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늦은 장마와 태풍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지만 그전까지 한동안 정말 불볕더위가 이어졌었지요.

텃밭에 나가 잠시 물을 주는 것만으로도 '타죽을뻔'했던 날들 말입니다.  

이 후기는 그런 7월 중순까지의 '땅아! 고마워~ 자연놀이 텃밭'농사 이야기입니다.

저는 자연놀이 땜빵후기 담당 수호제맘예요~~^.^




뜨거운 여름볕과 오래된 가뭄 속에서도 텃밭의 고마운 작물들은 무럭무럭 자라주었습니다.

무성한 넝쿨 사이사이 노란 호박꽃을 보며 기대에 부풀게 했던 준혁이네 단호박이 드디어 탐스럽게 열매를 맺었고요,

저것이 과연 잘 될까..?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던 시우진네 메론도 여봐란듯이 꽃을 피우더니 동그란 메론 열매가 짠! 나타났습니다.


제일로 마르고 거친 땅에서(ㅠㅠ) 언제 봐도 마른 몸으로 헥헥 거리며 고생하던(아.. 갑자기 그밭 주인이 생각나 감정이입될라구하네.. 웰케 슬퍼ㅜㅜ) 소원이네 토마토도 긴 고생끝에 주렁주렁 굵은 열매를 맺어주었고요. ^^;; 










계절이 봄에서 여름으로 바뀌는 동안 자연놀이 아이들도 쑥 자랐습니다.

처음 초등학생이 되어 긴장되어있던 여덟살들은 어느새 능글능글 학생티가 조금은 나는채로 여름방학을 맞았습니다.

늘 엄마에게 업혀있던 한돌 막내 범준이는 아장아장 걸음마로 이제 혼자 작은도서관 문턱을 넘어 걸어들어오고요.


아이들도 열매들처럼 느린듯하다가도 어느날보면 쑥~~ 자라있어요.  

하루하루 빛나는 성장의 날들입니다.











그럼 우리 엄마들은...? ^^


엄마들은 그 날이 그 날인 것도 같고, 되려 애들 키우며 살림하느라 하루하루 늙어가는 것 같지만..ㅠㅠㅠㅠ

제가 보기엔 우리 엄마들이야말로 가장 빛나는 성장을 하고있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 초보농부에서 베테랑농부로~~!!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빈 밭을 쳐다보며 '저기다 뭘 심어야하나' 막막해하던 봄과는 달리

'이걸 심을까? 저걸 심을까?, 어떤건 언제 심어 어떻게 키워야한다더라~~'며 기대하는 눈빛으로 밭을 째려보는 것이

와~~~~! 멋있는 농부들로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0^








무더운 여름, 아이들과 씨름하며 엄마들이 참 고단합니다.

펄펄한 꼬마녀석들은 끝도없이 집을 어지르고, 싸우고, 울고, '엄마, 놀아줘~~' 조르며 매달리고,

하루 삼시세끼 어김없이 돌아오는 밥때에 뜨거운 불 앞에서 밥짓고 차려서 먹이고 치우고... 하다보면

땀은 잔뜩 나고, 마음은 헝클어지고.. 머리가 띵~ 어지러워기 일쑤지요.ㅠㅠ


휴우~~~~~



하루아침에, 단박에 좋아지진 않을꺼예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어느날 '어 날이 좀 선선해졌네' 하고 느낄 때 가을이 조금 가까이 와있듯이

힘에 부치고 어려운 날들이 오래오래 계속되던 어느날

'어 좀 나아졌네' 생각이 드는 그런 날이 오겠지요.


그렇게 기대하며ㅠㅠ

이 뜨거운 날을 그래도 건강 잃지 않고, 지지고볶고 싸우더라도, 아픈 녀석없이 나도 크게 아픈데없이

그래도 잘 견뎌내고 있는 것이 고맙다... 생각하며 우리 잘 지내자요.

함께 텃밭 얘기 두런두런 나누고, 뜨거운 볕속에 잠깐씩 밭에 다녀오고, 같이 커피도 마시고 아이들 어울려 노는 것도 지켜보면서.



멀리서 손흗들며 걸어오는 친구만 봐도 웃음이 나고 갑자기 마음이 신이 나요.

어른인 우리도 그러니 아이들이 친구 좋아하는 마음이 이해가 되요.

오늘 하루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이들땜에 열받았던 일, 폭탄맞은 방구석, 허술한 끼니 고백.. 웃고 수다떨고 시원한 물 한모금 나눠먹고나면 

왠지 기운나요.


이웃이 있으니까 여름도 훠~~~얼씬 살 만해요~~~^^








십시일반 힘모아 이루어낸 눈물의 10도~~~!!! 크허허~~~ㅜ.ㅜ


척 보니 우리는... 중하위권..-.-;;

ㅎㅎㅎ '하위권의 고수'란 청소년소설이 있던데.. 우리도 하위권에선 나름 고수라 주장해봅니다. 끙~~--+

땅아! 고마워~ 자연놀이 텃밭, 화이팅~!! ^^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