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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24 겨울, 놀이동산에 가다 16
여행하는 나무들2011. 1. 24. 16:28








+ 오랫만에 가족사진이 생겼다. 과천 서울랜드 안에 있는 '윈터하우스'.
겨울을 테마로 한 어느 예술대학 디자인과 학생들의 졸업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종이로 만든  작은 집과 크리스마스트리, 귀여운 소품들이 많았고, 귀여운 토끼와 함께 도우미학생분이 사진도 찍어 주었다. ^^ 





모처럼 포근했던 토요일, 세 식구가 오랫만에 바깥나들이를 했다.
오전에는 연수 치과와 엄마 산부인과 진찰을 받고, 오후에는 지인의 돌잔치에 참석하려고 신나게 관악구로 건너갔다.
그런데... 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서야 알았다. 돌잔치가 그 날이 아니라 다음날이라는 것을...--;;;

오후 햇살은 눈부셨고, 오랜 한파 뒤라 그런지 이렇게 따뜻한(?) 날에 그냥 집에 들어가면 안 될 것만 같았다.
과천으로 차를 돌렸다.
대공원에 가면 눈썰매장도 있을꺼야... 연수야, 우리 눈썰매타러 갈까? 좋아!










대공원 입구에서 코끼리 열차를 타고 서울랜드로 향했다.
눈쌓인 숲들을 지나치며 천천히 달리는 겨울의 코끼리 열차가 참 좋았다.  아주 오래전, 처녀적에 친구들과 동물원에 놀러왔을 때 타보고는 처음이다. 연수도 코끼리 열차를 무척 좋아했다. 멀어져가는 코끼리열차를 아쉬운 듯 오래오래 바라보았고, 다음에 또 타러 오자고 여러번 얘기했다.
아직 어린 연수에게는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했던 서울랜드 안의 다른 어떤 놀이기구들보다 편도에 800원하는 코끼리 열차가 가장 재미있고,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한산하던 대공원 입구와는 달리 서울랜드 안은 어딜 가나 아이들과 부모님들로 북적북적... 
목표했던 눈썰매는 인파에 묻혀 천신만고끝에 겨우 한 번 탈 수 있었다. ㅎㅎ
두꺼운 옷으로 중무장하고, 베낭과 손가방에 먹을것, 놀것들을 잔뜩 들고있는 부모님들을 보니 겨울 하루를 놀이동산에서 보내기위해서는 얼마나 준비가 많이 필요한지 알 수 있었다.  
예정에 없던 놀이공원행이라 아주 준비도 없었던 우리는 여러가지로 당황하고 허둥거려야했지만 그래도 오랫만의 겨울 나들이는 즐거웠다. 
 









연수는 작은 아기들만 탈 수 있는 '미니 바이킹'도 한번 탔다.
저 작은 배에 연수를 혼자 태우며 남편과 나는 얼마나 마음을 졸였던지. ^^;; 
기구를 작동시키는 도우미 분의 도움만 받으며 혼자 배에 오르는 연수를 지켜보는데 어디 멀리 혼자 보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마음이 뭉클해졌다. 연수에게 거듭 "혼자 탈 수 있겠어? 정말 괜찮겠어?"하고 물으며 계단 위까지 조심조심 손잡아 올려주던 남편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으리라.  
부모들이 이다지도 마음이 여리니 어디 연수를 어린이집이라도 보내겠나.. 싶어 혼자 웃었다.
아마 우리는 연수가 커서 혼자 가방메고 초등학교 정문으로 뛰어들어가기라도 하는 날에는 둘이서 교문밖에서 손붙잡고 울지 싶다. ^^:;

반면에 김연수는.... 너무 재밌어했다.
바이킹이 움직이는 1분 30초동안 내내 소리도 지르고 깔깔 웃었다.
'엄마아빠, 걱정마, 안심해. 난 아주 잘 놀 수 있어~!' 엄마아빠 마음을 다독여주기라도 하려는듯..^^;;;
동영상 파일이 용량초과라 여기 올릴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ㅜ












햇볕이 포근했다 해도 영하의 기온속에 구두를 신고, 스타킹에 정장치마 차림으로 두어시간을 밖에서 돌아다니자니 임신 6개월의 엄마는 무척 힘이 들었다. 
집에 돌아와서는 다리가 얼얼해서 이틀쯤 고생했다. 펄펄한 네살배기 아들을 따라다니며 커버하느라 아빠도 무척 고생했다. 
그러나 놀이공원 안을 내내 뛰어다니고, 얼음 위를 미끄러지며 모처럼 원없이 바깥놀이를 하고온 연수는 저녁밥도 정말 많이 먹고, 초저녁부터 깊고 단잠을 밤새 잘 잤다. 
다음 날에도 눈 오는 장례식장 마당을 내내 들락거리며 뛰어놀았는데 추위가 무서워 집안에서만 지낼때는 흔히 부리던 짜증한 번 없이 잘 웃고 잘 먹고 잘 잤다. 역시 아이들은 겨울에도 밖에서 뛰어놀며 커야하는구나.... 절감했다.

그러니.. 엄마는 더 강해져야하리.
더 씩씩하게 잘 뛰어놀고, 아이와 함께 부지런히 움직여야하리.... 아이들이 나를 찾지않고 저희들끼리 밖에서 놀 수 있게 될때까지, 그때까지는 내가 그 아이들과 늘 함께 걷고 뛰어야할 테니까. 
게다가 나는 곧 두 명의 사내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지 않는가. 
이날 오전에 산부인과에서 나는 평화가 아들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남자들만 득시글거릴 우리집을 생각하니 눈물이 날 지경이었지만.... 어찌하랴. 그것이 내 운명인 것을.ㅠ

다만 나는 내게 용감하게 셋째로 고고씽~!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기를 바라고, 하늘이 우리 부부에게 셋째를, 것도 꼭 딸을 주시기를 빌 뿐이다. 
그 날까지... 세 남자의 틈바구니에서 나는 최대한 이성을 잃지않고, 온화하고 따뜻한 비폭력의 노선을 견지하기위해 노력해봐야겠다. 물한동이 언니도 계시고, 토댁 언니도 계시고, 희진언니도 있고... 그 외에도 아들 둘을 키우고계신 여러 존경스런 선배엄마들을 떠올리며 열심히 마음을 다잡아본다. -.-;;;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