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9.01.17 집에서 요가 하기
  2. 2019.01.08 새해 맞이
하루2019. 1. 1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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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정도 요가센터를 쉬고 있다.
연제가 다니는 유치원의 겨울방학 기간이라 내가 오전에 혼자 운동가기가 어려워서다.

그래서 집에서 요가를 좀 하려고
요가 책을 참고해서 자세별로 순서를 짜보았다.

머리로만 기억해서 하려고하면 아무래도 잘 생각이 나지않아 조금 해보다 말게 되는데
순서도(?)를 그려놓고 하나씩 따라하니까 하기도 쉽고 잘 된다.

아침 일찍 요가를 할수 있는 것도 좋은 점이다.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
일찍 출근하는 남편 아침밥을 차려주고
조용한 거실에서 순서도를 보며 천천히 내 속도대로 요가를 한다.

많이 어렵지않은 쉬운 자세들로 우선 구성했다.
며칠 하다보니 이제 많이 외워졌다.
중간에 생각나는 자세를 끼워넣어서 좀더 늘려 하기도 하고
바쁜 날은 몇가지 건너뛰고 마무리한다.

일년동안 센터에서 요가를 배운 덕분에 그래도 이만큼이나마 스스로 해볼 수도 있게 된 것 같아 다행이고 감사하다.
<요가 디피카>는 여름에 제주도 달물에 갔을때 요가를 좋아하는 광호 부부가 추천해준 책.
요가에 대한 깊이있는 교과서라 좀 어렵기도해서 아직 제대로 다 읽진 못했지만
해보고싶은 자세(아사나 라고 한다)를 하나씩 찾아읽으며 자세히 배울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

연제 유치원이 개학하면 아이들 아침밥 시간이 더 당겨져야해서 홈요가 시간도 덩달아 일러져야한다.
계속 잘 할 수 있을까~~

Posted by 연신내새댁
하루2019. 1. 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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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해맞이는 친정 동네에 있는 망월봉에서 했다.
친정집 앞산에 있는 작은 언덕인 망월봉은
그 아래로는 이제 별 산이 없고 경포까지 평평한 논과 냇물과 습지가 펼쳐져있어
예부터 달이 잘 보이던 곳이라 그런 이름이 붙었을 것이다.
우리가 어릴때는 정월대보름에 망월봉에서 마을사람들이 같이 모여 달을 보고 쥐불놀이를 했었다.

이 산길을 나는 어릴때 국민학교를 오가며 넘어다녔다.
친구들과 나무가지 덤불을 모아 움막 비슷하게 만든 비밀기지도 이 산에 만들어두었었다.

아침운동 갔다가 들어오시던 길로
새벽부터 거실에 모여 놀고있던
손주들을 모두 앞세우고 산에 가신 아버지의 뒤를 따라 나는 조금 늦게 산에 올랐다.
이제는 산 아래로 넓은 시멘트 길이 생겨서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없어진 산에는 솔잎이 두텁게 깔려 푹신했다.

어릴때 언니 친구 은실이언니네 집이었던
지금 옥계집 담장 옆을 지나가며
그 담장 밑 붉은 흙땅에서 따뜻한 햇빛을 받으며 조물조물 소꿉놀이를 하던 어린 날 기억을 떠올렸다.

길을 못 찾아 잠깐 헤메는데
저쪽 언덕에서 아이들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해가 구름에 가려 선명한 해돋이는 못보고 돌아오는 참이었다.
아쉽지만 “와~!”하고 손을 흔들며 사진은 찍었다. ^^

아침 일찍부터 집밖에 나와 어울려다니는 것이 신나고 즐거운 아이들은
새들처럼 짹짹거리고 폴짝폴짝 뛰어 산을 내려갔다.
아버지의 뒤를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소나무숲과 아버지의 뒷모습을 찍어두었다.

“예전에는 이 길로 경운기가 다 넘어다니던 그 길이잖나!”

아버지는 나에게 늘 거인같은 분이다.
아버지는 그 튼튼한 어깨에 우리들을 태우고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셨고, 그 등을 뻗어 우리들을 각자의 따뜻한 보금자리로 보내주셨다.

거인의 뒤를 따라간다.
그 발걸음을 따라간다.

우리 부모님 세대보다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누리는 세대이지만
부모님 만큼 훌륭하게 살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나는 혼자 가끔 생각하곤 한다.

부모님만큼 성실하게, 많은 것을 손으로 익히고 솜씨있게 해내며
아이들을 제대로 잘 키우기가 참 어렵다고,
내 어깨는 늘 부족하고 허술하다고 느낀다.

생활이 풍족해졌지만 정신을 잘 차리고 살기는 더 어렵고
가르치는 것은 더 넘쳐나지만 꼭 배워야할 것들은 정작 구멍이 뚫리는 느낌이다.

좋아진 것도 많지만 위험해진 것도 많은 우리 시대의 또 한해가 시작되었다.
한걸음 한걸음 올해는 조금 더 성실하게, 신중하게 걸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맑은 아침 산공기를 깊이 마시고왔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