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펜'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9.05.25 예쁜 날
  2. 2019.04.11 따스한 봄
  3. 2018.10.20 가을 한 때
오늘 그림2019. 5. 25. 22:45





아이들이 모두 잠들었다.
덥다고 옷을 걷어올려 배를 다 내놓고 잠든 연제의 옷을 내려주고, 창문을 닫았다.
창문 밖에는 시원한 밤공기를 반기며 뛰어노는 동네 아이들 소리가 아직도 들린다.

한낮에는 많이 더웠다.
언제 따뜻해지나 했는데 갑자기 여름이 되어버린 듯-
날씨가 점점더 종잡기 힘들어진다.

1월부터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있다.
단지 안에 있는 가정미술 교습소 선생님께 일주일에 1번, 2시간 동안 배우는데
붓글씨를 쓰고 그림을 같이 그려넣는다.

5월에는 어버이날과 어린이날이 있어서
아이들 선물로 나태주 시인의 시구를 적은 작은 작품을 하나 만들어 주고
엄마아빠께는 편지봉투에 작은 글씨와 카네이션을 그려서 드렸다.

아이들을 잘 키우지는 못하는 엄마지만
아이들 덕분에 참 많이 행복하기는 한 엄마.
그게 요즘의 나인 것 같다.

더 잘 먹이고, 더 튼튼하게 키워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더 다부지게 가르치고, 똘똘하게 성장하도록 다잡아주지도 못하고..
그저 나는 예쁘구나, 고맙구나.. 바라보고 안아주고 내버려둘 때가 많다.







지난 주말,
아이들이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신나게 노는 동안
나는 놀이터 벤치에 앉아
어느새 초록 나뭇잎이 무성해지고
장미꽃이 넝쿨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아파트 풍경을
수첩에 그렸다.
텃밭에 물을 주는 고등학생같은 큰언니, 자전거타는 중학생 아이, 공놀이하는 초등 아이들, 산책하는 어른들..

우리들의 삶에는 힘든 순간이 많고
세상도 험한 세상이지만
삶의 시간들을
아름답게 보내려고하는 예쁜 마음들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꽃향기가 섞인 선선한 오월의 저녁 바람과 함께
그리워질 것이다
이 날들이.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19. 4. 11. 12:10





아직은 추운 봄이라
따뜻하고 꽃 많이 핀 봄이 언제 오나.. 기다린다.

겨울이 가물었던지라 봄비들이 반갑고
찬바람 덕분에 미세먼지없이 깨끗한 공기도 넘 고맙다.
그래도.. 따뜻한 날, 포근한 봄도 기다리게 된다.

춥지만 벚꽃은 피었고
요며칠 맑은 공기속에 새소리가 엄청 많이 들렸다.
2층인 우리집은 창문앞이 바로 새들이 오는 나무가지다.
무슨 일이 있나 싶을 정도로 짹짹짹 쪼롱쪼롱 열심히 우는 새들도
깨끗한 공기가 반가워서 그러는건 아닐까_^^





열심히 자라나느라
열심히 살아가느라
오늘도 모두모두 참 애쓴다.
고맙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18. 10. 20. 21:26



친정 부모님들이 홍시와 밤, 김치 등 가을 먹거리를 풍성하게 담아서 택배를 보내주셨다.
아이들 맛 보여주라고..
제 때에, 그 계절의 맛을 보여주고 싶으셔서.
지금 한창 자라고있는 밭의 배추와 무를 솎아서 담근 김치까지.
시댁에서는 햇고구마를 한 박스 캐서 보내주셨다.

덕분에 신도시 아파트, 텃밭농사도 안짓는 우리집 베란다에도 가을이 도착했다.





아이들 키우는 일이 참 쉽지 않다.
제 때에 무언가 필요한 것들을 잘 채울 수 있도록 보살피고 가르치는 일을
나는 잘 하지 못해서
우리 아이들은 공부며 생활습관, 건강.. 여러모로 허술하고 부족한 면이 많다.

그래서 아이들을 두루 잘 보살피는 주위의 언니들이나
후배맘들을 보며 참 대단하다.. 생각하고 반성할 때가 많다.
도시의 복잡하고 바쁜 삶속에서
아이들 키우며 살뜰하게 살림하며 살아가는게 참 쉽지않은데
어떻게 그렇게 잘 해내시고들 계실까..
정말 부지런히 애쓰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살수록 느낀다.





음식이 때가 있듯 아이들 키우는 것도 다 때가 있겠지..
지금 우리 아이들은 어떤 때인지..
가을 햇볕 아래 많이 뛰어놀며 알밤처럼 영글기도 해야할 때이고
편식하는 습관을 이제는 고쳐야할 때이고..
또 어떤 때일까.
내가 놓치고 있는 때는 무엇일까..
아이들에 대해서도, 나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해본다.





부족한 것은 부족한 것이고
우리가 함께 바라보는 이 가을은 참 아름답다.
마음에 이 한 때를 잘 간직하자.
아쉬움도, 희망도, 보살펴주시는 사랑도, 함께 살아가는 오늘 속에 녹아들던
빛나는 가을을.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