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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0.22 바다에 가기 딱 좋은 날 2
여행하는 나무들2012. 10. 22. 18:45
아침부터 비가 올듯말듯 하늘이 흐렸다.
비예보가 있어서 언제고 오겠지 했지만 해도 났다가 비가 한두방울 뿌리기도 했다가 아주 오락가락이었다.

오늘은 월정리에 내려와 살고있는 내친구 깨봉이 일을 쉬는 날이어서 연수를 데리고 낚시를 가주기로했다.
연수는 아침부터 낚시하러 언제 가냐고 묻고 또 물으며 기다렸다.
어제 마을방송으로 오눌 아침 일찍 해녀분들이 함께 '입어'를 할거라고 알려주길래 보고싶어 찾아갔다. 좀 늦어서 아쉽게 물에 들어가시는 모습은 못보고 먼발치서 바다위에 떠있는 주홍색 부표들만 보았다.
연수는 그림책에서만 보았던 바다생물들-갯강구, 따개비, 거북손, 집게, 고동 등등을 직접 보고 만져보며 신나게 현무암위를 누비고다녔다.
점심먹고 오후에 드디어 고대하던 낚시를 갔다.
비가 오락가락하는데 낚시갈수 있겠냐고 연수에게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응! 할수있어! 바다에 가기에 딱 좋은 날씨야!" ^^
그래, 그렇지. 오늘, 지금이 언제나 제일 좋은 때이지.

무서워도않고 미끼로쓸 지렁이를 손가락으로 잡아 삼촌에게 건네주는 아이가 신기했다.
월정리 바다는 정말 맑다. 발앞의 바다는 하얗고 고운 모래위에 그야말로 투명한 물빛니고 조금 고개를 들고 바라보면 에메랄드빛이다. 이 바다는 꿈같다.
깨봉과 연수는 첫 낚시에 작고 예쁜 물고기 한마리를 잡았다. 그 녀석을 작아서 놓아준 뒤로는 내내 한마리도 못잡았다. ㅎㅎ 똑똑한 물고기들한테 지렁이 한통을 바치고 나서는 포기하고 조개를 주우러 물에 뛰어들어 둘이 신나게 바다를 뛰어다녔다.
아이를 낳아서 내가 아이에게 해주고싶었던 것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
맑고 아름다운 바다속을 마음껏 뛰어다니며 노는 것..
이런 생각을 하고있는데 후둑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연수가 외쳤다. "엄마, 바다에 비가 와!!"
바다에 비가 오고있었다. 바다위로 일제히 촘촘하게 떨어지는 빗방울들.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연수도 나도 오래 기억할수있었으면 좋겠다.

달물에 돌아와 더운물로 아이들 씻기고 포도랑 두유랑 과자를 좀먹고나자 둘다 늦은 낮잠같은 밤잠에 빠져버렸다.
지금은 비바람이 많이 분다. 작은 우리방은 다행히 따뜻하고 아늑하다.
나는 이제 달물서주는 저녁을 먹으러간다. 음식솜씨좋은 수지씨가 끓여준 된장찌개. ^^

저녁먹고 달물에 묵는 게스트들의 올레길 여행이야기를 잠시 듣다 돌아와보니 연호 혼자 잠이 깨서 여행가방을 뒤적이며 놀고있었다. 우리방이 밥먹은 휴게실 바로 옆이라 애들이 울면 소리가 들리는데 아무 소리도 못듣고 연호도 운 흔적은 없는것 같았지만 연호 혼자 잠든 형아만 옆에 있고 엄마가 없는 방에서 무서웠을 것을 생각하니 너무 미안했다.
달물의 이모삼촌, 깨봉 삼촌해서 모두 연호를 많이 예뻐하고 연호가 잘먹고 잘놀아주어서 정말 고맙다. 형아가 바다에서 놀때면 뛰어다니는 아야 구경도 하다가 저도 물에 발도 담궈보고하며 엄마와 함께하는 먼여행을 잘 지내주고있는 내 어린 아기.. 고맙다. 고맙다. 미안하다. 앞으론 너 잘때 엄마가 꼭 가까이서 귀잘 기울이고 있을께. 금새 또 순하게 잠든 연호야, 잘 자렴.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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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