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내내 바빴던 엄마 그림책 모임이 겨울을 맞으면서 한숨 돌리고 다시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ㅎㅎㅎ

우린 '그림책 모임'인데...

 

가을에는 그림책을 만들었지요. '나의 그림책'도 만들고, 마을 아이들과 마을 그림도 그리고..

그림책 <떼루떼루>를 대본으로 종이인형극 '떼루떼루' 공연도 작은도서관에서 하고요~

우린, '멋진' 그림책 모임 엄마들이니까요. ^^

 

그렇게 조금은 바쁘고, 많이 뭉클했던 엄마를 위한 그림책모임의 2015년 '서울시 부모커뮤니티사업'은

낙엽날리는 가을, 상상마루 작은도서관과 서울시청별관(부모커뮤니티사업 발표회)에서 '나의 그림책' 전시를 끝으로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아, 부커 쫑파티로 첫눈오는 날 '강마을 다람쥐'로 설레는 나들이도 다녀왔었지요~~^^

엄마그림책 모임이 있어 참 고맙고 즐거운 한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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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는 두번의 그림책 모임이 있었어요.

늦었지만 우리가 함께 본 그림책과 이야기들을 모아놓고 싶어서 이렇게 후기를 남겨봅니다.

 

에밀리 - 10점
마이클 베다드 글, 바바라 쿠니 그림, 김명수 옮김/비룡소

 

2015년이 한결맘께는 '바바라 쿠니'라는 인생의 작가를 만난 해가 되지 않을까요~ (무럭무럭 예쁜 새싹이와 함께요~~~! ^0^)

더불어 그림책모임의 우리들에게도 한결맘이 소개해주는 '바바라 쿠니'의 여러 그림책들을 만날 수 있어 참 고마운 한 해였습니다.

역사적인 인물을, 성장의 과정이나 인생의 중요한 한 대목 같은 것을 참 서정적이면서도 인상적으로 잘 그려내는 바바라 쿠니.

이 그림책 <에밀리>의 에밀리는 누구일까요~?

저는 맨 마지막에 시를 읽고서야 '아..!' 했답니다.

그리고 너무 감사했어요. 그녀를 그림책으로도 만날 수 있게 된 행운에 대해서요.

 

 

지상에서 천국을 찾지 못한 사람은

하늘에서도 천국을 찾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어디로 이사 가든

천사들이 우리 옆집을 빌릴 테니까.

                               - 에밀리 디킨슨

 

 

 

엄마 말 안 들으면 흰긴수염고래 데려온다! - 10점
맥 바네트 글, 애덤 렉스 그림, 장미란 옮김/다산기획

 

 

집 밖에 '고래'가 와있다는 상상, 그 고래를 데리고 학교에 다녀오고,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고, 밥도 챙겨주고, 입속 청소도 해주는 상상.

그 상상의 거대함 만큼이나.. 철부지 소년을 키우는 엄마의 부글거리고 쓰린 마음의 절박함(고래를 데려오고야마는!!!)이 느껴지는 책. ㅎㅎ

우리도 모두 저 고래 입속에 방을 차리고 싶을 만큼 괴로운 성장의 한 복판을 함께 지나가고 있는 엄마들, 아들들...

모두 모두 힘내자고요~~~^^  (아님, 우리도 단체로 고래를 주문하든가!)  

 

 

 

곧 이 방으로 사자가 들어올 거야 - 10점
아드리앵 파를랑주 글.그림, 박선주 옮김/정글짐북스

 

 

 

단순한 그림, 겁많은 사자, 모두 같이 두근두근 마음 졸이며 숨어있는 와중에도 재미있는 작은 일들이 꼬물꼬물 벌어지는 작은 방.

숨은 그림 찾듯 아이들이 재미있게 좋아하며 볼 것 같은 그림책이었어요. (그래도 저는 이 책이 왜 '큰 상' 받은 건지 사실 잘 모르겠더라는~~ㅠㅠ)  

엄마그림책모임에 새롭고, 좋은 그림책들을 늘 꾸준히 소개해주시는 우리의 큰언니, 영미언니 감사해요~~~!

언니 덕분에 저의 그림책 보는 눈이 좀 더 뜨이게되길요, 부디~~!!! ^^ 

 

 

+

 

장갑 - 10점
에우게니 M.라초프 글 그림, 김중철 옮김/다산기획

 

 

 

12월의 두번째 모임은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두고 열렸지요.

작은도서관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맛있는 간식들을 오손도손 나눠먹으며 재미있는 그림책을 읽는 행복~~^^

우리가 이 맛에 그림책모임 하지요~~ㅎㅎ

 

경미님이 소개해준 '장갑'은 다정하고 따뜻한 동물들의 '한집살이'가 예쁘고 재미있는 그림책이었어요.

꾸역꾸역 끼어앉기.. 우리 꼬마들 이거 참 좋아하지요. 저도 이웃엄마님들과 따뜻한 도서관에 엉덩이 붙이고 둘러앉을 때가 제일 좋아요.

 

 

 

마음 깊이 어루만짐, 후스르흐 - 10점
김성희 글 그림/한솔수북

 

 

도서관의 제일 좋은 점은..?

^^ 뭔 뜬금없는 질문을~~~;;  

당연한 듯 하지만.. 가끔씩 도서관 서가를 훑어보다가 우연히 모르던 좋은 책을 만나게 되면 '아 도서관이 있어 참 좋구나.. 고맙구나..' 생각하게 되요.

세상엔 좋은 책도 참 많고, 널리 소개되지 않은 책들 속에도, 평범해보이는 전집의 무수한 책들 속에도

내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따뜻한 울림을 남겨주는 그런 책을 만나게 될 때가 있지요.  

엄마 노릇이 힘들게 느껴질 때, 두려움이 밀려올 때.. '그것도 당연한 감정이지..' 생각할 수 있고,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손길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생각해보게 되었던 책이었어요. 

 

 

 

누구랑 가? - 10점
백미숙 글, 서현 그림/리틀씨앤톡

 

 

초등학생을 둔 부모라면 누구나 격하게 공감할 법한 그림책~~~! ㅎㅎㅎ

혹은 초등학생 자신도~~??

요즘 우리나라의 젊은 작가들 그림책은 참 재미있어요.

작아보이는 소재 하나로, 때로는 깊은 감정이나 현실을 담기도 하고, 우스우면서도 찡한 구석을 만들기도 하고..

나는 여전히 좀 글밥많고, 그림도 한장 꽉 차고, 진지한(?) 옛날 그림책들을 더 좋아하는 구닥다리 아줌마 독자지만

우리 꼬마들이 너무 좋아하는 그림책 '커졌다!'의 작가이기도 한

서현 작가의 '누구랑 가?'에는 엄지 척! 안 할 수 없어요. ^^

 

 

 

아빠, 나한테 물어봐 - 10점
이수지 그림.옮김, 버나드 와버 글/비룡소

 

 

 

이수지 그림은 역시나 예쁘고, 조잘조잘 끝도 없이 얘기하는 예닐곱살 딸래미의 귀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그래도 저는 왠지 조마조마했다는...^^;;

혹시라도 슬픈 결말이 기다리고 있으면 어떡하나.. 하고. ㅎㅎ 

그러나 역시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이니까! 따뜻한 결말에 감사드립니다~~~~ (전날 읽은 추리소설 때문에 생긴 기우였어요..ㅠㅠ)

 

 

오랫만에 진득하니 책을 읽고 이야기나누는 겨울이 좋아요.

엄마들께 소개하고픈 책을 찾는 설레임도 좋고요, 다른 엄마들이 읽어주는 그림책 듣는 즐거움은 말할 것도 없지요.

함께 해주시는 모두들 감사합니다..^^ 

무탈하게 한 해 모두 함께 잘 건너온 것이 제일로 고마운 날들입니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