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웃들'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3.01.18 시골집에 깃든 친구 - 홍성 솔이네에 다녀오다 22
  2. 2010.02.25 광주 여행 4
  3. 2009.07.09 똑순이, 남도를 만나다 28




지난 가을에, 그러니까 10월 초에 충남 홍성에 사는 솔이네에 다녀왔었다.

그때 바로 사진만 올려두고 뒤이어 제주 여행과 이런저런 일들이 이어져 여지껏 글을 못 쓰고 있다가 

해가 바뀌고 눈에 파묻힌 한겨울이 되어서야 뒤늦게 갈무리해 올려본다.


토요일 낮에 마침 대전에서 대학시절 친구의 결혼식이 있었다.

결혼식만으로도 꼭 가보고 싶었던 대학시절 친한 친구와의 귀한 만남이었는데 '충청도까지 가는 김에 솔이네에도 가볼까?' 싶어 연락했더니 흔쾌히 어서 오라는 솔이엄마의 대답. 

그래서 기쁘게 대전들러 홍성으로 1박2일의 짐을 꾸려 아이들과 남편과 함께 나선 길이었다.

 


그립다, 저 뜨락. 

활짝 웃는 순영씨. 

호연이 호승이 명진씨 모두 잘 있는지.. 이 겨울, 솔이네 시골집 풍경은 어떤지.

궁금해서 훌쩍 다시 찾아가고싶다.

 








호연이네 텃밭에서 수확한 땅콩.

농사일 거들기(?)를 좋아하는 연수는 땅콩 따는 재미에 푹 빠져서 솔이엄마의 '아구~ 잘한다~~'하는 칭찬속에 호연이랑 둘이서 엄마아빠가 마당에 뽑아두고 바빠서 못 따고 있던 땅콩을 거의 모두 땄다. 역시 시골에서는 아이들 고사리 일손도 무시할 수 없다. ㅎㅎ



솔이는 호연이의 태명이고, 태어난 후에도 솔이엄마가 가족블로그였던 '솔이의 도시자연육아'에서 늘 솔이로 불러 내게도 그 이름이 더 익숙하다. 

연수와 동갑내기인 솔이는 태어날 때부터 아토피가 많이 심해서 솔이와 엄마아빠가 모두 고생을 많이 했다.

심한 아토피로 힘들어하는 솔이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여러 자연치료와 병원치료, 음식조절을 해나가던 솔이엄마아빠의 블로그 일기를 나도 눈물 삼키며 읽곤 했다.


솔이네와 우리 가족과의 인연은 연수 아빠가 총각시절에 열심히 활동하던(지금은 거의 이름만 올려놓고 있어 죄송한ㅡ.ㅜ) 청년회에서 시작되었다. 

솔이아빠도 이 청년회의 열심히 활동하는 회원이었고 비슷한 시기에 결혼하고 아이낳아 키우던 솔이엄마와 나는 두 집 다 블로그를 쓴다는 공통점에 서로의 블로그를 오고가며 육아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렇게 남편들을 통해 알게된 순영씨와 나지만 우리는 곧 남편들보다 더 가까운 친구이자 육아동료가 되었다.


나는 솔이엄마를 통해 '자연주의육아'라고 부를 수 있는 육아방법에 대해 알게 되었다.

출산 전에도 '황금똥을 누는 아기' 같은 책을 읽어서 자연주의 출산이나 육아에 대해 살짝쿵 알고는 있었지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알아보거나 내가 그렇게 아이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연수를 낳기 전에 내가 유일하게 준비하고 출산 후에도 열심히 하고 있었던 것은 모유수유 뿐이었다.  

모유수유는 그 즈음에는 산부인과와 소아과에서도 강조하고 있었고, 유명한 소아과 의사가 쓴 '삐뽀삐뽀 우리 아기 모유먹이기' 같은 책을 보고 나도 마음 단단히 먹고 어려운 고비들 헤쳐나가고 있던 중이었다. 


그러던 차에 순영씨를 통해 조산원 출산과 천기저귀 쓰기,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 '이유식 다시 쓰기'와 같은 책들을 알게 되었다.

솔이네 블로그에 올라오는 솔이의 아토피 치료를 위한 모유수유와 엄마와 아기 모두의 음식조절, 풍욕 같은 여러가지 자연치유 노력과 자연주의 양육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나는 정말로 든든한 선생님이자 동료를 만나게 되었다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연수가 8개월 되던 무렵부터 쓰기 시작한 천기저귀도 실은 순영씨가 솔이 신생아때부터 하는 것을 보고 '음.. 나도 한번 해봐야지.. 할 수 있을거 같아.. 아니, 해야지..'하고 엄두를 낼 수 있었고, 그 외에도 순영씨를 따라 용기내서 해보게 된게 참 많다.









음... 이 사진은 내가 너무 심하게 웃어서 영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나는 순영씨가 그렇게 좋다구. ^^;;;

자주 보지 못해도 한번 만나면 마음 깊이 담아두었던 이야기들, 묻고 싶고 나누고 싶었던 고민들을 얘기할 수 있는 순영씨가 있어 참 좋다. 

명진씨께 전해들은 말로는 순영씨도 나 만나는걸 무척 기다리고 좋아한다 하니(ㅎㅎ) 그리운 벗이 멀리 있어 안타깝긴해도 멀리서 이렇게 그리워하다 가끔 찾아가 만나는 기쁨은 참 크다.   


 


서울 신림동의 도시살이에서도 자연육아를 해나가기 위해 따뜻하고 소박한 노력을 정성스레 기울이던 순영씨 부부는 

재작년 겨울, 솔이가 네살이 될 무렵에 충남 홍성으로 터전을 옮겼다. 

평소 시골생활을 하고파했던 솔이엄마의 바램이 이뤄진 것이기도 하고, 솔이의 아토피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될 이주였다. 

서울에서 진보적인 인터넷언론의 기자로 일하던 솔이아빠가 마침 지역신문 기자라는 적절한 일자리도 찾을 수 있어서 솔이네는 마당과 텃밭과 감나무가 많은 시골집으로 떠났다.


한겨울에 시골의 한옥집에 둥지를 틀고는 기와지붕에 하얗게 눈을 덮어쓴 채로 나무보일러 가득 장작을 넣고 하얀 연기를 피워올리던 순영씨네 집 사진을 블로그로 보며 

나는 그 한옥집 마루에 앉아보는 날을 늘 상상해보곤 했다.

그해 여름에 나는 연호를 낳았고, 또 그 해 겨울에는 순영씨가 둘째 호승이를 낳아서 우리는 둘째들도 어슷비슷하게 키우며 살게 되었지만 홍성으로 순영씨를 한번 보러가는 일은 그만큼 쉽지가 않았다. 


순영씨는 음식솜씨가 참 좋다. 

나같은 어영부영 초짜 주부와는 달리 순영씨는 요리를 정말 좋아하기도 하고, 맛과 건강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또 어렵지않게 슥삭슥삭 깊은 맛을 낼 줄 아는 내공있는 진짜 요리사다. 

각종 반찬, 나물, 생선조림, 찌개, 죽.. 몇번 못 만났지만 순영씨는 늘 그녀가 차려준 밥상의 따뜻하고 흐뭇했던 맛으로 함께 기억되는 사람이다.

명진씨는 우리 신랑과 똑같이 4대 위해식품(육식+인스턴트 음식+술+담배)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인데(^^;;) 순영씨는 그런 남편에게도 맛있는 요리를 해주면서 아토피안인 아이와 모유수유중인 자신을 위해 다양한 채식요리를 건강하고 맛깔나게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자다.

10월에 벼르고 벼르던 순영씨네를 찾아가면서 나는 순영씨가 만든 맛있는 음식들을 먹을 생각만으로도 입가에 고인 침을 흐뭇하게 닦고 있았다. ^--------------------^


역시 내 예상대로 순영씨는 직접 담근 효소로 음료수를 만들어주었고, 녹두죽을 쑤어주고, 삼천포에 사시는 시아버님이 손수 잡아 보내주시는 물고기들을 맛있게 구워주었다. 

남편들은 모처럼 마당에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먹는 즐거움에 흠뻑 빠져있었지만, 나는 순영씨가 내놓는 밑반찬들이 더 반갑고 맛있었다. 

시골집 뒷마당에 예전 주인이 쓰다 두고간 항아리들을 잘 살려서 올해는 장도 직접 담가보려고 하는 순영씨. 

그녀라면 능히 잘 해낼 일이고, 나는 그 곁에 한번이라도 더 가서 구경도 하고 장맛에 감탄도 하고 장독대 위로 떨어지는 단풍든 감나무 잎사귀나 쳐다보고 있어야하는데 

바다 낳고 그런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    










석유보일러와 나무보일러를 함께 쓰는 순영씨네가 가을이지만 밤으론 춥다며 임산부와 아이들을 위해 뜨끈뜨끈하게 난방을 해준 방에 누워 

나는 순영씨와 오래오래 이야기를 나누다 잠이 들었다.

연수와 호연이는 어른들이 고기굽는 마당을 뛰어다니며 오래도록 밤하늘의 별을 보고 저희들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늦게사 잠에 곯아떨어졌고, 덩달아 신나서 젖을 물고도 자주 잠이 들었다 깼다 하던 둘째들도 겨우 잠든 뒤에 

그래서 아주 늦은 밤이 되어서야 순영씨와 나는 순영씨네가 시골와서 지냈던 지난 일년 이야기, 아이들 유치원 이야기-내가 초봄에 연수를 잠깐 유치원에 보냈다가 결국 다시 데리고 있기로 한 이야기와 호연이의 시골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이야기, 둘째들의 육아에 대해 두런두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순영씨는 나와 생각이 비슷하면서도 더 열려있고, 더 경험이 많다.

유아교육과를 나와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 교사 생활을 했던 순영씨인지라 내가 아직 내 아이 하나만 키우며 겪고 생각하고있는 여러가지들을 교사와 부모 모두의 입장에서 더 깊게 바라보고 얘기해주었다. 

우리는 대안교육의 장점들, 그러나 그런 대안교육에 종사하는 교사나 학부모가 빠지기 쉬운 협소함, 공교육 안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계신 고마운 선생님들께 배우게 되는 열린 자세,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자세... 같은 것들을 얘기했는데 나는 이해받고 있다는 기분과 함께 따뜻한 위로와 잘 할 수 있을거라는 다독거림도 함께 많이 받았다. 


순영씨는 말이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진심이 담긴 그녀의 한 두 마디 말에 나는 움츠러들었던 마음이 확~ 풀리는걸 느끼곤한다.

이런 식이다. 

내가 셋째를 임신하고 나서 만나는 아기엄마들이나 할머님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고 여러 말씀들을 많이 하셨지만 주로는 '아고~ 힘들어서 어떻게 키우냐'하는 걱정을 담고 있어 듣는 나도 그 기운이 전염되어 의기소침해지거나 걱정하게 되는 것들이 많았다. 

그런데 순영씨는 전화로 내 셋째 소식을 듣고는 바로 환하고 밝은 목소리로 축하해주면서 "아이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요" 했다. 

나는 그 말이 참 좋았다. 

둘째들을 낳고보니 첫째와 둘째가 잘 놀 때는 엄마 마음도 흐뭇하고 엄마 손도 더 짬이 나서 아이 하나 키울때보다 좋다는 얘기끝에 나온 얘기였는데 순영씨가 "하나보다는 둘이 좋고, 둘보다는 셋이 좋지요"하고 말하며 다시 한번 내 셋째 임신을 축하해주어서 나도 기운이 나고 마음이 무척 밝아졌었다. 

힘이 있는 말, 힘들지만 굳은 의지를 가지고 헤쳐나가는 사람, 그리고 그 속에서 참된 행복과 보람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어서 들으면 힘이 나는 말. 그런 말이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는 홍성의 도서관을 구경갔다. 

일전에 대안교육 잡지인 '민들레'에서 공간 이야기를 하면서 소개된 홍성의 '홍동밝맑도서관'의 회랑 이야기를 읽으며 '아, 여기 솔이네 동네네!'하고 생각했었는데

마침 날좋은 일요일 오전에 뭘할까.. 하다가 아이들데리고 도서관나들이 가지 않겠냐고 순영씨가 물어서 내가 '밝맑도서관이 여기 있지 않냐'고 했더니 '바로 거기 가자는 얘기였다'며 순영씨는 웃었다. 

'거기 바로 옆에 생협도 있는데 빵이랑 과자랑 참 맛있어요. 그리 가서 아이들도 맛있는것 먹이고 우리도 놀다와요' 하길래

시골집 나무문에 붙었던 한지 뜯는 일만 부랴부랴 끝내고 나들이에 나섰다. 


새벽부터 일어난 아이들데리고 나는 동네 산책도 한바퀴 했고 아침먹고 나서는 아이들은 마당에서 놀고 과일 깍아먹으며 겨울준비 얘기하다가 문풍지를 새로 바르고 비닐도 붙여야한다는 말을 듣고 

사람 더 있을때 함께 하자고 내가 졸라서 겨울준비 중 큰 일의 하나인 문 손질에 나섰던 참이었다. 

고운 나무 문틀에 쌓인 먼지 닦는 일이 혼자 꾸역꾸역 하려면 힘들고 고단한 일이겠으나 모처럼 만난 친구랑 같이 닦고 긁어내고 하니 재미있기도 하였다. 

나는 왠지 내가 좋아하는 순영씨네와 그 시골집에 작은 일거리나마 거들 수 있는 것이 기분 좋고 오랫만에 나무 결을 만져보는 일도 즐거웠다.













밝맑도서관의 어린이열람실.

아이들 사이즈에 딱 맞는 작은 등나무 의자들(어른이고 살이찐 나는 살짝 엉덩이가 끼는)을 보며 '아 아이들이 여기 참 좋아하겠구나' 싶었다. 

아이에게 맞춰준 작은 세상, 그게 아이들에게 참 필요한 것 같다.



밝맑도서관은 오랜 역사를 지닌 홍성 지역운동의 기반 위에 서있다.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풀무학교'와 그로부터 뻗어나온 지역 생협과 다양한 농업, 교육운동들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에 뿌리내리고 생활을 함께 하는 생활인들의 공동체로서의 홍동마을, 그 속에 있는 도서관이고 지역민의 사랑방이고 교육터다.


홍성 지역운동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는 내가 도서관 브로셔와 풀무학교 홈페이지를 슬쩍 본 걸로만 많은 얘기를 하긴 어렵다. 

이 날 처음 듣다시피한 '풀무학교' 이야기도 워낙 깊은 배경과 의의를 지니고 있어서 나도 천천히 알아보고 공부를 좀 해보고 싶어졌다. 

아무튼 하나의 마을을, 유기농업을 기반으로 다양한 협동조합, 생산체, 어린이집부터 고등대안학교인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농업에 관한 대학교육기관인 풀무학교 전공부까지 교육기관을 아울러가며 꾸려낸 홍성의 역사와 사람들이 대단하는 생각과 함께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고, 어렵다고, 힘들다고 얘기하고 좌절하기 바쁜 도시의 소시민인 나를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꿈꾸는 사람들은 지금도 이렇게 만들어내고 있는걸..

그 안에는 다양한 고통과 좌절과 정체와 퇴보도 있겠지만.. 그래도 큰 틀에서 숲은 이렇게 자라고 있는 것 같다.









돌 지나고 한층 의젓해진 연호의 16개월 무렵. 지금에 비해보면 또 한참 야기같다. ^^

여름 지낸후라 까맣고 머리는 짧고 눈은 땡글땡글하구나, 우리 아들. 

밝맑도서관에서 진짜 거하게 기저귀에 똥 한버럭 싸주셨는데... 아기 똥에는 복이 있다하니 재정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던 밝맑도서관에 작은 힘이나마 됐으면 좋겠다..(실질적 도움은 못드리공.. 죄송죄송) ^^;;;









도서관에서 내려오면 바로 생협으로 이어진다. 

느티나무 참 좋다..










생협이나 지역운동에 대해 아무 것도 몰라도... 빵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홍성에 왔을 때는 풀무생협에 와볼 일이다.

홍성에서 맛있는 빵을 먹으려면 갓골에 오시라.

갓 구운 우리밀 빵과 과자, 그리고 풀무학교 학생들이 직접 키운 채소와 여러가지 식재료도 함께 구입할 수 있다.

나도 그런 사람의 하나로서, 

'맛있네..'를 연발하며 쿠키를 와삭와삭 먹으며 밝맑도서관에서 들고온 브로셔를 읽고 

작은 플랭카드로 만들어진 홍동마을 지도 속의 생협, 떡집, 쌀가루공장, 오리농법으로 짓는 풀무학교전공부 논, 수공업 가게, 갓골어린이집.. 등을 구경하다보니

따뜻한 가을햇살을 거저 쬐고 있는 것 같은 고마움과 부끄러움을 함께 느꼈다. 










솔이네는 언제까지 홍성에 살까.

아직 잘 모르겠다. 곧 다시 올라올수도 있고 오래 살 수 도 있겠지..

순영씨는 명진씨가 너무 일이 많아 바쁘고 힘들어한다며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더 보낼 수 있다면 서울로 돌아가는 것도 자기는 괜찮다고 했다.

근데 이제는 명진씨가 밭이 같이 있지 않는 집에서는 못 살겠다고 했단다.

일하면서 틈틈히 집앞의 텃밭 농사 짓는 일에는 순영씨보다 명진씨가 훨씬더 정이 들고 좋았던 모양이다.

그러니 어디가 됐든 명진씨는 텃밭농사를 지을 수 있고, 순영씨는 아이들과 아빠와 함께 시간을 좀더 많이 보낼 수 있는 곳에서 자연육아와 자연스러운 삶을 살기위해 노력하겠지, 이 맑은 사람들은. 

나는 또 놀러갈 수 있을테고.

참 고맙고 좋다. 

순영씨, 겨울 잘 보내요. 이렇게 써놓고.. 조만간 전화할께요. ^^












Posted by 연신내새댁
여행하는 나무들2010. 2. 25. 01:25








지난 주말에는 멀리 전남 광주에 다녀왔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애석하게도 블로그이웃 명이님과 미페이님의 결혼식에 가지 못했던 토마토새댁님과 내가
결혼 축하를 핑계(?)삼아 날짜맞춰 광주로 먼 마실을 떠난 것이다.
 
날은 무척 포근했다. 
설 명절 다음 주라 그런가 도로도 한산한 편이었다.
대천휴게소까지 가는 동안 연수는 오래도록 잘 잤다.
나는 예전에 사놓고 미처 읽지 못했던 '세상을 바꾼 대안기업가 80인'이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한 편 읽을 때마다 운전하는 신랑에게 "방금 읽은 이 사람도 정말 멋있어.. 아이디어가 넘 재밌지않아?" 라고 수다를 떨어가며.

휴게소는 사람이 정말 없었는데 음식맛은 사람수에 비례하는 것 같았으나
모처럼 여유로운 휴게소에서 연수도, 엄마아빠도 따뜻한 기운을 담뿍 받으며 쉴 수 있어 참 좋았다.
오전 11시에 집을 떠나 오후 4시쯤 광주에 도착했으니 하루의 대부분을 길에서 보낸 셈이었다.
   
명이님 집에서 쉬도 하고, 똥도 싸고 대걸레를 들고 신나게 놀기도 한 연수는
중요한 사진도 여러장 미페이님께 찍혔으나.. 그것의 공개여부는 연수와 미페이님 사이의 일이므로 나는 관여하지 않을 참이다.

무등산 깊은 곳에 있는 닭백숙집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광주에 여러번 왔었지만 망월동과 금남로와 대학들을 제외하면 가본 곳이 없는 나는 무등산이 늘 한번 가보고 싶었다.
밤이었고, 차로 구불구불한 그 길을 달렸을 뿐이지만
어둠속에서도 보이던 완만한 산의 형상은 '광주의 어머니' 품에 들어온듯 편안한 마음을 안겨주었다.

저녁을 먹고 차를 한잔 마시러 다시 광주시내로 오는 동안 연수는 잠이 들었다.
잠든 연수를 지키느라 신랑은 잠시 차에 남고 나는 먼저 일행과 함께 영풍문고로 들어섰다.
대형서점도 오랫만이다. 연수 낳고는 거의 처음 온듯.. 
토댁님의 두 초등학생 아들들을 앞세운 미페이님이 막내삼촌 혹은 큰 형처럼 신나게 만화책과 판타지소설 코너들로 향하고
애플님과 명이님은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정은이를 데리고 문구팬시쪽에서 심각한 얼굴로 볼펜을 고르는 동안
나와 토댁님은 이런저런 책들 사이를 느긋하게 오고가며 책구경을 했다.

광주 영풍문고에서는 작년에 서거한 두 전직 대통령의 저작과 추모서들을 작은 부스 하나에 따로 전시하고 있었다.
나는 거기서 노무현 대통령의 회고록 한 권을 골랐다.
광주에 온만큼 'DJ 선생님' 책을 한권 사고싶기도 했으나 너무 짧았고, 너무 가까운 과거의 일이라 
어느새 더 기억에서 빨리 사라져버릴 것만 같았던 직전 대통령에 관한 기록을 집에 한권은 두고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최근에 한 적이 있어서 노대통령의 책으로 골랐다.

아빠가 잠에서 깬 연수를 안고 영풍문고로 왔다.
생애 처음 와본 대형서점에서 연수는 잠이 덜 깬 얼굴로 엄마만 찾았다.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붙어있는 커피숍에서 고구마케잌을 먹고, 애스컬레이터를 타고 그 근처를 여러번 오르내린 뒤에야
연수는 조금 마음이 풀렸다.
명이님 집에 돌아온 시간이 10시 조금 넘어서였으니 그리 늦은 밤은 아닌데도 
20개월남짓 밤외출을 거의 안해온 나에게는 정말 한밤중같이 느껴졌다.

남자들 혹은 소년들이 스타를 하러 PC방에 간 사이, 아기들은 잠이 들고 
엄마들 혹은 여자들 셋은 두런두런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새벽녘에 출출한 모두를 위해 미페이님이 잔치국수를 끓였다.
멸치육수에 버섯을 넣고 끓인 국수는 정말 맛있었다.
나는 곧 이 댁에 태어날 예쁜 딸과 그 딸과 아내를 위해 언제고 다정스레 국수를 끓여 야참을 마련할 젊은 아빠를 생각하며 
흐뭇하게 국수 한 그릇을 훌훌 마셨다.

다음날 아침, 예비엄마는 제외하고 현직(?) 엄마인 토댁님과 나는 아이들과 함께 아침밥을 차려 먹었다.
아침 일찍 일어난 애들 입에 밥 넣어주는 일만큼 중하고 시간맞춰야하는 일이 없는 관계로 
우리는 뚝딱뚝딱 남에 집 부엌에서 내 집 부엌처럼 맘 편히 밥하고 천연스레 냉장고를 열어 나물반찬을 다 꺼내 맛있는 비빕밥을 해 먹었다.

삼남매와 연수를 따라 나선 풍암저수지 산책은 단조롭고, 오래 걸리고, 다리 아팠으나 
느린 것들이 대개 그렇듯이 반짝이고 평화롭고 소중했다.

토댁언니가 처음 내 블로그에 댓글을 달아서 언니가 활동했던 육아카페인 '씨앗이랑 열매랑'의 글모음집을 보내주었을때부터
언니는 육아에 있어 내 선생님이었다.
언니와 함께 한 몇 안되는 여행들은 모두 내게 선생님이 아이대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고마운 시간이었다.
채근하지 않고, 존중하고, 의견을 묻고, 속터지더라도 기다려주는 엄마를 둔 아이들은
엄마와 똑같은 자세로 어린 연수를 대해주었다.
작은 돌멩이와 나뭇가지들과 질척거리는 흙땅이 좋을뿐 큰 호수를 한바퀴 도는 일에는 의미와 목표가 없는
세 살 아가를 채근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저만치 앞에 가서 어린 동생이 올때까지 마음쓰고 지켜보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는 내가 배워야할 엄마의 모습을 보았다.

1박 2일이라 해도 오고가는데 걸린 시간을 빼면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그러나 오고가는데 걸린 그 시간도 우리가 함께 있기 위해 쓴 시간인만큼 함께 보낸 시간이나 진배없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이다.
시간을 쓰고, 마음을 쓰고, 물질을 쓴다.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것을 쓰려고 우리는 인생을 사는게 아닐까..
광주를 떠나오며 그런 생각을 했다.

햇살은 너무 따뜻해서 꼭 봄 같았다.
봄의 광주, 광주의 봄..
5.18기념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잔디밭에는 부지런히 걸으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망월동 잔디밭에 가서 앉아보고 싶었다. 한나절 아무 일없이, 풀꽃을 따라다니는 아이를 지켜보며 그냥 앉아있다 오고 싶었다.

그러나 또 한사람, 만나야할 사람이 있었다.
오랫만에 온 광주에서 꼭 봐야할 반가운 얼굴이..
그 댁에 가서 근영언니가 해주는 저녁밥을 먹고 나서야 나는 서울로 돌아왔다. 

다음에 다시 광주에 가면 그때는 아마 명이님과 미페이님의 예쁜 아가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고, 
근영언니의 숲해설을 들으며 무등산을 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망월동 나무그늘에도 앉아볼 수 있기를... 

집에 돌아오니 토댁언니가 싸주신 메주콩이 한 봉지, 근영언니가 싸준 둥굴레차가 한 봉지, 엿이 한봉지, 명이님이 싸준 찹쌀떡이 또 한봉지.. 
봉지들이 마치 그 사람들처럼 반가운 얼굴을 하고 나를 보고 웃는 것 같았다. 
메주콩은 토댁언니가 심어 키운 것이고, 둥굴레는 근영언니의 시할머니가 키워 말리신 것이라하고, 찹쌀떡은 광주새댁의 시어머님께서 직접 떡메로 쳐서 집에서 만드신 것이란다.
키우고 만든 분들의 정성까지 얹어져 있는 그 소중한 것들을 들여다보며 
나는 무언가를 '싸보내는' 마음에 대해 한참 생각했다.  
살림하는 사람에게서 살림하는 사람에게로 싸보내지는 작은 봉지봉지들.. 그 속에 깃든 깊은 마음들과 정성에 대해.
다시 일상으로, 다시 제 고단하고도 복된 살림터로 돌아가는 여인에게 보내는 작은 응원이 그 안에 있었다.
따뜻한 동료애와 연대의 인사를 들으며 봉지를 여는 마음이 참으로 뭉클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여행하는 나무들2009. 7. 9. 21:59








스무살, 새댁이 처음 남도를 만났던 그 봄에 본 남도의 흙은 참 붉었습니다.
서른둘, 아들을 데리고 떠난 남도여행에서는 곱고 부드러운 뻘의 질감을 느낍니다. 
똑순이는 생후 13개월에 남도를 만났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갯벌 위에 선 똑순이의 머리카락이 바닷바람에 흩날립니다.
두 손에는 모래를 꼭 쥐고 있습니다.
걸음마 걷는 모습이 한바탕 신나게 춤을 추는 것 같기도 하고.. 권투선수 같기도 합니다.  

이 곳은 전라남도 영광, 백수마을 근처에 있는 바닷가입니다.
멀리 갯벌위로 손을 잡고 걸어가는 연인들, 엄마와 함께 뻘을 걸어가는 작은 소녀의 실루엣이 아름답습니다.
기차니스트님, 히로미님 그리고 정은이와 토마토새댁님입니다.
^^ 







사람들이 조개를 캐러 뻘에 들어간 사이, 아기들과 엄마들은 모래사장에서 한참을 놀았습니다.
고운 모래 사이로 작은 게들이 바쁘게 기어다녔고,
조개들의 숨구멍같은 구멍들과 동글동글하고 작은 흙덩어리들이 모래위에 가득했습니다. 

똑순이 눈에 띤 작은 게 한마리가 흙덩어리들 사이로 기어가더니 자기도 흙인척 꼼짝 않고 있었습니다.
똑순이도 꼼짝 않고 한참동안 게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두 손짚고 일어서'
두 손으로 땅을 꼭 짚고, 궁둥이는 하늘 높이 쳐들고 끙~ 신중하게 일어섭니다.
요즘은 늘 이렇게 궁둥이를 높이 들고 일어서는데.. 앞구르기를 하고싶은게 아닐까 엄마는 궁금해합니다. 








서툴던 걸음이 어느새 꽤 능숙해졌어요.
갯벌위에 세워놓으니 어찌나 신이 났는지...^^
매일 아파트 놀이터의 맥빠진 모래만 만지고 놀다가 '살아있는 모래'를 만났습니다.








푹신푹신 모래사장을 신나게 걸어다닙니다.
두 손에는 모래를 꼭 쥐고... 
마음껏 걸어가도 끝이 없을만큼 모래사장은 넓습니다.  








'똑순아, 아빠가 조개 많이 잡아와서 이유식 만들어줄께!'
장담하고 떠났던 아빠는 언제쯤 오시려나..
해가 뉘엿뉘엿 지는 갯벌을 바라보며 똑순이가 기다립니다.








이번 여행길 오고가는 내내 함께 했던 솔이네-^^ (이 아이는 남자 솔이~)
먼 길, 어린 솔이가 피곤했을까봐 걱정도 됐지만 새댁은 오가가는 차 안에서 솔이엄마와 얘기도 많이 나누고
오물오물 잘 받아먹는 두 아기들 간식도 같이 먹이며 너무 즐거웠습니다.
뻘을 밟고선 예쁜 솔이야, 앞으로도 똑순이랑 같이 많이 놀자~!







꼬미고모의 블로그에서 늘 사진만 보다가 드디어 이번 여행에서 직접 만난 훈남 장동건 군과 그의 엄마-^^
먼 바다를 응시하는 동건이의 눈매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집니다. ^^







여행을 함께한 모든 아기들을 다정히 안아주었던 명이이모.
솔이 이유식 조개를 캐기위해 엄마아빠가 모두 뻘에 들어간 사이, 솔이가 이모품에서 울음을 터트렸군요.
명이 이모도 함께 울고 있습니다..^^;;;
(이 아이는 여자 솔이~)







어느새 해가 많이 기울었습니다.
둘째 아이를 임신중이셨던 포마드님의 사모님과 아들 지훈이가 저녁햇살을 받으며 돌아옵니다.

음.. 이 날 조개는 아무도 캐지 못했어요.
알고보니 조개는 뻘이 아니라 고운 모래가 있는 곳에서 캘 수 있다네요.
조개를 캘 꿈에 부푼 일행을 인솔하고 자신있게 장비를 빌려 들어가셨던 mepay님께 낚였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갯벌가는 길에 들른 염전입니다. 
똑순이만이 아니라 많은 어른들도 처음으로 염전을 보았습니다. ^^
그리고 '귀한 국산 천일염'을 너도나도 한 포대씩 사서 차에 싣기 바빴다지요. ㅋㅋ   







토마토새댁님네 예쁜 세 아이와 똑순이와 새댁이 염전옆에 서서 기념사진을 한장 찍었습니다.
두 번째 만난 것인데도 어느새 많이 친해진 것 같고, 늘 보던 옆집 아이들 같고.. 
반듯하고 다정한 마음씨와 행동으로 새댁을 또 놀라게 했던 아이들입니다.
 
이렇게 서서 사진을 찍고보니 올망졸망 조롱조롱.. 새댁이 꼭 이댁 큰딸같습니다. ㅎㅎ
토댁님이 들으시면 펄쩍 뛸 얘기지만요~
'내한테 이렇게 늙은 딸이 있으면 내는 몇 살이란 말이고~~~' 정겨운 사투리.. 쟁쟁합니다. ^^








여행 둘째날, mepay님이 살고계신 그리고 곧 명이님이 직장을 옮기면서 내려가 살게 되실 광주에서 먹은 점심식사입니다.
'반찬이 한상 가득 나오는 남도 한정식이 먹고 싶다'는 객들의 청을 흔쾌히 받아주신 mepay님이
'백년옥' 이라는 작고 아담한 한정식집으로 데려가 주셨습니다. 
갖가지 나물반찬과 신선한 쌈, 황태구이에 푹 빠져 애기엄마들은 밥을 더 받아 싹싹 배불리 먹었습니다. ^^

 





mepay 삼촌과 똑순이입니다.
블로그에서 mepay님을 사귄건 똑순이나 다름없습니다.
똑순이가 태어났을때부터 늘 사진보고 '까꿍'을 해주시던 삼촌이모 덕분에 엄마아빠가 이렇게 남도여행까지 오게됐네요.
인연이란 것이 참 신기하고 고맙습니다. 







여행의 시간은 참 잘도 흘러서 광주에서 점심을 먹고는 서둘러 서울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똑순이는 자기를 아껴주는 이모삼촌들의 다정한 사랑을 먹고, 남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인심을 먹고
또 한번 쑥 자란 것 같습니다.  
식당 밥상 아래로 머리를 숙였다 들었다하며 까꿍놀이에 여념이 없습니다. ^^







집에 잘 도착해 짐을 푸는데.. 내려갈 때보다 짐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난 이웃분들의 따뜻한 정 때문입니다.
mepay님의 안내로 '자연방사 유정란'을 생산하고 계신 양계농장도 구경했는데
그 곳 주인내외께서 귀한 유정란을 삶아 간식으로 주신 것도 모라자 집에 가져가 먹으라며 여러팩 싸주셨어요.  

일반 양계장같으면 3만 마리쯤 키울수 있는 닭장에서 3천마리의 닭을 키우고 계신 이 농장에서는
닭들이 이리저리 닭장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울타리가 쳐진 너른 풀밭에서 놀기도 합니다. 
그래서 닭똥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어요. 
좁고 답답한 닭장안에서, 항생제를 많이 맞으며 자란 닭들보다 풀밭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이 녀석들이 낳은 달걀이
훨씬 건강하고 씩씩하겠지요? ^^ 







곧 농장의 쇼핑몰을 만드실거란 mepay님의 소개에 '알고보니 마케팅 관광이었다'며 모두들 한바탕 웃었지만
안전하고 몸에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려고 애쓰는 소생산자들께서 판로를 찾는 것이 무척 어렵고
그래서 그 뜻을 지켜나가시기가 너무나 힘들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번 만남이 그 분들께 작은 응원이 되고, 또 조금이라도 구매가 늘어나서 생산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오히려 고마운 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하고 좋은 농축산물과 그 생산자를 알게 되는 일은 참 반갑고 고마운 일입니다.
 


 




광주에서 헤어질때 mepay님이 싸주신 '도토리속 참나무'의 치즈소세지 10kg입니다. ^^;;;;;;;;
집에 돌아와 이 박스를 풀어놓고 신랑과 둘이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살면서 치즈소세지 10kg를 또 보는 일이 있겠냐... 하며.
다섯개쯤이 하나로 이어져있는 소세지들을 냉동실에 넣기위해 봉지봉지 싸는 동안
이 맛있는것을 누구와 어떻게 나눠먹어야하나.. 행복한 고민도 봉지봉지 함께 쌌습니다. 






그동안 똑순이는 신나게 '소세지 봉지들고 이어달리기'를 합니다.
냉동실 한 칸이 소세지로 가득 찼습니다. 
넘넘 맛있는 도참표 치즈소세지가 떨어지기 전에.. 어서 새댁네로 놀러들오세요~^^ 







여행에 돌아온 다음날 아침식사는 도참 소세지, 자연방사 유정란 후라이, 토마토새댁님네 토마토로 뚝딱 차렸습니다.
^-----------^
블로그 이웃분들의 고마운 정이 녹아있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아침식사였습니다. 


+


지난 주말에 다녀온 '블로그 이웃들과 함께, 블로그 이웃들께로' 떠나는 2차 여행기를 이제사 다 썼습니다.

2차 여행지는 '전라남도 영광'이었습니다.
예전에 mepay님이 새댁네 집에 놀러오셨을때 "올해 여름 휴가는 영광으로 오시라"고 하고 가셨는데
그때만해도 정말 가게 될줄은 몰랐어요. ^^;;

아이디어 많고, 추진력은 더 높은 이웃분들(준비하느라 넘 애쓰셨던 명이님, mepay님 감사해요~!!^^) 덕분에
똑순이네는 이번에도 아무 준비없이 즐거운 마음과 회비만 가지고 떠났다 
구경 잘하고, 잘 먹고.. 양 손과 마음 모두 그득그득 채워서 돌아왔습니다. 
함께 여행했던 블로거들과 그 가족분들, 여행지에서 만났던 분들..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참.... 블로그 이웃들께로 떠났던 1차여행에서 만났던 또 한분의 고마운 이웃, 맑은물한동이 님께서
똑순이 돌선물로 땅콩과 자색감자와 노란감자를 보내주셨어요.
꼭꼭 여민 땅콩 봉지, 신문지로 층을 나눠 꼭꼭 눌러 넣으신 감자들..
맑은물한동이님의 정성과 사랑이 가득 들어있는 상자를 열어보고 감사한 마음에 잠시 어쩔줄 몰랐습니다.

사진을 찍고, 똑순이를 불러다 하나씩 만져보게 하고.. '물한동이 아주머니가 네게 보내주신거야'하고 얘기해주었어요.
이웃분들의 이 고마운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새댁은 최선을 다해 똑순이를 착하고 건강한 아이로 키워야겠습니다.

물한동이님, 삶아먹으면 맛있다 하시던 노란감자는 말씀대로 이미 다 잘 삶아먹었고요(넘 맛있었어요!^^) 
안토시아닌이 많다는 자색감자는 곧 갈아서 우유에 타먹도록 하겠습니다.
땅콩은 많아서 시댁이랑 친정엄니도 드릴려고 봉지봉지 나눠놓았어요. 볶아서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블로그에서 만나 정을 키워온 이웃분들.
이제는 얼굴을 보고, 그 댁을 찾아가며 더 그립고 가까운 이웃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 분들과 함께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생각하면 참 든든하고 행복합니다.
이 분들의 존재가 제게 힘이 되듯이 저도 이 분들께 작은 힘, 응원, 웃음을 드릴 수 있는 이웃이 되고싶습니다.
새댁, 더 분발해야겠습니다! 
^^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