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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22 평화 22
umma! 자란다2011. 6. 22. 10:39







평화와 집에 왔습니다.
6일만인 일요일에 돌아왔어요.
평화는 잘 먹고, 조용하기만 하면 잘 잡니다.   

태어난지 7일만인 엊그제 배꼽이 떨어졌어요.
8일째인 어제는 할머니와 함께 목욕을 하고나서 보니 머리에 딱 붙어있던 귀도 살짝 펴지고 있었어요.
매순간이 신기합니다.
연수 때는 참 어리둥절한채로 정신없이 지나갔던 것만 같은데
평화는 둘째라 그런가 신생아의 첫 날들을 더 천천히 음미하면서 보내게 되는 것 같아요.








평화가 제일로 많이 닮은 것은 개구장이 형아 연수고요,
처음 태어났을때는 딱 어릴적 제 모습을 보는것 같아서 친정엄마도 '너랑 똑같이 생겼다'고 하셨어요.
얼굴 윤곽은 약간 네모난 것이 아빠랑 닮았어요.
연수는 턱이 뾰족한 세모 얼굴이어서 태어났을때 얼굴 모양은 저랑 많이 닮고 눈코입은 아빠랑 많이 닮았었는데 평화는 반대예요.









모유수유를 새롭게 시작하는 일, 수술 후 몸의 불편함들을 견디는 일.. 모두 힘이 들지만
그래도 평화가 건강하게 태어나준 것만 생각하면 고마워서 힘들다는 생각 거의 않고 지내고 있습니다. 
 
평화를 낳을때 유도분만을 위해 촉진제를 맞았어요.
약한 진통이 살짝씩 느껴질 무렵, 태아심박동을 체크하는 기계를 본 간호사들이 깜짝 놀라서 저에게 산소호흡기를 꽂아주었습니다.
저는 그다지 힘들지 않았는데, 평화는 배속에서 규칙적인 자궁수축에 따라
심장박동도 깊은 곡선 그래프를 그리며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예정일이 지나면서 양수 양이 많이 줄어있었는데 아무래도 그 때문에 아기가 충격을 너무 크게 받는 것 같다고,
이대로는 정상적인 분만 과정을 아기가 견디지 못할 것 같으니 아무래도 수술을 해야겠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을 들었습니다.

평화에게 정말 미안했어요.
자연분만을 하고 싶다는 엄마의 욕심의 너무 과한 것이었나.. 싶었습니다.
평화 스스로 나오겠다고 하는 때를 끝까지 기다려주지 못한 것도 미안했고,
인위적인 수축을 견딜 수 없을만큼 약한 아이인데 엄마 마음만 앞서서 약물을 쓴 것도 정말 미안하고 무서웠어요.

유도분만을 하기로 되어있던 화요일 아침까지
저는 마지막까지 자연진통이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을 접지 못하고 무리하다싶게 운동을 했습니다.
아이가 힘들 거라는 생각은 못했어요.
내 몸이 견딜만하니까, 그리고 힘이 들어야 진통이 올 것만 같은 생각에
새벽에 잠이 깨자 어두운 아파트 단지를 몇바퀴나 돌며 진통을 만들려고 애쓰기도 했어요.

그래서 유도분만을 하러 병원에 갔을때는 제 몸도 참 피곤한 상태였어요.
그러니 평화도 많이 힘들었겠지요.
그 밤에 잠을 푹 자고 잘 쉬었다고해서 유도분만을 잘 할 수 있었을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내 잘못인 것만 같아 미안하고, 또 미안했습니다.

무리하지말자... 무리하지말자...
내 욕심을 앞세우지 말자.
평화를 얻으면서 내내 이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바로 수술을 해서 아이를 꺼내보니
자궁안에서 태변을 많이 싼 상태였다고 해요.  
피부에 태변 착색정도도 심한 편이라 바로 피검사를 했는데 다행히 결과는 괜찮다고 나왔습니다. 
태변을 조금 먹기도 했는데 다 잘 토했다고 합니다. 









평화가 건강하게 잘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습니다. 
젖을 참 잘 빨고, 엄마 젖이 아직 많이 돌지 않을텐데도 젖을 먹고나면 힘이 들어서인지 곤히 잠에 빠져드는 평화.
밤에도 서너시간씩 잘 자고, 쉬야도 똥도 잘 싸주는 것이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기저귀 갈때나 옷 갈아입힐때, 배가 고플때 참 서럽게 우는데 
그 모습을 보면 애처롭고 걱정스러워 마음이 아픕니다. 
앙앙 크게 울떄도 있지만 주로는 훌쩍훌쩍 서럽게 흐느끼는데 그 모습도 연수때는 잘 못봤던 모습같아 
측은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합니다. 

이 아이와 함께 할 앞으로의 날들이 기대되고 기다려집니다.
집에 돌아와서 오른쪽에는 평화, 왼쪽에는 연수를 눕혀놓고 썌근쌔근 잠든 아이들의 숨소리를 듣고 있을때,
내가 조금이라도 뒤척하면 평화도 '끙~', 연수도 '크으~'하고 엄마의 작은 기척에도 반응하는 아이들과 함께 있을때 
온 집이 그득 찬 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내 작은 품이 아주 커진 것 같기도 하고, 그 안에서 울고 웃으며 자라는 아이들이 고맙고 좋아서 마음이 뻐근합니다.

함께 기다려주시고 많이 축하해주신 블로그이웃님들... 모두 감사해요.
병원에 있는동안 매일 남편의 아이폰으로 댓글을 확인하는게 참 큰 힘이 됐어요.
평화와 연수와 함께... 이제 더 건강하고 씩씩한 모습으로 살아갈께요.
^^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