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월'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3.02 따까 또꼬 10
  2. 2010.02.08 대장이 나가신다 10
umma! 자란다2010. 3. 2. 13:35








요즘 연수의 하루는 "따까 또꼬!"로 시작해서 "따까 또꼬~"로 끝난다.
2~3주쯤 전, 연수가 저 말을 하기 시작했을때 나는 얼른 알아듣지 못했다.

"따까" "또꼬" "또꼬" "따까"
무슨 암호 같기도 하고, 원래 잘 하던 '또'(콩, 꽃, 삼촌, 또다시 등 여러 가지 단어가 다 이렇게 발음된다 ㅎㅎ)란 말이랑 비슷한건가.. 싶기도 했다.

그런데 <베이비 토크> 책을 본 뒤로 연수가 내는 소리를 대부분 따라하면서 노는  내가 
며칠동안 따라서 '따까 또꼬' '또꼬 따까' 하다보니 
아!
하고 깨달아지는 것이 있었다. 

"연수야, '똥꼬 닦아'란 말이야??"
연수는 대답대신 슬쩍 웃었다. 이제야 알았냐는 듯이..

이렇게 해서 '또꼬 따까'는 연수가 최초로 구사한 문장이 되었다. 
그전에도 두 단어를 이어 말한 적은 있지만('엄마, 젖'- 엄마 젖줘요, '아빠, 차'- 아빠랑 차타고 간다, '차, 붕~' - 차가 붕하고 간다..^^;)
목적어와 서술어로 구성된 어엿한 문장을 말한 것은 처음인 것이다.
생애 첫 문장의 내용이 좀 그렇긴 하지만 엄마는 너무도 감격하였다. ㅎㅎㅎ
(그나저나 저 말이 그렇게 인상적이었나? 엄마가 하는 여러 말중에...^^;;; 아기들에게 쌍자음 발음이 쉬운 것 같긴 하다) 

엄마아빠가 제 말뜻을 알아듣고 좋아하니 연수는 더욱 신이 나서 하루종일 '또꼬 따까'를 입에 달고 있게 되었다.
어디 가서 어른들을 만나서 "연수, 많이 컸네~ 말도 잘 해?" 하는 질문이라도 받을라치면 말끝나기 무섭게 "또꼬 따까~~!"를 자랑스레 외친다. 자기는 이런 말도 할 수 있다는 듯이-^^;
"무슨 말이야?"하고 그 분이 물으면 엄마아빠는 설명할 수밖에 없다...
"연수야, 또꼬 따까는 특정상황에서만 쓰는 말이야.." 하는 설명은 아직 연수에겐 접수되기 어렵다.










덩실덩실..
제 변기의자를 다 해체해놓고 큰일이라도 해냈다는 듯이 즐거워하고 있다. 어깨춤이라도 추는 듯~ㅋ


'따까 또꼬' 이후로 연수의 말은 또 놀라운 비약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엄마가 말하는 단어의 첫 글자나 끝글자만 따라하던 시절이 꽤 오래 지속되더니 얼마전부터는 단어 전체를 따라하려고 애쓴다.
쪽지, 딱지, 고기, 종이, 뜨거(워), 추워.. 

문득 아이의 언어발달 곡선을 그리면 계단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동안 발전이 없는 것 같다가 어느 순간 불쑥 또 한계단 올라서고 또 그 단계에서 한참 정체(라고 어른은 생각하지만 아이는 부단히 새로운 것을 준비하고 있는)하다가 불쑥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것이다. 

며칠전에는 제 입에 맛이 없는 음식은 모두 "짜~"라고 말하는 연수가 밥을 먹고도 "짜~"라고 하며 뱉었다.
울컥 솟는 화를 누르고 "연수야, 밥은 짠게 아니고 '심심'한거야.. 심심하면서 달달한 거" 하고 말했더니
새로 들은 재미있는 단어에 폭 빠져서 "심심~" "팀심~" 하고 연방 따라해보며 깔깔거렸다. 
덕분에 나도 기분이 좀 풀려서 같이 '심심~ 심심~'하고 말하며 놀다가 그 심심한 밥을 그럭저럭 다 잘 먹였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지..
서로의 마음을, 감정을, 생각을 표현하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고맙고 좋은 일이다.
그래서 연수는 요즘 말하는 것에 부쩍 신이 나있다.
그동안 듣기만 해왔지 제 입으로 소리내기는 어려웠던 단어들이 하나씩 하나씩 제 입에서 소리내어지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신기할까.

나도 기쁘다.  
이제까지는 늘 엄마 혼자 이런저런 얘기들을 연수에게 해왔지만
앞으로는 연수가 더 많이 엄마에게 얘기를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종알종알 종알종알... 내게 온갖 얘기들을 쏟아낼 이 귀여운 녀석과의 앞으로가 기대된다.  
 
 








한 가지 안타까운 일은 -어쩔 수 없는 성장의 과정이겠으나-
연수가 '따까 또꼬' 다음으로 제일 많이 하는 말은 '시여'(싫어)라는 것이다.ㅠㅠ
만 21개월을 꽉 채운 연수는 독립심과 함께 좋고싫은 제 의사도 분명하게 표현하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혀 있나보다.

그냥 혼자 제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도 '시여 시여 시여 시여'하고 쫑알거리는 녀석을 보면 웃음이 쿡 나온다.
뭐가 그리 싫을까.. 말 못하던 시절에 싫었던 것들이 그리도 많았나...
그래서 궁금한 마음에 "연수야, 뭐가 그렇게 싫어?"하고 물어보지만 아직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연수가 엄마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며 "돈! 돈!"하고 말할때 내가 "연수야 돈으로 뭐 할건데?"하고 물으면 대답이 바로 나온다.
"빵!"
제가 제일 좋아하는 빵을 사먹는다는 것이다. ㅎㅎㅎ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것이 더 설명하기 어려운가 보다.









도현형아에게 얻은 연두색 고무신. 
연수가 진짜 좋아한다. 제 힘으로 신고 벗기가 쉽기 때문인듯..
'신!' 신!'하고 외치며 현관으로 달려가 신고 복도로 나간다. 엄마도 좋다. 신고벗겨주는 수고를 덜었으므로.. 
날이 얼른 따뜻해져서 고무신만 신겨서 놀러다닐 수 있었음 좋겠다.
밖에서 신다가도 물에 얼른 헹궈서 슥슥 닦기만하면 집안에서도 신을 수있는 고무신.. 연수와 엄마의 완소 아이템이다. 

봄이 다 온것 같다가도 추운 요즘이다. 
그래도 놀이터에 가보니 모래땅을 뚫고 작은 새싹들도 나왔고, 새들도 전에 없이 짹짹짹짹 소리높여 지저귄다.
"새, 짹!" "또, 짹!" 
아이도 신이 나서 짹짹짹짹 떠든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10. 2. 8. 15:12


무럭무럭 잘 크는 연수가 이제 21개월에 진입했습니다.
요즘은 고집이 어찌 센지 당해내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두 돌이 가까워지면서 독립심이 커진터라 뭐든 제 힘으로, 혼자 잘 해내고 싶어하는데
마음만큼 잘 되는 것은 없으니 하루종일 낑낑 앙앙 앵앵거리곤 합니다.
목소리는 또 얼마나 커졌는지요...ㅠㅠ
목소리 큰 걸로치면 연수가 우리집 대장입니다.

엄마아빠가 좀 도와주려고 하면 완강하게 뿌리치고 저 혼자 해보겠다고 하다가 
안되면 또 얼른 와서 도와주지 않는다고 앵앵거리니 
대장님 모시는 일이 쉽지가 않습니다. -.-;;;;;








어느 비오는 날, 아빠와 삼촌이 우산을 들고 출근하는 것을 보고는 저도 우산을 꼭 써야한다고 해서
신발장에 있던 우산을 하나 꺼내주었는데...
결국 신발장에 있던 모든 우산이 다 나와 온 집안을 그득 채웠습니다. 활짝 활짝 펴진 채로..
접기만하면 어찌나 다시 펴달라고 성화인지.. 밖에는 비가 그쳤어도 우리집에는 며칠동안 계속 비가 왔다지요.








어디든 들어가 앉는걸 좋아하는 대장님, 작은 소꿉장난 수레에 들어가 앉아서 어서 밀어달라고 엄마를 부릅니다.
나름 집안에서 쓰는 유모차를 만들어내고는 큰방 가자, 작은방 가자, 부엌가자.. 앉아서 열심히 지시만합니다. ㅡ.ㅡ+







택배 박스를 그냥 지나칠리 없습니다. 옆에 있는 작은 찜솥도 예외가 아니지요. 한참을 거기에 들어가앉아 잘 놀았습니다.
그냥 혼자 잘 노시면 좋은데 제가 찜솥에 들어가면 엄마는 택배박스에 들어가라고 성화를 부리니...
갈수록 점점 엄마한테 시키는게 많아져 걱정입니다. ㅜ








똥싼 녀석 얼른 물로 엉덩이 씻겨놨더니 잠시를 못 참고 제 기저귀 삶는 솥에 냉큼 들어가버렸습니다.
나오라해도 안 나올 것이 분명하므로 그래 거기서 잠시 놀아라 하고 엄마가 부엌에 간 사이...








얌전히 안 놀고 철푸덕 거리다가 그만 통이 넘어갔습니다. ㅠㅠㅠㅠ
에에에엥~~~~~ 놀라고 아파서 울었으면 그만 나올 것이지
넘어진 것이 못내 분했는지 씩씩거리며 다시 들어가겠다는걸 겨우 말려서 델꼬 나왔습니다. 
아들 키우는 일이 원래 다 이런지..  저정도 넘어진 것은 저도 이제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넘어진 녀석을 사진부터 찍는 저를 보고 신랑이 '우리 마누라가 갈수록 대범해지네..' 하더군요. ^^;;








저녁밥 짓는 엄마 옆에서 누워노는 대장.
한손엔 주걱을 들고, 엿이 담긴 접시는 제 배위에 올려놓고 빈들빈들 누워있는 아이를 보니 웃기기도 하고, 언제 이렇게 많이 컸나 싶어 뭉클하기도 합니다. 딱 저 키 반만한 녀석이 이 부엌을 굴러다니던 때가 있었는데요..^^ 









주말 오후 TV시청.
TV는 멀리, 장롱에 기대앉아서 보는거라고 말해준 뒤로는 저부터 일단 장롱에 딱 붙어앉고 엄마도 얼른 제 옆에와서 앉으라고 성홥니다. 안그럼 혼나요..^^;








엄마랑 다정스레 장난치고 헤헤헤 웃기도 하다가, 제 뜻대로 안된다고 버럭버럭 화도 내다가 앵앵 울면서 떼도 쓰다가 보면 어느새 하루가 끝나갑니다.
눈에 졸음이 가득한 연수가 삼촌 덕분에 아이스크림 맛을 보게 됐습니다. 








입가에 온통 아이스크림을 묻히고, 종이껍질 벗기는 일에 한없이 집중해있는 요 작은 대장 덕분에
엄마도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정신없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나이들어 돌아보면 내 인생에서 이 시절만큼 아름답고 행복한 시절이 있었나.. 싶을 것같습니다.
한없이 어린 아기를 키우던 젊디 젊은 엄마의 시절.








역시 우리 대장, 입가에 묻은 아이스크림을 닦아주는 엄마를 피해 도망가서는 급기야 이불위에 벌러덩...
저 이불 빨래는 또 언제 한다지요ㅜ.ㅜ 한숨이 나오지만 누운 녀석 뺨은 뽀뽀해주고싶게 예쁩니다.  










대장님이 요즘 제일 좋아하는 놀이인 아빠 등에 거꾸로 매달리기! ^^
아빠도 고생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휴...^^;;;;;;;
 
대장, 어린 당신을 엄마아빠가 이렇게 예뻐하며 키웠다는걸 나중에 꼭 알아주시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