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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0 친구 오는 날 8
umma! 자란다2009. 9. 10. 21:45








아침부터 아빠랑 목욕하고 예쁜 옷으로 갈아입은 똑순이,
거실에서 책을 읽으며 친구를 기다립니다.

오늘은 멀리 사는 친구가 놀러오는 날입니다.
실은 엄마 친구인데 그 친구에게 똑순이랑 생일이 5일 차이나는 딸이 있습니다.
흠흠. 그러니 오늘은 똑순이에게 드문 '여자친구'가 그 엄마를 따라 우리집에 놀러오는 날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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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랗고 큰 눈, 포동포동한 몸집이 너무 귀여운 친구, 크이짱이 도착했습니다! ^^
우리집에 들어올 때는 예쁜 주황색 원피스를 입고 왔는데 밥먹고 노느라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에야 
아줌마가 카메라를 꺼냈습니다. 그 모습을 사진으로 못 남겨놔서 아쉬워요~
아무래도 아들만 키우다보니 딸키우는 엄마들이 예쁜 원피스 입히고, 예쁜 레이스양말 신겨 데리고나온 모습을 보면 
참 부럽습니다.
아쉬운데로 똑순이를 좀 더 이쁘게 꾸밀까봐요~^^;;

 






'크이짱, 너 이거 볼래?'
아니.. 이 녀석, 어디서 엄마껄 들고와서 여자친구에게 주나 싶어 깜짝 놀랐는데
알고보니 크이짱 엄마 가방에서 꺼낸 것이었습니다. ^^;;








둘이 아주 진지합니다.
똑순이가 화장품(?)을 손에 바르는 시늉을 하자 크이짱이 주의깊게 봐주고 있습니다.
음... 똑순아, 입가에 밥풀 못 떼줘서 미안하다.








둘이 소파에 나란히 앉혀놓고 사진찍기, 겨우 성공~!
이제막 15개월을 지난 두 녀석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어찌나 열심히 움직이는지
같이 사진찍기가 쉽지 않았어요.

이 아이들이 많이 커서.. 그때도 둘이 친구라면 이 사진을 보고 많이 웃겠지요? ^^









사실 엄마들끼리도 얼굴은 이 날 처음 본 것이었습니다.
크이짱의 엄마인 YD님과 친구가 된 것은 이 블로그를 통해서였어요.

비슷한 시기에 엄마가 된 두 여자가 블로그와 메일을 통해 아기 이야기, 사는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결혼과 육아와 삼십대 초반의 삶을 헤쳐가며 느끼는 고민들이 참 많이 닮아서 '내 것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친구가 됐어요. 
마치 새학년올라가 새친구를 사귄 소녀들처럼 즐거웠습니다. ^^

봄부터 얼굴 한번 보자.. 했던 것이 9월, 초가을의 문턱에서야 겨우 만났어요.
오랜 친구들처럼 허물없이 얘기하고, 밥먹고, 애기들보며 웃다보니 금새 헤어져야 했습니다. 
전세대란이라는 이 가을에 집이사로 고민하는 것까지 어쩜 똑같냐며
대한민국에서 첫아이키우며 정신없이 사는 초보엄마들의 한숨과 행복과 걱정근심을 두서없이 풀어놓던 수다를 접고
커다란 애기 기저귀 가방을 챙겨 친구는 일어섰습니다.

짧은 만남이어서 더 아쉽고, 다음을 기약하는 마음이 짠합니다.
다행히 우리는 깜빡하는 건망증도 비슷하여
친구가 두고간 아기 보온밥통을 핑계삼아 다시 만날 날을 열심히 잡아볼 것 같습니다.

  
 






'크이짱, 잘 가~ 다음에 또 재밌게 놀자!'

우리들도, 아이들도 서로에게 좋은 친구들로 함께 자랄 수 있기를 빕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