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20.08.29 야채 장보기 2
  2. 2020.08.27 에너지의 날을 보내며
  3. 2020.08.21 여름 먹거리
  4. 2020.08.17 용용이에게
  5. 2020.08.05 용용이가 사라졌다
밥상2020. 8. 29. 11:13

 

동네에 야채가게가 새로 생겼다. 
우리집에서 제일 가까운 상가쪽 모퉁이 자리다. 
아직 비어있는 가게들이 많은 신도시의 신축건물들 사이에 드물게 새로 문을 여는 가게들.

코로나 시대에 문을 닫는 가게도 정말 많은데 새로 가게를 차리시기가 얼마나 조심스러웠을까..

그 마음이 짐작이 되어서 내가 들를만한 가게면 꼭 한두번은 가본다. 

그전에도 그랬지만 코로나 시대가 되고서는 더욱 큰 마트를 잘 안가게 되었다. 

오래전부터 이용하고 있는 한살림 생협에서 식재료 대부분과 어지간한 생필품은 모두 구입할 수 있고, 온라인주문을 하면 집으로 배송을 해주시기 때문에 밖에서 장볼 일이 거의 없다. 한살림에 없는 군것질거리들이나 생선, 육류 종류들이 좀 필요할 때 가끔씩 마트를 다녀오곤 했다. 

그런데 이번 여름 긴 장마와 집중호우 피해들을 겪으면서 한살림 채소 수급에도 어려움이 커졌다. 

한살림 생산지 농가들도 호우 피해를 많이 입으셨고, 또 코로나시대로 온라인 주문량이 많다보니 온라인 장보기에서는 내가 고른 야채들이 품절일 때가 많았다.

또 시중의 야채 수급에 어려움이 생겨서 야채값이 폭등하거나 할때 한살림은 연초에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결정한 가격으로 가격이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시중보다 상대적으로 야채값이 싸다. 그래서 한살림 야채 소비가 평소보다 많아진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세상이 위험한 때문이니 공급되는 것들만이라도 받아서 감사하게 먹어야지.. 

가지, 감자, 고구마, 오이, 당근, 양파, 마늘 같이 우리 집에서 많이 먹는 야채는 다행히 한살림에서 잘 받았다. 

 그런데 호박과 대파, 쌈채소들은 품절이라 못받았다.  과일들도 아이들과 좀 더 먹고싶고 해서 동네에 새로 생긴 야채가게에 갔다. 

 

키가 크고 털털한 인상에 목소리도 걸걸하신 주인 아주머니는 대파 한 단 달라는 나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개업하신 직후쯤에도 아이들과 운동다녀오다가 한번 들러서 야채랑 과일 몇가지를 샀었는데 그 때 아주머니는 나와 아이들을 보며 "아고~ 아들이 셋이여? 너네 엄마 고생많겠다. 엄마 말씀 잘 들어야된다~! 나도 아들 둘 키우느라 진짜 힘들었는데.. 애기엄마 대단하네" 하고 걸걸한 목소리로 한바탕 이야기를 하셨었다. 찌개에 넣어먹으라며 풋고추를 한 주먹 비닐봉지에 더 넣어주시며 "또 와요~!"하셨었다. 

마스크를 꽁꽁 쓰고 다니고 벌써 한두주 전의 일이니 아주머니가 나를 기억하실 리는 없지만 나는 '또 오기'로 한 약속을 나름 지켜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가게에 들어섰다. 

냉장고에 든 야채를 보니 길쭉이 애호박 하나에 3500원이란 가격표가 붙어있었다. 

아이고.. 

그 옆에 동그란 애호박이 있어 "이건 얼마예요?" 하고 물으니 아주머니 대답.

"2000원이야"

"이건 좀 낫네요"

"응. 그래야지. 뭐 하나라도 싼게 있어야지~" 

우리는 같이 웃었다. 그래.. 뭐 하나라도 싼게 있어야지. 그래야 선뜻 손이 가고, 집에 식탁에 반찬 한가지라도 좀 넉넉하게 올리지.. 

아주머니의 목소리는 웃고 있었지만 걸걸하게 쉰 목소리에는 눈물같은 땀기운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손님이 도대체 얼마나 왔을까. 

이 가게 문을 열고난 후에.. 코로나로 안그래도 길에 지나다니는 사람은 없고, 야채값은 비싸고, 날은 뜨겁고, 과일은 자꾸 시들어가고... 

아주머니는 포도를 사고싶어하는 나에게 "밖에 놔두니까 포도가 너무 빨리 말라. 이게 상한건 아니고 마른건데 그래도 씻으면 먹을만하고, 잼같은거 만들어 먹어도 좋을 것 같아 버리지 않고 놔뒀어. 5000원에 다 줄테니까 가져 갈라우?" 

하고 물으셨다. 빨간 광주리 두 개에 가득 담긴 포도가 6송이는 넘어 보였다. 좀 오래돼 보이기는 했지만 우리집 애들은 포도를 좋아하니까 씻어주면 하루이틀 안에 다 먹을 것 같았다. 

버릴 수 없는 마음.. 알 수 있다. 살림하는 나도 그렇다. 잘 못 버린다. 먹을 수 있는건데... 그래서 5천원에 포도 두 바구니를 샀다. 아주머니는 박스에 있는 괜찮은 포도 한송이도 얼른 더 넣어주셨다. 

바나나와 오이도 사고 둥근 애호박도 넉넉하게 두 개 사서 검은 봉지를 자전거 양쪽에 주렁주렁 매달고 돌아왔다. 

 

 



애호박은 볶아서 반찬도 하기 좋고, 된장찌개나 국에 넣어 먹어도 좋고, 볶음밥이나 카레에도 넣어 먹어서 쓰임새가 많다. 

한살림 애호박은 이번 주에도 품절이다. 

다음 주에는 아주머니네 야채가게에 다시 호박을 사러 가야겠구나... 

아들 둘을 키우느라 고생하셨던 아주머니가 신도시에 새롭게 차린 번듯한 자기 가게가 오래오래 잘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마스크를 쓰고라도 가끔 안부를 주고받으며 인사를 나누고, '뭐 하나라도 싼게 있어야지~' 같은 웃픈 이야기에 함께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비가 또 온다. 
뜨거워진 지구에서 쉽지 않겠지만 부디 곱게 잘 지나가다오..ㅜㅜ 

 

 

 

 

Posted by 연신내새댁
지구를 위한 글쓰기2020. 8. 27. 16:04


지난 8월 22일은 ‘에너지의 날’이었다.
그날 아이들이 구독하는 어린이과학동아 앱에서 핸드폰으로 알람이 와서 알았다.
‘에너지의 날’은 2003년 8월 22일 우리나라에서 기록적인 전력소비(4598Kw)가 있었던 후에 에너지 절약과 신재생에너지의 확대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에너지시민연대’라는 시민단체에서 제정한 날이라고 한다.
지금은 정부와 여러 지자체에서도 취지에 공감하며 ‘에너지의 날’ 밤9시에 모두 함께 전기불을 끄는 실천, 낮 2-3시에 에어컨 사용을 멈추는 실천 등을 시민들에게 독려하고 있다.

‘불을 끄고 별을 켜다’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캠페인에 동참하고 인증 사진을 올려보자는 과학잡지의 미션 이벤트에 동참하여 우리집에서도 밤9시에 불을 모두 꺼보았다.



날이 맑은 날 밤에 아파트 마당에 나가보면 아주 밝은 별들 서너개가 우리 동네 하늘 위에 반짝이는 것이 보인다.
우리 아이들은 별이 쏟아질 듯 많은 밤하늘을 본 적이 거의 없다. 명절이나 방학에 시골에 가도 날이 맑지 않거나, 동네 집들이나 가로등 불빛들로 별을 많이 보지는 못한 것 같다.

‘빛공해’라는 말도 있을만큼 도시의 밤은 각종 광고판, 가로등, 차량들, 집집마다 켜져 있는 불빛들로 밝다.
불필요한 불빛들을 끈다면 전기도 아끼고, 그만큼 에너지도 아끼고, 발전량도 줄일 수 있으니 아직도 화석연료에 대부분의 에너지를 의존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탄소배출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하루밤 5분 불꺼놓고 이런 말을 하기는 정말 민망한 것이...
나는 우리 동네 에너지 악당이다. (ㅠ.ㅠ)





올해 6월분 관리비 고지서를 7월에 받았다.
동일면적 평균 대비 무려 75%나 전기를 많이 쓰다니...ㅠㅠ
우리 단지의 같은 면적 세대들의 6월 전기사용량 평균이 326KWh 인데 우리집 사용량은 569KWh.

뭘 이렇게나 많이 썼다니...ㅜㅜ
이사온지 올해로 5년차인데 처음부터 우리집은 동일면적 대비 전기사용량이 늘 많았다.
그때는 아직 입주하지 않은 집들(비어있는 집들)도 많으니 평균이 당연히 적은게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한 해 두 해 시간이 지나도 우리집은 늘 에너지사용량이 평균보다 많았다.
그래도 나는 마음속으로는 ‘환경이 걱정이야... 지구온난화가 큰일이야.. 에너지 사용을 줄여야하는데...’하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내 집에서 내가 얼마나 전기를 쓰는지, 어떻게 줄여야할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살았다.


 

다달이 내는 전기세가 차츰차츰 많아져도 ‘식구가 많으니까’ 생각하며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다.
심지어 우리집은 다자녀혜택으로 전기비와 수도비를 감면도 받는다.
올해 6월에는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려 우리집도 일찍 선풍기를 꺼내고 에어컨도 며칠 돌렸던 것 같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만 그랬겠는가. 다른집도 그랬을텐데..

기본적으로 우리집에서 돌아가는 가전제품이 많다는 의미일터였다.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그리고 식기세척기와 로봇청소기..
혼자 애들 셋을 키우기 힘들다는 이유로 나는 도우미 가전들의 도움을 많이 받으며 살림을 한다.
오븐으로 요리도 자주 하고, 전기밥솥에도 한꺼번에 하루치 밥을 다 해두고 보온을 해놓고 먹었다.
다섯 식구가 각자 스마트폰이나 핸드폰을 한대씩 가지고 쓰면서 늘 충전을 하고, tv 대신 가끔 큰 스크린 화면에 빔프로젝터로 영화를 보는 것도 전력을 꽤 많이 소비할 터였다.

우리집부터, 나부터 에너지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후위기를 걱정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지 않으면 안되겠고,
심지어 내가 우리 동네 ‘에너지 악당’인 마당에야ㅜ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생각이 든 얼마전부터 나름대로 안쓰는 콘센트를 열심히 뺐다.
아이들과도 화장실 다녀오면 꼭 불끄기, 안 쓰는 선풍기나 빈방의 전등 끄기를 다짐하고 같이 노력했다.
전기 밥솥에 밥을 빨리 먹고, 보온하지 않고 남은 밥은 냉동시켰다.




7월분 고지서가 왔다.
전기사용량은 521 KWh 로 전달보다는 48 KWh 줄어있었다. 와! 조금이지만 그래도 줄었다니 기쁘다. ^^
하지만 작년 7월에는 472 KWh 썼다는데 그보다는 많아진 양이다. 아마도 사용하는 가전제품들이 늘어나서 그렇겠지...





평균대비 75% 나 많이 썼던 6월에 비해서는 그래도 줄어들어 64% 많이 쓴 것으로 나왔다.
동일면적 평균 전력 사용량 317 KWh.
나도 저 가까이 까지 도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초록색으로 가고싶다. ㅠㅠ

에너지 효율이 낮은 가전제품들이 많은지 찾아보고, 되도록 사용을 줄이는 것.
꼭 필요한 도움만 받으면서 쓸데없이 낭비되는 전기가 없도록 하는 것.
에너지를 적게 쓰는 가벼운 삶을 살고 싶다.

석탄, 석유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방식을 태양광이나 풍력을 사용하는 신재생에너지로 바꿔간다 하더라도 현재 선진국들의 에너지 사용량 자체를 줄이지 않으면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다고 한다.
지구가 뜨거워지는만큼 해마다 태풍도 거세지고 기상이변도 늘어난다.
어제밤에도 태풍 소식에 마음을 졸이면서 잠들었다.
무심히 전기를 펑펑 쓰면서 내가 눈이 오지 않는 겨울과 50일이 넘도록 장마가 이어지는 여름을 만들었다ㅜㅜ 이런 생각은 지나친 비약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역으로 한사람 한사람이 자신이 쓰는 에너지에 대해 생각하고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려고 한다면 지구의 내일은 확실히 달라질 거라는 점에서 사실이기도 하다. 그러니 언제나 나부터 시작해야한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고
지구를 지키는 에너지 다이어트~!
이름이 거창하지만.. 비장한 마음으로 나부터 시작하기.

저, 다이어트 중입니다.

(++ 근데 8월에는 열대야로 밤에 에어컨을 몇시간씩 틀고 자는 날이 많았다ㅜㅜ 비가 많이 온다고 건조기로 빨래도 많이 말렸고... 9월에 고지서를 받으면 또 빼도박도 못하는 에너지 악당이 되겠지만.. 조금씩이라도 노력하기. 화이팅이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생명/한살림.농업2020. 8. 21. 15:29



우리 아파트 안에 작은 텃밭이 있다.
매해 이른 봄에 분양을 하는데 동별로 1~2 가구 정도가 추첨을 통해 선정된다.
경쟁률이 아주 높은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 많은 가정에서 신청을 하고, 해마다 알차게 농사를 지으신다.
관리사무소와 경로당, 작은도서관, 탁구장 등이 함께 있는 ‘커뮤니티 센터’ 옆에 아담하게 조성되어 있는 아파트 텃밭은 스무개 남짓되는 작은 구좌들로 나누어져있고 각 구좌마다 ‘토끼네 텃밭’처럼 각 텃밭의 이름이 적힌 예쁜 팻말이 하나씩 꽂혀있다.

상추, 토마토, 고추, 깨, 가지, 오이, 감자, 고구마 등 다양한 작물들이 봄과 여름동안 쑥쑥 자랐다.
직접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오며가며 눈으로 구경하는 즐거움이 컸고, 동네 이웃들이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어느날은 꼬마 아이들을 데리고 텃밭에 옹기종기 모여 얘기하고 물주는 풍경을 보는 것도 정겨웠다.

전부터 우리 옆 라인에 사는 이웃 언니가 “우리 텃밭에서 상추 좀 따다 먹어~” 하시더니, 얼마전에는 아침에 자전거타고 지나가는 나를 불러 오이를 두 개 따주었다.




상추도 따가라는걸 상추는 사놓은게 있어서 괜찮다고 하고, 언니가 텃밭에 풀뽑는 것을 옆에 서서 좀 구경했다. 토마토 밑으로 바질을 키우니까 바질 향 덕분에 토마토에 벌레가 덜 생긴 것 같다고 좋아하셨다.

이 아파트로 이사온 첫 해에, 그 때는 내가 시이모님과 강일동에서 텃밭을 하던 마지막 해였던 것 같은데 올망졸망한 무를 한가득 푸대에 수확했었다.
그 때 둘째랑 같은 유치원에 다니고있었던 언니네에게 무를 몇개 나눠드렸다. 아침에 아이들이 유치원 버스탈때 푸대째 들고나가서 같이 타던 서너명 되는 아이들 엄마들과 다같이 몇개씩 나눴다.

그 해 이후로 나는 텃밭농사를 접었는데 그 때 “아! 나도 텃밭 농사 짓고싶은데!”했던 언니는 그 다음 해부터 하남시에서 분양하는 도시농장 텃밭을 신청해 여러해 지어오셨다고 한다. 올해는 아파트 텃밭이 당첨되어 가까이서 일하니까 좋다고 말하며 웃는 언니네 밭을 보니 깔끔하고 튼실한 것이 도시농부의 내공이 착실히 쌓이신 것 같아 부러웠다.

사실 그전에 강일동에서 텃밭을 할 때 농사는 이모님이 다 지으시고 나는 아이들데리고 구경삼아 따라다닌 얼치기 농사꾼이었던 터라 텃밭농사를 잘 모른다. 부지런히, 열심히 일하지도 않았고.. 상상마루 작은도서관 친구들과 자연놀이동아리를 만들어 공동체 텃밭 농사를 지을때도 농사일은 영미언니가 다 맡아하시고 나랑 다른 엄마들은 그저 조금씩 일손이나 거들면서 지냈던 터라 이사온 후로 나 혼자 농사를 짓는 것은 생각도 안 했다.

근데 요즘에는 다시 텃밭 농사를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는 나도 아파트 텃밭을 신청해봐야지.
아이들도 아파트 텃밭을 볼때마다 “엄마, 우리도 이거 하자”고 졸랐는데 내가 엄두가 안나서 신청을 못했었다.
이제 세 녀석도 제법 컸으니 텃밭에 물 주고 풀 뽑고 하는 일도 좀 거들겠지?
아파트 텃밭이 안되면 미사리 쪽에 있다는 하남시 텃밭이라도 신청해보자.





여름 한 복판에 있을때 강릉에서 엄마아빠가 옥수수를 한 박스 보내주셨다. 사촌동생 올케네 친정에서 농사지으신 옥수수라고. ^^ 멀리 우리집까지 친정집 밭에서 자란 감자랑 대파까지 함께 넣어져서 고맙게 잘 도착했다.





그래서 우리집에 옥수수 공장이 펼쳐졌다.
아이들은 옥수수 1개당 100원씩 일당(?)을 받기로 하고 옥수수 껍질을 열심히 깠다ㅜㅜ




옥수수를 한 솥 삶아 몇개는 식혀서 냉동하고, 몇개는 이웃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우리도 실컷 많이 먹었다.
입맛없는 여름에 옥수수 같은 간식을 먹으면 배도, 마음도 따뜻하고 든든해진다.






자기가 먹을 음식을 자기 손으로 농사지을 수 있다는 것은 훌륭하고 소중한 일이다.
먹지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농부들은 세상 모든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고마운 분들이다.
마트에서 쉽게 농작물을 사고, 또 그렇게 많이 산 것들을 다 못먹고 음식물 쓰레기로 버리면서 살다보면
농작물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그것을 키우는 수고가 얼마나 고맙고 큰 것인지 잘 모르게 된다.

농작물을 직접 키워보고, 다양한 작물을 골고루 먹어보면서 아이들이 채소와 친해지고 감사한 마음으로 잘 먹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지금은 부모님들이 보내주시는 먹거리들, 한살림에서 오는 채소들을 아이들과 함께 다듬고 손질해 버리는 것 없이 잘 거두어 먹는 것이 우선 목표.






코로나와 기후위기 관련된 글들을 읽다보면 식량위기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기후 위기가 불러온 기상 이변들로, 올여름에 우리 나라도 이미 많은 농가가 심한 비피해를 입은 것처럼 먹거리 생산에도 큰 어려움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게다가 우리 나라처럼 식량 자급률이 23%(쌀을 제외하면 23%, 그나마 자급을 하고있는 주식인 쌀을 포함해도 46.7%로 50프로가 채 되지 않는다) 밖에 안되고, 식량에 대한 해외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코로나같은 국제적 위기 속에 무역거래가 위축되고 기후위기로 식량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식재료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도시에 텃밭이 많아지고, 조금씩 자기 손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농업을 국가적으로 중요한 산업으로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이 농사를 짓고, 농촌에서 잘 살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날을 꿈꾸며...
우선은 세 끼 집에서 밥먹는 이 날들을 무사히, 밥 잘 지어먹으며 버텨내자.




Posted by 연신내새댁
하루2020. 8. 17. 16:47



용용이가 사라졌던 그 날 밤에 용용이를 찾았다.
용용이는 제가 살던 작은 집이 올려져있는 낮은 나무 책장 뒤쪽에 떨어졌던 모양이다.
밤늦게 남편과 함께 책장을 옮겨보니 그 밑에 먼지를 잔뜩 뒤집어쓰고 죽은 용용이가 있었다ㅠㅠ

혹시 물에 넣어주면, 먼지가 벗겨지면 숨을 쉬고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 혹시라도.. 작은 기대를 하며
비어있던 용용이의 집 물 속에 용용이를 넣어주었다.
아이들은 모두 잠든 밤이었고,
집에 넣은 용용이를 안방 베란다에 옮겨놓으며 나 혼자 많이 울었다.

아이들은 낮에도 여러번 용용이를 찾았다.
밤에 잠들기 전에는 야행성인 용용이가 이제 일어나서 돌아다닐지도 모른다며 손전등을 하나씩 들고나와 나름대로 집안 구석구석을 비춰보며 열심히 찾았다.
연호가 “아무래도 멀리 안 갔을 것 같은데.. 이 책장 주변 어디에 있을 것 같은데...”하면서 낮은 거실 책장을 열심히 살폈지만
벽에 거의 딱 붙어있다싶이 한 책장 뒤쪽 틈이나 바닥의 작은 틈으로 용용이가 들어갔을 것 같지는않다고 나는 계속 말했다.
그런 틈은 용용이가 들어가기에도 너무 작다고 생각했고, 설마 그 쪽으로 내려갔을까.. 싶었다.

그런데 그리로 내려간 모양이었다. ㅜㅜ
밤에 아이들이 잠들고, 운동하고 온 남편과 이런 저런 얘길하고 자려고 누웠다가 아무래도 마음이 편치 않아 일어났다.
“여보, 나 좀 도와줘”
남편과 함께 책장을 옮기고 용용이를 찾았다.
남편은 아이들에게 말해주지 말라고 했다. 알면 많이 슬퍼할텐데.. 그냥 멀리 밖에 나가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도록 용용이 찾은걸 얘기하지 말라고.

하지만 나는 알려주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돌보고 사랑하던 생명인만큼 아이들과 함께 죽음을 슬퍼하고, 마지막까지 함께 보내주고 싶었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에 아이들이 일어나서 제 핸드폰을 찾는다, 게임을 한다 분주할 때 용용이를 찾았다고 말해주었다.
아이들은 안방 베란다로 가서 용용이를 보고 용용이가 죽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많이 울었다.

“엄마, 내가 어제 후레쉬로 책장 밑에 비춰볼 때 거기 용용이 비슷한게 있는거 같았는데 엄마한테 말을 안 했어.. 흑흑”
연수는 울면서 자기가 그때 얼핏 후레쉬에 비친 무언가를 엄마에게 얘기해서 책장을 옮겼더라면 용용이를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를 하는 듯 했다.
나도 그랬다. 내가 진작 저 책장을 옮겨봤더라면.. 아침에만 그렇게 해봤더라면. 그랬다면 밤사이 책장 밑 먼지더미에 빠져 괴로워하는 용용이를 구해서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ㅠㅠ

우리는 아쉬움과 후회와 미안함을 안고 오래오래 서로 껴안고 울었다.
연호는 울면서 “엄마, 용용이는 하늘나라에 잘 갔을꺼야. 거기서 자기 친구들을 만나서(우리집에 함께 왔었으나 일찍 죽었던 도룡뇽들) 우리는 잘 지내고 있다고 얘기해줄꺼야.. 그리고 같이 재밌게 놀거야, 그지?” 하고 말했다. 나는 그럴거라고 대답하면서 연호 등을 쓸어주었다.

용용이를 어디에 묻어줄까... 밖에 마당에 묻어줄까? 내가 물으니 연수는 싫다고, 우리집 화분에 묻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 용용이가 계속 우리집에 같이 있는 거니까..
그래서 얼마전 분갈이해서 뿌리를 내려 살고있는 작은 인삼벤자민 옆에 묻어주기로 했다.

내가 모종삽으로 화분의 땅을 파고, 연수가 비닐장갑을 끼고 용용이를 들어올려서 먼지를 좀 떼어주고 땅 위에 잘 놓아주었다.
우리는 잠든 용용이 위로 흙을 두텁게 덮고, 그 위에 평소 용용이 집에 놓여있던, 용용이가 때때로 올라가 몸을 말리고, 그 아래 그늘의 물속에서 헤엄치던 큰 돌을 올려주었다.
용용이는 용용이의 돌과 함께 편히 쉬고, 인삼벤자민과 함께 자라나 푸른 하늘 아래 초록 잎사귀로 햇살을 받으며 살아갈 것이다..

연호가 하늘을 보며 용용이의 영혼에게 인사를 했다.
“용용아 잘 가! 거기서 잘 지내! 친구들에게 우리는 잘 있다고 전해 줘~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잘 살아!”

나도 인사를 했다.
“용용아 잘 가.. 그동안 함께 지내줘서 고마웠어.. 충만한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렴.. 더 키워주지 못해서 미안해..”

“엄마, 용용이가 다시 태어날 수도 있을까? 그럼 다시 태어나서 또 우리집에 어떤 동물이나 생명으로 돌아올 수도 있을까? 또 만날 수 있을까?”

아이들이 물었다. 글쎄..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생명은 돌고도는 것일지도 모르잖아.. 용용이는 인삼벤자민의 몸속에 들어가 나무가 될 수 도 있고, 또 어느 날에는 다른 무언가로 이 세상에 돌아올 지도 모르잖아. 우리도 그럴지도 모르고.. 그러니까 아주 헤어지는건 없는지도 모르잖아...






용용이가 떠난 뒤로 오래오래 비가 왔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위기로 기록적인 긴 장마였다.
우리 앞에 어떤 날들이 기다리고 있는지 다 알 수는 없다.
힘껏 오늘을 헤쳐나갈 뿐이다.
다만 내일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제의 잘못들을 바로잡는 오늘을 살아가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용용이를 보내고 마음에 또 한겹 그늘을 얻은 아이들이 한뼘씩 자라난다.
우리 곁의 생명들을 소중히 여기자고, 더 잘 돌보자고 마음을 모은다.

우리집 가까운 곳에 ‘구산’이란 지명을 가진 곳이 있는데 거기 있는 작은 산이 거북이를 닮았다고 해서 예전부터 ‘구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비가 그친 주말에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구산에 다녀왔다. 오랫만에 맡아보는 숲의 공기는 향기로웠다.
자연은 늘 우리 곁에 있다. 사람은 자연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자연이 아프면 사람도 아프다. 사람이 아프다는 것은 자연이 병들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수해와 이상 기후와 코로나는 자연과 사람이 모두 아프다는 아우성이다.






모든 생명들의 터전인 지구, 우리들의 자연이 건강을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빈다.
작은 행동, 작은 마음을 함께 모아야겠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하루2020. 8. 5. 11:32


용용이가 사라졌다.
용용이는 우리집에서 사는 도룡뇽 이름이다.
작년 초여름쯤에 연수가 방과후 융합과학 수업에서 받아왔다.

맨처음에 받아온 친구는 안타깝게도 며칠만에 죽었고, 다음주 수업에서 연수가 다시 한번 두 마리를 받아왔는데 그중에 한 마리는 죽고 한마리만 오래도록 잘 살았다.

우리는 도룡뇽에게 ‘용용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작은 채집통에 집을 만들어 주었다.
큰 돌 하나와 물만 채워져 있는 작은 집에서 용용이는 주로 물 속에 들어가서 헤엄치고 걸어다녔다.
말린 밀웜을 한통 사서 밀웜 하나를 작게 몇 조각으로 잘라 넣어주면 그것을 먹고 살았다.

평소에 우리집은 건조한 편이라 용용이는 물 밖에 잘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요며칠 비가 계속 내리고 집안이 습해지자 용용이가 집(채집통) 벽을 타고 올라와 공기구멍이 뚫려있는 뚜껑 가까이 까지 와있었다.
평소 못보던 모습이라 우리는 깜짝 놀라 용용이를 살펴보았다. 다행히 몸이 마르거나 어디가 아픈 것 같진 않았고, 공기가 습해져서 물 밖으로 나와 돌아다니기 좋은 환경이 되니까 움직이고 싶은 것 같았다.

어제 오허에 아이들과 오랫만에 용용이 집 물을 갈아주자며 화장실 세면대에 용용이를 넣어놓고 집 청소를 했다. 며칠전에 미리 받아두어서 염소를 날린 수돗물로 물도 다시 채워주었다.
잠깐동안의 세면대 나들이 동안 용용이는 신나게 타일을 타고 오르기도 하고 넓은 물에서 헤엄치기도 했다.



 

그렇게 물을 갈아주고 난 후에 오후에 보니 용용이가 또 벽을 타고 올라와 있었다. 문득 물이 너무 따뜻해서 더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의 계곡이나 개울에서 살면 아무리 여름이라해도 물이 좀더 시원할텐데 작은 채집통 집 속의 물은 방안 온도가 30도 가까이 되는 여름날 자연보다 훨씬 더울 것이었다.

그 얘기를 했더니 연수가 “맞아. 선생님이 한여름에는 물 속에 얼음 조각이나 아이스 팩을 넣어서 물을 시원하게 해주라고 하셨어.” 하고 들은 내용을 기억해냈다.
그래서 오후 동안 얼음 조각을 한 두개씩 넣어주었더니 용용이가 물에 들어갔다 나왔다 했다.
시원해서 좋은가봐! 생각하고는 저녁 무렵에는 아이스 팩 하나를 물에 담가주었다.
그런데 아이스팩이 커서 용용이 집 뚜껑이 닫히지 않는 것이었다. 이러다 용용이가 나오면 어떡하지...
연수가 아이디어를 내어 비닐을 가져다가 아이스팩 부분을 빼고 나머지 부분을 비닐로 덮어놓았다. 공기는 통해야하니 비닐 한 쪽을 살짝 열어놓고, 플라스틱 채집통 뚜껑으로 비닐이 벗겨지지 않게 덮어놓았다.

그렇게 하고 모두 잠을 잤는데...
아침에 비닐을 걷으면서 보니 용용이가 없었다.
벽에도 없고, 물 안에도 없고, 돌도 꺼내서 뒤집어보았지만 없었다.
아침밥 먹고나서 연호가 “엄마, 용용이 집에 잘 있나 비닐 한번 치우고 봐봐” 했다. 아침에 몇번 비닐덮힌 용용이 집을 보면서 ‘잘 있겠지..’ 속으로 생각했는데 연제가 막상 뛰어가 살펴보고 “엄마! 용용이가 없어졌어!”하는 말을 듣고 정말 깜짝 놀랐다.
살짝 열린 비닐 한쪽 틈으로 빠져나간 모양이었다.

연수는 거의 울듯한 표정이 되어서 나와 함께 용용이를 찾아나섰다.
어제 밤에는 습도가 하도 높아 창문을 다 닫고 아이들은 거실에서 에어컨을 약하게 틀어놓고 잤었다.
그러니 용용이가 갈 만한 곳은 거실과 부엌 아니면 문이 열려있던 안방 뿐이었다.
화장실은 아침에 남편이 일어난 뒤부터 열려있었으니 화장실로 들어갔으려나..
아이들은 모두 손에 손전등이나 핸드폰을 들고 가구들 틈사이, 침대 아래, 집안 곳곳을 살펴보았다.

“용용아, 어딨니—?”
“용용아 빨리 나와~!!”
용용이는 아무 데서도 보이지 않았다.

어른 손가락 하나만한 길이의 작은 녀석이니 어느 틈 사이로 들어갔을지 알 수가 없다. 벽을 타고 올라갔는지, 화장실의 수채구멍으로 들어가버린 건 아닌지..

한시간 가까이 집안을 살피던 아이들은 용용이가 들어가 있을만한 구석 앞에 용용이 밥(밀웜)과 물 그릇을 몇 개 놓아두었다. 혹시 용용이가 숨어있다가 배고프면 밥 냄새를 맡고 나올지도 모른다고... 몸이 마르면 안되니까 물도 놔둬서 몸을 다시 적시고 갈 수 있어야한다고.

비가 계속 내리고 습한 날씨라 용용이가 나와있어도 몸이 금방 마르지는 않을꺼야.. 괜찮을꺼야... 용용이는 살 수 있을꺼야.. 원래 도룡뇽은 숲이나 산의 흙, 풀밭에서 사는 녀석이니까 가구먼지같은 것들도 잘 헤치고 지나갈꺼야... 그리고 우리집 안방 베란다에는 화분도 많고 흙도 많으니까 베란다로 갈 수 있으면 살 수 있을꺼야.
곤충이나 지렁이를 먹고 사니까 우리집 곳곳에서 가끔 보이는 거미들을 먹을 수 있을꺼야..
도룡뇽은 야행성이니까 지금은 자고 있을지도 모르고, 밤이 되면 우리가 내논 밥이랑 물을 찾아서 나올지도 몰라...

바램은 길고 마음은 짠하다.
작은 집에서 오랫동안 답답하게 살았던 용용이.
더 잘 지내게 해주지 못해서 미안했어..
부디 잘 돌아오면 좋겠다. 돌아오면 더 널찍하고 돌과 흙과 풀이 있는 집을 꼭 마련해줄께..
혹시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간거라면 부디 무사히 잘 살아주렴...
그동안 용용이 물갈아주는 것은 연수랑 연호가, 밥주는 것은 나와 연호가 함께 해왔었다.
작고 소리도 없고 늘 제 집안에서 지내는 용용이를 우리는 곧잘 잊어먹고 한동안 지내다가 문득 ‘아! 용용이 잘 있나? 밥줘야지!’하고 들여다보곤 했다.
이따금 아이들대신 내가 ‘우리도 밥먹는데 용용이랑 물고기들도 밥 줘야지..’하고 생각나서 용용이 집앞에 가보면 용용이는 의연하게 물 속에 앉아있어서 “잘 살아줘서 고맙다. 밥 잘 먹고 잘 지내라~”하고 말건네곤 했다.

잘 돌보지는 못했지만 일년 넘는 시간동안 한집에서 함께 살던 생명이 사라지니 허전하고 마음 아프다.
부디 살아서 잘 지내기만 빌 뿐이다... 미안하고, 고마웠어.. 용용아.
지난 밤에는 잠들기전에 귀가 찢어질만큼 큰 소리로 천둥이 치고 벼락이 한동안 번쩍번쩍 했었다. 사람도 동물도 식물들도 모두 무서운 밤이었을 것이다.
그 밤에 인생 처음으로 집을 나선 용용아, 부디 용감하고 씩씩하게 살아주렴.




처음 제 집 밖으로 나와본 작은 용용이에게 우리집은 얼마나 크게 보였을까. 혹시 밖으로 나갔다면 밖은 또 얼마나 어마무시하게 큰 세상일까. 용용이가 비오는 여름 마당으로 나갔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시원해 지기도 한다. 일생 처음으로 여름 세상을 만나보겠구나..
하지만 우리집 안에 어딘가 있는거라면 얼른 나와주렴, 용용아. 여름 세상으로 너를 데리고 나가서 보여줄께..
야생에서 살아가기는 쉽지 않을테니 다시 들어와야겠지만 너에게 꼭 자연을 만나게 해줄께.
용용아.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