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 꽃'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8.09.07 백일홍을 보다가
오늘 그림2018. 9. 7. 22:52

우리 아파트 단지안에 백일홍 나무가 참 많다.
작은 나무도 있지만 가지를 넓게 벌린 키 큰 백일홍 나무도 여럿 있다.

백일동안 붉은 꽃이 피어있어 백일홍이라 불리는 ‘배롱나무’.
친정집에서 가까운 강릉 오죽헌에는 아주 오래되고 고운 배롱나무들이 많다.
도종환 시인의 시 <배롱나무>에서 한 꽃이 백일을 가는게 아니라
작은 꽃들이 피었다 지고 또 피고 지고 하며 백일 동안 나무가 붉은 것이라는 구절을 읽은 뒤로는
배롱나무를 보면 괜히 한번더 쳐다보게 되었었다.

아파트 마당의 배롱나무들을 보며
고향 생각, 시 생각에 애틋한 맘이 들어 한번 그려보고 싶었다.
이 작은 배롱나무는 단지안에 있는 정자 옆에 있다.





우리 인생도 그럴지 모른다.
빛나는 어느 한 시절이 계속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 시절의 꽃이 지면 또 다른 시절의 꽃이 피고,
피고 지고 피고 지고..
모두 다른 꽃, 삶의 다른 시기들에 저마다의 곱고 빛나는 꽃들을 피워내며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며칠전 한결 시원해진 바람을 맞으며 걷다가
나뭇가지에 무성한 푸른 잎들을 보았는데
이 잎들은 모두 올해 이별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잠시 슬펐다.

생명은 피고 진다.
아이들 교육방송을 보다가 우리 몸의 세포는 7년마다 거의다 새로운 세포로 바뀐다는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7년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세포로 보면 전혀 다른,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라는 얘기.
(그런데도 나를 계속 같은 ‘나’라고 할 수 있을까?를 묻는 어린이 철학 강의였다^^;;)

나날이 새롭고, 매일 변하고, 매순간 피고지는
백일홍 꽃, 배롱나무, 나, 우리들.
매일매일은 비슷한 것 같지만
부단히 달라지고 있고
큰 리듬을 타며 중요한 한 굽이 한 굽이를 넘어가는..
산다는 건 쉬운듯 하면서도 참 어려운 일인것 같다.

가을이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