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동네.세상2008. 1. 16. 10:27

신혼살림을 차리고 나서 내가 가장 주력하는 일은 무엇보다 '요리'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하루 일과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택배 받기'다.
신혼살림들의 대부분이 택배를 통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침밥을 먹으면서 우리 둘은 머리를 맞대고 오늘은 무슨무슨 택배(또는 설치 기사님이)가 올것인지 점검한다.
참고로 오늘은... 집전화 설치 기사님이 9시에 왔다 가셨고
이따는 체중계 등 소소한 물품들, 그리고 오디오가 각각 택배로 올 예정이다.
어제는 강릉엄마가 쌀과 배추 등 먹거리들을 공수해주신 택배가 왔고,
그제는 식기세척기 설치 기사님이 다녀가시는 식이다.

..하여 초인종이 울리면 뛰어나가 택배를 받는 것은 나의 중요한 일과다.
세상이 흉흉하여 택배를 가장한 강도도 있다하고,
겁많은 우리 엄마는 '문밖에 두고 가세요'라고 말하라고 내게 신신당부하시지만
겁은 엄마못지않게 많아도 나는 왠지 배달하시는 분을 얼굴도 안보고 문전에서 돌아가게 하는게 맘에 걸려 얼른 문을 연다.
작은 방 창문으로 무슨 택배인지 확인하고 열수도 있는데...

언젠가 버스를 타고 가다가 신호를 받아서 멈춰있는데
버스 옆에 서있는 택배 트럭안에서 기사분이 봉지라면을 깨먹고 계신 모습을 보았다.
그때는 마침 12시경, 점심시간이었다.
인터넷을 통한 상품구매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택배사업도 엄청나게 확대되었다. 개인들간에도 택배나 퀵서비스로 물품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아졌고.. 택배와 퀵서비스 노동자의 수는 급속하게 늘어났다.
언젠가 수업시간에 이런 얘길 하면서 교수님께서 이 새로운 직종의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이나 근로조건에 대해 아직은 아무도 관심이 없다고 지적하셨었다.
4대보험은 되는지, 노동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일종의 자영업자처럼 생각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비정규직 고용 노동자들일텐데..
택배의 경우 한 지역에서 일정하게 자리잡기 전까지는 밤늦게까지 일하는건 기본이요, 정말 밥먹을 시간도 없다더니
그날 생라면을 깨먹는 택배 기사님의 모습이 눈에 밟혀 마음이 아팠다.

아침부터 얘기가 무거워졌지만...
요즘은 정말 '살아가는 일'의 만만챦음을 새댁도 약간 실감하게 된다.
이천 냉동창고 화재사건을 다룬 경향신문의 헤드라인은
"이주노동자 죽어서야 드러나는 '그들'"이었다.
마음을 쿡 찌르는 제목이었다.
너무 소박해서 너무 어려워보이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은 정말 어려운걸까.

새해, 비정규직 택배노동자들이 제때 점심먹고 제때 퇴근해서 가족들과 따뜻한 저녁밥먹고
내일을 걱정하지 않고 편안히 잠들수있는 날이 오기를...
새해에는 그런 세상을 위해 좀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새댁은 혼자 집에 앉아 다짐한다.

다음 택배는 언제 오려나....  

Posted by 연신내새댁
밥상2008. 1. 15.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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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신랑의 점심도시락을 싸기 시작한지 7일째 되는 날입니다.
지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 그리고 이번주 들어 이틀~ 무려 7일이나 성공했어요^^

그간의 성공에 힘입어 오늘은 도시락 반찬의 백미! '동그랑땡'에 도전~!

* 재료: 돼지고기 (안심 간 것, 2000원치, 몇그람인지는 잘 몰라요~;;), 두부 반모
          파, 양파, 당근 얇게 다진 것. 마늘과 생강 다진 것(둘이 합쳐 한숟가락 정도).
          후추가루와 소금 약간. 달걀 한 알. 튀김가루 조금.
 
* 이렇게 만들었어요~

1. 재료들(돼지고기, 두부, 파, 양파, 당근, 마늘, 생강, 후추가루, 소금)을 모두 볼에 넣고 열심히 조물락조물락 섞어서 사진처럼 동그랗게 빚었어요~

(여기까지가 젤 힘들었어요 ㅠㅠ 재료들을 준비하고, 빚는 과정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나중에 맛을 보니 넘 맛있어서 힘든게 씻겨나갔지요~ 그래도 빚는데 시간이 좀 걸리므로 조리대에 서서 하지 못하고, 식탁에 앉아서 노래를 흥얼흥얼하며 한참 빚었답니다)

2. 빚어진 동그랑땡에 튀김가루를 묻혔구요

3. 달걀옷을 입혀서 노릇노릇 구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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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란옷을 입힐때는 동그랑땡이 부서질까봐 숟가락을 이용했슴다~^^ 튀김가루가 묻어있기 때문에 계란옷을 입히면 잘 부서지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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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름을 넉넉하게 두르고, 중간정도 불에서 익혔는데요, 저희집 웍(속이 깊은 프라이팬)이 좀 깨끗하지 않아서 약간 까맣게 탔어요ㅠㅠ 고기가 충분히 익도록 좀 오래 익혀얄듯해 센불보다는 은근한 불이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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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완성~!!!

살짝 씹히는 생강 맛과 향이 아주 맘에 들었어요~! 생강을 넣는 것은 고향에 계신 엄마의 조언^^
주의할 점은 속이 다 익었는지 보기위해 하나를 먹었다가
그 뒤로 몇 개나 더 집어먹는 통에 저녁밥먹기도 전에 배가 불러버릴 수 있다는거~^^;

내일 아침 도시락 반찬이 마련되었다는 생각은 새댁은 아주 뿌듯합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