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ma! 자란다2008. 11. 30. 09:42

오늘로 똑순이가 이 세상과 만난지 180일이 되었습니다. ^^
엄마 배속에서 함께 호흡하던 날들까지 하면 그보다 훨씬 더 되겠습니다만
"으애앵~" 자신의 목소리를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들려주며 그들의 품에 안긴 날로부터 어느새 180일이 흐른 것입니다.

이 시간동안 똑순이, 참 열심히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크게 아픈 일 없이 초보엄마 아빠를 안심시키며 건강하게 자라왔지요. 너무 고맙습니다. 




+ 앉기연습~!^^ 아직은 '접힌다'는 표현이 딱 맞습니다..ㅎ  


6개월이 되어가는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또 부쩍부쩍 자랍니다.
그토록 어렵게 성공하던 뒤집기를 요즘은 아주 '부드럽게', '연속동작으로' 구가해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온 방안과 거실 바닥이 똑순이의 구르기 무대가 되었습니다.
잠시 새댁이 싱크대에서 뭘 하다가 돌아보면
저기 누워있던 똑순이가 어느새 몇 바퀴나 굴러서 새댁 가까이 와있어 깜짝 놀라곤 합니다.

꼭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는 아이들처럼
새댁이 안보는 동안 똑순이는 성큼성큼 움직이고,
새댁이 쳐다보면 저를 보며 씩~ 멋진 웃음을 날릴 줄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 엄마는 그 미소에 완전히 넋을 잃습니다.
"까꿍~!" 하고 어르면 매번 새롭다는 듯이 헤시시 웃으며 좋아합니다.

아, 말도 무지하게 늘었습니다.
(이런 말을 하면 '애기엄마들은 하루에도 열두번씩 거짓말을 한다'고 어른들은 놀리시지만... 정말이예요!^^;;) 
그저 '에에', '우아', '으어' 단음절로 끝나던 옹알이가 요즘은 어른들이 말하는걸 흉내라도 내듯
길고, 높낮이가 다양한 '우아아아아오오에에이~~'하는 문장 형태로 바뀌었어요.
토댁님께 받은 '베이비토크'란 책에서 본대로 새댁이 그 소리를 흉내내서 그대로 돌려주는데
그렇게 둘이 한참 진지하게(?) 대화를 하고나서, 둘 다 만족한 표정으로 씩~ 웃는 것으로 대화를 마무리합니다.

얼마전엔 '뿌우우'하는 투랭이에 심취해 입술을 붙였다뗐다하며 하루종일 '뿌우우 뿌에엑'하더니
어제부턴 '꺄아아~~ㄱ'하는 큰 소리를 지르며 놉니다. 
새댁과 신랑은 '우리집에 공룡이 한마리 사네.. 이는 두개, 엄마아빠 손가락 사냥을 즐기는 작은 공룡이야' 얘기하며
똑순이에게 '뚱구공룡'(둥글둥글 굴러다닌다해서 '둥구'입니다)이란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둥구공룡, 지금도 엉덩이를 높이 치켜들고 아빠옆에 엎드려 호시탐탐 아빠의 손가락을 제 입안에 넣고 씹어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 빨기만하던 공을 굴리며 놀기도해요. 오오~~! (엄마는 작디작은 성장에도 넘 기쁩니다 ㅎㅎ)


참... 언제 이렇게 많이 컸나 싶을만큼 변화가 많은 것이 딱 요즘인 것 같아요.
옛날에 들었던 '양질 전환의 법칙'같은게 아이에게도 있어서
조금씩 쌓이고 쌓이던 양의 변화가 어느 순간엔가 휙 질적인 변화로 전환된 것 같습니다.
뒤집기도 고만고만 하고.. 옹알이도 늘 고만고만 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갑자기 이렇게 확 달라지는 걸 보니
그동안 아기 똑순이가 속으로(?) 참 무던히 애를 많이 썼겠구나.. 싶어 넘 대견하고 장합니다. 
 
엄마는 이유식을 시작한다고 해서 '시즌2'를 설정했지만.. 실은 똑순이가 스스로 '시즌 2'를 열고 있었던 것이지요.
아, 똑순이는 쌀미음 이유식을 며칠전부터 연습삼아 한 두 숟갈씩 먹고 있는데
미음보다는 숟가락에 관심이 많아 숟가락을 손으로 잡고, 입안에 잘 집어 넣습니다.
미음은 숟가락에 묻어가고 있습니다. ^^

이제 유난히 시큼하던 똑순이의 똥냄새가 그리워지는 날도 곧 올 것 같습니다.
이유식을 먹기 시작하면 모유먹던 애기들의 똥냄새가 어른똥냄새같이 바뀐다며 
산후조리원에서 만난 어느 셋쨰 엄마는 갓 태어난 자기 아기의 똥냄새를 맡으며 
"음~ 난 모유먹는 애기들의 이 시큼한 똥냄새가 너무 좋더라~"하시더니(그래서 셋째까지?!^^;) 새댁도 그런 심정이 되었습니다. 

이 시절이.. 지나고나면 얼마나 그리울 시간들인지요.
둥구공룡의 끼아악~ 소리도 또 지나고나면 참 그리울 것입니다. 
"똑순아... 그 쪽으로 가면 안돼 안돼 안돼..." 잠결에 암만 말해도 그쪽으로 한참 굴러가버리는 똑순이를 안으러 다니다못해 
잠이 덜깬 아빠가 인간 바리케이트가 되어 화장대 모서리앞에 누워자던 새벽도 그리워질 것 입니다. 





+ 이 화장대는 '요주의 장소'입니다. 처음 여기까지 진출했던 이 날 이후 모서리에 머리를 콩! 박을까봐 늘 쿠션으로 바리케이트가 쳐지는 곳입니다.
그러나 '아흔아홉번 패배할지라도 단한번 돌파~~!'를 위해 똑순이, 오늘도 부단히 머리를 들이밀고 있습니다.


시즌2에도 똑순이가 무럭무럭 건강하게만 자라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8. 11. 25. 11:22


지난 주말, 똑순이네 세식구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똑순이는 생애 최초로 기차를 타보았답니다. ^^


 


플랫폼에 서면 언제나 설레입니다.
차가운 공기, 철커덩- 육중한 소리를 내며 플랫폼으로 들어와서는 기차, 제복을 입은 승무원들의 인사...
똑순이는 나중에 자라서 엄마품에 안겨 처음 기차에 오르던 이 플랫폼을 기억할 수 있을까요?






객실안은 참 따뜻했습니다. 좀 더울 정도였어요~
따뜻한 점퍼와 윗도리를 벗고 내복만 입은채로, 똑순이 아빠품에 안겨 신나는 생애 첫 기차여행을 시작합니다.






신기한듯 차창밖을 내다보던 똑순이..
에고~ 영등포역을 지나 수원역으로 가는중에 벌써 아빠품에서 코오 잠이 들었네요.
똑순이 잘때 새댁도 얼른 자야하는데
모처럼 기차를 탄 새댁, 신나서 잠이 잘 오지 않습니다.
오랫만에 꺼낸 새댁 디카로 차창밖도 찍어보고, 도시락으로 싸온 삶은 계란이랑 귤도 까먹으며 모처럼의 기차여행을 즐겼습니다.





오고가는 길에 새댁네가 탄 객차안에는 유난히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기차표 예약할때 '유아 동반'을 표시한 승객들을 아마도 한 객차에 모아서 좌석배치해준 것 같아요.
덕분에 똑순이가 행여 울거나 보챌까봐 넘 맘졸이지 않아도 되어 참 좋았습니다.
대부분 아이를 데리고 탄 승객들이라 너그러이 양해해줄 수 있는 분위기였거든요.
객차안에서는 걸음마에 능숙해진 아가가 통로를 걸어다니며 주변의 승객들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기도 하고,
조금 큰 아이들이 '푸른 하늘 은하수~' 노래에 맞춰 손뼉을 치기도 하고, 
똑순이같은 어린 아가들이 응애애~ 울기도 하였습니다. 
큰 아이들이 너무 심하게 떠들땐 부모들이 주의를 주기도 하고,
옆자리의 승객들이 '학생들만 탄 것이 아니니 큰 소리는 삼가해줘요'하고 당부도 하면서
아이들도 어른들도 기차여행의 편안함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 고마웠습니다. 

다행히 똑순이는 오고가는 길에 크게 울거나 하진 않았지만
덥거나 졸리면 조금 칭얼대긴 했습니다.
그럴땐 신랑이 안고 시원한 객차통로에 데리고 나갔다 오기도하고, 
새댁이 수유를 해서 재우기도 하면서 3시간 동안의 기차여행을 무사히 잘 다녀왔답니다.  

이렇게해서 도착한 곳은 구미-
똑순이의 고모네가 있는 곳입니다. 할아버지댁에서도 가깝구요.
오랫만에 만난 증조할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네 식구들, 삼촌...
늘상 엄마랑 둘이 있던 똑순이, 갑자기 많아진 식구들에 둘러싸여 놀랐는지 (톤이 높고 큰 경상도 사투리에 놀랐을수도 있습니다~~^^;;)
앙~~ 울기도 했지만 그래도 더없이 다정한 손길들에 파묻혀 행복한 1박2일을 보냈습니다.


  




먼 여행을 무사히 잘 다녀와서 그런가-
똑순이가 훌쩍 큰 느낌입니다.
어느새 생후6개월을 다 채워가는 똑순이..
이제 똑순이와 새댁은 새댁 맘대로 명명한 '육아 1기'를 마무리하고 시즌2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

6개월부터는 이유식을 시작하게 되거든요.
모유 수유는 계속되지만 그래도 이제 차츰 덩어리있는 음식들을 먹어가면서
쌀, 야채, 고기, 과일 등 다양한 먹거리들을 먹어보게 됩니다.
이번 여행은 마침 시즌1에서 2로 넘어가는 시점에 다녀오게 되어서 1기를 마무리하는 여행이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6개월이.. 금방 지나간 것 같습니다. 
너무 힘들었던 순간들도 있었는데.. 
시간이 도통 안 가는것 같아 하루종일 시계만 쳐다보며 우는 똑순이와 발을 동동 구르던 날들도 많았는데-
지나고 보니 이렇게 금방이군요. 

이 아이가 다 자랄때까지 아직 많은 날들이 남아있고
그 날들 모두 무척 쉽지않은 날들이 되겠지만(지금까지보다 훨씬 힘든 날들일수도!!)
오늘은 왠지 '아직 많은 날들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온전히 사랑하는 것 말고는 달리 할게 없는
이 아이와의 시간이 얼마나 고마운 축복인지 6개월이 지나는 동안 좀더 깊이 느끼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똑순이의 생애 첫 기차표를 소중히 챙겨오며 엄마, 아빠 참 행복했습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