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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동네.세상2008. 4. 7. 18:22

국제곡물가격이 연일 치솟고, 세계가 식량대란에 빠져들었다는 뉴스를 심심치않게 보게 되는 요즘이다.
동남아시아에선 쌀부족 사태가 심화되면서 대중폭동이 일어나고,
남미에서도 농민파업이 발생하는 등 곡물을 둘러싼 소요가 확산되고 있나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렇다할 식량관련 소요는 발생하지 않아서 피부에 와닿지 않기도 하지만
짜장면이나 식당밥 가격들이 500원씩 오르는 걸보면 조금은 오싹한 기분도 든다.

초보주부인 새댁은 아직은 밀가루값이나 야채가격 등 소위 '장바구니 물가'라는걸 체감하는 수준은 아니다.
장볼 예산에 맞춰 값이 오른 야채를 바구니에 담았다뺐다 하며 걱정할 정도로 잘 계획해서 살림을 꾸리지는 못하고 있다보니
그저 '음~ 비싸네... 앞으로 더 오르지않으면 좋을텐데...'하고 생각하는 정도다.

하지만 이번 '물가대란'의 대책으로 정부가 나서서 50개 관리품목을 정하고 물가동향을 체크하는 것은
영 넌센스라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큰 빵집체인점에 '식빵값 올리지 않겠습니다'라고 플랭카드가 붙을걸 보았다.
친구들에게 '식빵도 그 50개 관리품목에 들어간걸까?' 물으며 웃었더니
한 친구 왈, "그럼 뭐해~ 이제 (값은 안올려도) 식빵 크기가 줄어들겠네, 아님 나머지 빵값들이 엄청 오르거나~" 해서 다같이 웃었다.

원재료인 밀가루값이 오르는데 손해를 보면서도 기존 가격을 유지하라고 요구하는 것을 들을 기업이 있을까.
그럼, 밀가루값에 붙은 관세를 내려 '소비자물가'를 유지하는 것은 과연 좋은 방법일까?
기본적으로 나는 '세금인하'가 능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저소득층의 입장에서 '세금'은 '공공서비스'와 같은 의미라고 보기 때문이다.  
세금이 인하되면 세금을 많이 내는 부유한 이들은 좋겠지만, 그 세금으로 공공서비스의 혜택을 받아온 가난한 사람들은 더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된다.
세금이 제대로, 꼭 쓰일 곳에 적절히 쓰이고 있는가는 또다른 문제고
무조건 '세금폭탄 땜에 못살겠다'고 말하며 모든 분야에서 감세부터 추진하는건 그래서 우려스럽다.
더구나 농산물에 대한 수입관세인하는 국내농업에 대한 보호장벽은 더 낮아지는 것이란 점에서
손쉽긴하지만 좋은 대책은 아닌 것 같아보인다.

아무튼.. 물가폭등에 대한 적절한 단기대책은 뭘까?
식료품뿐만 아니라 서민들의 가계를 위협하는 요소는 너무 많다. 특히 집값.
서울의 전세값이 많이 오르고 있는 모양이다. 곳곳마다 뉴타운,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살던 집을 비워주고 나와야하는 사람은 많고, 전세살던 사람 내보내고 이 사람들 대상으로 월세받으려는 집도 많고,
그나마 있는 전세집들도 개발 바람을 타고 전세값을 올리고,
재건축된 아파트나 개발된 뉴타운 아파트는 값이 엄청나게 올라서 기존에 살던 사람들은 다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란다.
결국 아파트 건설사와 기존에 집가진 사람들, 그리고 새로지은 아파트들을 사서 다시 집장사에 나설 수 있는 사람들만 살맛나는 것이 뉴타운, 재개발 바람인 듯하다.
그런데 정부가 나서서 비상식적인 이 개발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50개 관리품목에 집값, 전세값, 월세값부터 좀 넣어야하지 않았을까. 
(앗. 집값도 52개 품목에 들어있다고 신랑이 확인해주었다. 음... 그러면서 집값이 오를만한 정책만 추진하다니!
정말 관리할 생각이 있는걸까....ㅠㅠ)

물가인상의 또다른 주요 품목중 하나인 공공요금 인상을 막으면서,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재정 투자가 더 필요하다.
대운하 같은 반환경적인 토목공사에 쓸 재정이 있다면 지하철과 버스같은 기존 공공서비스 개선과 안전관리에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
사교육비, 의료비도 그렇다... MB정부가 주창하는 '자율화'와 '개방'은 이 분야의 비용도 치솟게 할 것이다.
경쟁을 통한 질 상승은 사실 돈있는 사람들을 위한 명품교육, 명품의료로 이어지게 되고,
결국에는 저렴한 공공서비스는 중단되거나 퇴출되어버려 서민들도 비싼 값의 의료, 교육서비스를 울며겨자먹기로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만들 것이다.

   
앗. 이 글을 시작한 이유에서 너무 멀리 왔다.
날로 심각해지는 식량문제에 대해 미봉책에 가까운 단기대책만이 아니라 좀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싶은데 정부도, 신문도 그런 얘기는 잘 하지 않는듯 했다.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 쌀 자급도 불안한 것이 한국농업이다. 쌀을 제외한 나머지 농산물의 자급율은 5% 가량에 불과하다.
중장기적으로 식량자급률을 높일 방법을 찾는 것이 지금부터라도 정부가 해야할 일이 아닐까...  

아무튼 이런 때에 18대 총선이 3일앞으로 다가왔다.
이미 식량을 '무기'로 한 세계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FTA를 통한 농산물시장 전면개방만이 능사가 아니며,
국가의 미래를 위해 우리 농민과 농업을 보호하고 살려가야 한다는
작은 목소리를 일관되게 국회에서 말해온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지금 경남 사천에서 18대 총선을 치르고 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이방호 사무총장을 상대로 다윗과 골리앗같은 싸움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도시와 건설업자를 대변하는 다른 의원들에게 저고리 고름 쥐어채여가며 절절하게, 외롭게 국회에서 싸웠던 분이
다시 그 국회로 돌아가기 위해 목이 쉬도록, 발이 부르트도록 분투하고 있을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나고자란 사천 땅에서 고졸 학력으로 소키우고 농사지으며 아이 넷을 키우던
농부 강기갑, 농민운동가 강기갑이 국회에서 농민, 어민의 대변자로
머리 시어가며, 도포자락 휘날려가며 싸우도록 만든 데에는 나도 책임이 있다.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에 정당투표 한표를 던져 그를 국회로 보냈기 때문이다.
많은 싸움에서 다 이긴 것은 아니지만, 의미있게, 무엇보다 해야만하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농민, 어민, 그리고 이땅의 농민이 해주는 밥먹고 사는 우리 아이들과 우리 모두를 위해 싸웠던 그가
다시 국회로 돌아가 무거운 짐을 다시 지고 싸우겠다는데
경남 사천에 전화걸어 지지를 호소할만한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것이 안타깝다.

우리 땅에서 밀농사를 다시 지을 순 없나. 푸른 보리밭 고랑을 우리 아이들이 다시 밟아볼 순 없나.
이제 곧 태어나 자랄 내 아이에게 안전하고 맛있는 우리 농산물을 먹일 순 없나.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우석훈.박종일은 그들의 책 '88만원세대'에서 농업도 지키고, 청년실업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농민 공무원' 같은 제도를 제안했었다.  
무분별한 개발을 그만 두고, 우리 땅에서 건강한 우리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도록, 농업부문에서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보자고.
허튼데 허비되는 정부 예산으로 충분하다고.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도시농업, 유기농업으로 유명한 쿠바에서도 도시민들의 농사를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농업 공무원'들을 대거 육성했고, 그들의 활동으로 도시농업이 안정화될 수 있었다는 글을 본적이 있다.
 
이런 얘기들은 아직 먼 꿈같지만... 강기갑 한명이 국회에 들어간다고 바로 꿈이 현실이 되는것은 아니겠지만
기름기 흐르는 얼굴을 하고 손에 직접 흙한번 안묻혀봤을 것같은 금뱃지 의원님들이 넘쳐나는 대한민국 국회에
적어도 '농민 국회의원' 한명쯤은 있어야하지 않을까.
정말 그래야하지 않을까.
강기갑 후보의 선전과 사천 주민 여러분의 남다른 결심을 부탁드린다.  
멀찍이 서울에 앉아 바라보고만 있지만... 나와 같은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천을 지금 주목하고 있을 것이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