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호가 아침에 울었다.
형과 동생은 집에서 재밌게 노는데 자기만 유치원에 가는게 슬프다고.

엄마, 눈물이 자꾸 나는데 어떻게 가?

이제 그만 울어..

엄마, 나 얼굴에 눈물 그림자 있지않아? 훌쩍, 훌쩍..

눈물 그림자? ^^ 그거 너무 예쁜 말이다...

조금 웃으며 연호가 눈물을 닦는다.

눈물 자욱 말이야.. 눈물 자욱있는데 유치원버스 어떻게 타? 엄마가 닦아줘..

서둘러 종종걸음으로 걸으며
예쁜 연호의 작은 얼굴에 묻은 눈물 그림자를 급히 닦아주며
슈퍼 기둥뒤에 숨은 연호를 소리쳐불러
기다리는 유치원 버스에 태웠다.

선생님이 연호 옆에 앉아 무슨 일인지 물어주고 가방을 챙겨주고 안전띠를 해주시는게 보였다.

일곱살이 된 연호.
유치원 버스 창가자리에 앉아
바깥풍경을 보며 눈물그림자를 지우며 유치원에 가겠지.
자기 삶에 대해 나름대로 심각한 고민도 하고
여러가지 감정을 겪으며..

나의 어린시절이 떠올랐다.
고민 많고 고집스럽고 까무잡잡한 작은 여자아이였던 시절.
나름대로 굉장히 진지하게
나와 주변인들을 바라보고 생각을 키웠었다.
연호도 그런 시절에 들어섰을까.

내가 할 일은
그런 너의 곁을 잘 지켜주는 일.
따뜻한 밥을 챙겨주고
네 이야기에 귀기울여주는 일.

자기 눈물의 말간 그림자 속에
잠시 머물러 앉아서
곰곰히 들여다보는 시간.
마음이 한뼘 자라는 시간.
어른인 내게도 필요한 시간.

연호야, 힘내자. 사랑한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