃고의 반복입니다.^^;




+ 상위의 모든 것들이 똑순이의 손길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모두 점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상위에도 똑순이 장난감만 남게 되었지요...^^;



 

+ 양말들은 날아다니고, 장난감 블록통은 뒤집어져도..  똑순아, 무럭무럭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


이번에 살개비를 제대로 한 똑순이, 다음엔 또 뭘 보여줄지 기대만발(살짝 두렵기도ㅠ) 입니다. 
하루하루 아이가 자라는만큼 엄마의 마음도 쑥쑥 함께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