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ma! 자란다2011. 8. 22. 00:12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열릴 때 제천에 방잡아놓고 매일 저녁 영화보고 음악듣고 낮에는 산책하고 노는 휴가를 보내는 것. 

대관령국제음악제 열릴때 대관령 근처 숲속을 어슬렁거리며 놀다가 음악회듣고.. 마지막에는 강릉 외가에 들러 할머니할아버지와 옥수수쪄먹고 경포바다에서 놀고 올라오기.

통영윤이상음악제 때는 통영에서 지내기..

강을 따라 걸어가는 도보여행. 섬진강을 따라서.. 발원지부터 바다까지 강물과 함께 걸어가보기.

모형비행기 날리기. 바람을 가르며 가볍게 날아오르는 모형비행기의 매끈한 선을 보고 있자니 남자아이들이란 저 모형비행기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위로 가볍게 솟구쳐오르는 빛나는 존재들.. 땀에 젖은 머리칼을 날리며 쉼없이 뛰어다니는 아이들. 때로 너무 반항적이고 고집쟁이고 씻는 것, 정리하는 것 모두 너무 싫어해서 엄마를 화나게 하더라도.. 매끈한 다리로 한없이 뛰어다닐 빛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을 사랑하게 되겠지.

지리산 종주하기.

집에서 만화책 돌려보며 뒹굴거리기.

남미여행하기.

제주도에서 수영하고 산책하면서 한동안 살기.

핀란드에서 사슴썰매 타보기.(이건 내 초등학교 시절부터의 꿈)

시베리아횡단열차 타기.
이건 내 대학시절부터의 꿈이네... 쓰다보니 내 꿈들만 자꾸 써놓는것 같은데 음... 애들이 싫다면 나 혼자 가지 뭐.

할아버지가 집짓는 곳에 가서 집 짓는 모습 지켜보기.

외할아버지 농사일 하시는데 따라다니기.

여름밤에 나란히 누워 풀벌레 울음소리 듣기.

시골에 가서 밤하늘 가득한 별 올려다보기.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하루종일 놀기.

....



더 놀고 싶다고 울다가 잠이 든 연수.
땀에 젖은 머리칼을 씻지도 못하고 눈에는 눈물자욱 어린 채로 어린 몸을 새우처럼 구부리고 잔다.
오늘은 아빠와 함께 아이들을 봤는데도 연수는 자꾸 밥을 제때 먹지 못하고 빵이나 우유같은 간식들로 종일 배를 채웠다.
아빠가 있는 덕분에 아침 일찍부터 어린이회관도 다녀오고, 오후 늦게는 온 가족이 한강공원에 나가 바람쐬며
모처럼 신나게 잘 놀았는데.. 먹는걸 잘 쟁겨주지 못해 미안하다.
낮잠을 못자 몹시 고단한채로 버티고 또 버티며 하루종일 노는 연수를 보니 그 모습이 예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결국 눈물바람을 하고 잠든 아이 곁에서 내가 요즘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건지, 뭔가 잘못하고 있는건 아닌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마음이 되었다. 

자연스런 4살 아이의 성장통인건지, 동생이 생겨서 그런건지.. 판단하기 어려운 고집과 떼, 울음같은 것이 터질때마다 마음이 덜컹한다.
제일 중요한건 엄마가 흔들리지 않는 것, 아이가 잘 클거라고 믿어주고 지켜봐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내 육아방법에 대한 확신같은 것이 많이 약해져있는 요즘이다.
뭔가 불안하고 걱정스럽지만 어떤 구체적인 반성을 하지는 못하고, 육아책을 펼쳐 내 고민에 답이 될만한 내용도 찾아보지 못한채로 하루하루가 그저 정신없이 흘러가고만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마음이 한없이 약해져만 가다가.. 문득 이 시절이 지나고, 아이들이 좀더 크면 함께 하고싶은 일들,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둘 생각하게 되었다.
시원한 달밤에 함께 영화보고, 얘기하고 걷고 놀 생각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답답했던 마음이 많이 시원해졌다. 
아이들과 여행하는 일은 상상만해도 너무 설렌다. 

그래... 당장의 어려움에 해답은 아니지만... 
이 시간을 잘 견디고 잘 헤쳐나가면 내가 꿈꾸는 저런 날들이 꼭 올거야.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좀 났다. 

금방 지나갈 것 같았지만 힘든 시간은 또 참 더디게도 흘러간다.
어린 연호를 끌어안고, 역시 아직은 엄마 다리라도 끌어안고 싶어하는 어린 연수를 매단 채로 종종거리는 동안 어느새 여름이 끝나간다.
매일 부딪히는 어려움과 고민에 대한 해답도 어서 찾아야지.. 
가을에는, 부디 우리가 조금 더 잘 헤쳐나갈 수 있기를. 
부디 내가 조금 더 현명하고 강해지기를..





      















































해뜬 날이 손에 꼽을만큼 비가 많았던 올 여름..
우리가 강릉에 있는 2주동안 유일하게 해가 쨍하게 났던 날, 경포바다에 다녀왔다.
40일된 연호도 외할머니품에 안긴채 솔밭에 앉아 바다냄새는 맡았다.
내년에는 우리 모두 바다에서 더 오래 놀 수 있겠지.
연수연호, 엄마아빠, 외할아버지할머니..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다 다시 바다가에서 만나자고요..! ^^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