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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19 연제의 백일 10
umma! 자란다2013. 6. 19. 00:55





연제가 태어난지 어느새 백일하고도 8일이 되었다.

웃는 연제 사진 보고있으니 나도 웃음이 난다. ^^

연제는 늘 그렇다. 

연제를 쳐다보면 언제나 좋다. 연제도 엄마가 저를 바라보면 언제나 좋다. 

이 아이와 나에게 한번뿐인 지금 이 순간이 이렇게 다정하고 행복한 것이어서 좋고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은 이 시절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을 

이미 형들을 키워보아서 알고있는 엄마인지라 더 아쉽고 애틋하다. 









연제의 백일은 상주 시댁에 내려가서 했다.

혼자서 아이 셋데리고 막내 백일상까지 차리려면 내가 너무 고생할까봐

시어머니께서 시댁에서 백일을 지내자고 불러주셨다. 

어머님이 나물이며 떡이며 정성껏 다 준비해주시고 나는 아이들 데리고 그저 내려가서 차려주신 상을 받기만했다.

죄송하고 감사했다..


백일하는 날 아침, 어머니는 삼신상을 따로 차려 연제 앞에 놓아주시고 

'우리 연제 건강하게 잘 크게 보살펴주십시요..'하고 두 손을 모으셨다. 

연수 백일에 갈현동 신혼집 베란다에 삼신상 가져다놓고 어머니가 혼자 가서 빌고오라 하셔서 뭔지 모르지만 머리 깊이 숙여 빌었던 일,  

연호 백일에는 새벽 일찍 잠든 연호 머리맡에 삼신상을 차려놓고 혼자 오래 빌었던 생각이 났다.

그리 먼 일도 아닌 것 같은데 어느새 그때의 연수, 연호와 꼭 닮은 연제가 우리 곁에 와있다.

나도 마음속으로 삼신할머니와 조왕신과 우리를 지켜주는 많은 신들께 

부디 나의 막내아이가 건강하게 무탈하게 잘 크도록 보살펴보달라고 빌며 삼신상에 차렸던 미역국에 밥을 꾹꾹 말아 말끔하게 다 먹었다. 









할머니가 며칠전부터 고민하고 준비하셔서 여러가지 전에, 갈비찜에, 갖은 과일과 떡을 올려 차려주신 백일상.

연제야, 나중에 사진보면 할머니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렴. 할머니 꼭 안아드리면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가족사진을 찍었는데... 아고, 그만 우리 큰아들이 빠졌네~^^;;

동생들 데리고 슈퍼가셨던 할아버지를 찾으러 사촌형아와 밖에 나갔다가 그만 할아버지와 길이 엇갈렸다. 

아쉽지만 우선 한 장 찍고...









연수 들어온 뒤에 우리 식구끼리도 기념사진 찍었다. ^^

와... 우리 식구 많~~다. 다같이 사진 한번 찍기도 쉽지 않네~~ㅎㅎ









할아버지와 연제.

나는 연제가 할아버지를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음.. 아닌가? ^^; 

할아버지의 아기 시절이 연제와 비슷했을지도 모른다. 

우리 아버님도 돌아가신 할머니의 셋째 아들이시다. 셋째... 참 예쁘다.








진외가의 증조할머니와 연제.

아이들이 꼬꼬할머니라 부르는 청상의 시외할머니.

우리 아이들에겐 증조할머니가 세 분 계신데, 막둥이 연제는 지금까지 두 분의 증조할머니를 뵈었다.

대구에 계신 나의 외할머니도 뵈러가야할텐데.. 할머니, 건강하세요. 연제까지 데리고 얼른 찾아뵐께요. 


모두 팔순을 훌쩍 넘기신 증조할머니께 연제는 열번째, 열세번째, 그리고 열한번째 증손주..

손가락을 꼽아가며 세어보니 그렇다. 많구나..

평생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아이들과 이제 또 그 다음 세대 아이들까지 안고 얼러주시는 저 무릎이, 저 손길이 보통 손길이랴..

백일에 먼길을 내려가 어른들을 뵙고 오면서 아이에게 이 손길들을 느끼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 더없이 고마웠다.

깊고 따뜻한 품.. 

이제는 많이 약해지신 그 어른들의 품에서 어린 생명에게 보내주시는 지극한 정을 받고

아가의 곱고 따뜻한 기운을 어른들께 전해드릴 수 있어 참 좋다. 









이모할머니 품에 안겨 연제도 아빠가 어릴때 뛰어놀던 청상 진외가의 시골길을 걸어보았다.

이만큼만해도 다 큰 것 같다. ^^

사실 연제는 그전부터 우리 가족들과 계속 같이 살아온 것처럼, 늘 있는듯 없는듯 우리들속에 가만히 들어와있는 아이다.

잘 자고, 잘 먹고, 잘 웃으면서 순하게 커주는 아이.. 

무슨 이런 신통방통한 아가가 다 있어요.. 하고 동네방네 자랑이라도 하고싶은 아이. 

'나도 이런 아가를 낳을 수 있다구~~~~! ^0^'하고 어디 좀 광고라도 크게 해야하는데 그만 엄마가 바빠서 

블로그에도 어쩌다 겨우 한번 등장하니 이것 참..^^;; 










고맙다, 연제야.

백일동안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서 정말 고마워..

지난 백일 지나오며 '연제가 엄마를 살려주는구나..' 생각한 적이 수도 없이 많았단다. 

네가 엄마에게 찾아온 날부터 지금까지 사실 매일이 그랬지... 

네가 있어 참 행복했고, 너와 함께 엄마가 하고싶은 일, 가고싶은 곳도 모두 참 씩씩하게 잘 다니고 해왔지.

네 이름에 '구할 제'자를 쓸 때, 

너를 건강하게 자연출산으로 낳고 네가 엄마를 구해주었고, 너 스스로도 구했다는 생각에 '제'자가 더욱 엄마 마음에 와닿았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도 이름처럼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랐고, 

무엇보다 너 자신을 구할 수 있기를, 그런 지혜롭고 굳건한 사람이 되기를 빌고 있단다.


연제야, 나의 사랑하는 아가야.

우리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행복하게 지내자.

고맙다.. 고맙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