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ma! 자란다2008. 6. 22. 16:25

엊그제는 몸과 마음이 모두 너무 힘들어서
'아 딱 하루만 쉬었으면! 그러면 기운차려서 하나하나 다 잘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집이 아니라 병원에서 하루종일 아이에게 젖을 먹이고, 유축기로 젖을 짜는 생활이 너무 힘들었던 것이다.
이 생각을 새벽에 하고 잠깐 쪽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이상하게 평화로운 아침이 찾아왔다.
젖을 먹고난 아기가 1시간 정도 자는 동안
아침밥을 먹고 약도 먹고, 세수도 하고보니 새삼 살만한 기분이 되었다.
아이가 잠을 자주는 10분을 1시간처럼, 1시간을 하루처럼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분 사이에도 얼마든지 정신을 차릴 수있고,
마음의 여유도 찾을 수있다.
1시간이면 정말 하루를 쉰 것 만큼 체력도 보충하고 이것저것 내 할일도 해내야겠다고 결심했다.
내 할일이라봐야 출산 3주차인 지금은 부족한 잠 보충하기, 배고픔을 해소하기위해 뭔가 찾아먹기, 하루에 최소 한번은 세수하기, 최소 2번은 양치하기, 땀을 너무 많이 흘렸을땐 샤워하기... 같은 것들이다.
이것마저도 지금은 다 해내기가 넘 어렵다.

다행히 이제 아기의 황달도 나아 퇴원해 집에 돌아오고
여전히 새벽마다 2, 3번씩 깨어 한시간씩 젖을 먹이고
낮에도 거진 2시간 간격으로 젖을 먹이며 지내고 있지만
집에 돌아오니 한결 마음과 몸이 편안하다.
 
새벽에는 열이 좀 나면서 감기가 올듯 아팠다.
그러나 나는 아파서도 안된다. 나는 엄마니까.
우리 아기 젖을 먹여야하고 이 애를 지켜줘야하니까.
실은 아기가 나를 지켜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